한국산수화 그려낸 베를린 예술정원, ‘제3의 자연’ 도록발간.. [라펜트 조경뉴스]

한국산수화 그려낸 베를린 예술정원, ‘제3의 자연’ 도록발간 기념 온라인 강연 개최

12월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라펜트l임경숙 기자l기사입력2021-12-08

글꼴

쿤스트할레 에르푸르트(Kunsthalle Erfurt)와 에어푸르트 예술 조합(Erfurter Kunstverein) 주최로 12월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Das Dritte Land between Poetics and Politics(제3의 자연 - 시학과 정치 사이)』 출간을 기념하는 온라인 강연 행사가 개최된다.

도록은 한석현, 김승회 작가가 공동으로 설치한 예술정원 ‘제3의 자연’이 지난 2년간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공공예술로서 자리 잡는 과정을 기록하고, 2022년 독일 튀링엔주 수도 에어푸르트로 영구 이전을 기념하기 위해 발간됐다.

2019년 한석현, 김승회 작가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진경산수화)를 근간으로 베를린장벽이 서있었던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우리나라의 산수화적 풍경을 예술정원으로 구현했다. (관련기사)

‘제3의 자연’을 주제로 조성된 정원은 비가 막 그친 인왕산 풍경을 모티브로 한 정선의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아 분단 현실 속 경계가 사라진 유토피아적 이상향을 몽환적인 산수로 표현했다.

독일의 현무암을 이용해 백두대간의 지리적 풍경을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하며, 남과 북을 관통하는 백두대간 산맥에서 생장하는 남북의 야생화 45종(남쪽 32종, 북쪽 13종), 1500본을 베를린으로 가져와 정원을 설계했다.

‘제3의 자연’은 독일 연방 정치 교육국인 주관하는 ‘2020년 동서독 통일 30주년 통일상(Einheitspreis)’ 문화부문 은상(Silber)을 받기도 했다.

정원은 2022년 3월까지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전시된 후 에어푸르트로 이전된다.

도록은 2019년 5월 오프닝 이후 지난 2년간 베를린에서 사계절을 보낸 정원의 식생과 계절별 변화 모습을 기록하며, 사회 참여적 예술로서, 소통의 장소로서 ‘제3의 자연’이 내포하는 공공예술적 특성에 대해 고찰한다.

특히 전문가들과 학자들의 기고를 통해 ‘제3의 자연’에 담긴 진경산수화적, 한국정원 미학적 특성을 고찰해보고, 한국 야생식물의 초국가적 이동경로로 비롯된 횡문화적 이코노그래피를 역사적이자 현대 예술적 시점에서 살펴본다.

강연회에서는 3개의 강연이 마련돼 있다. 강여는 독일어와 영어 동시 통역으로 진행된다.

우선 이칼리쉬 정희 교수(미술사학, 동아시아미술사, 베를린자유대학 명예교수)는 한국의 ‘진경’ 산수화 개념과 ‘뼈와 혈맥’이라는 우주론적 사상을 바탕으로 ‘제3의 자연’에 한국의 지리와 미학이 어떻게 형상화 됐고, 이러한 요소들이 예술정원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장치가 됐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김정화 박사(조경사학, 박사후 연구원, 막스플랑크 예술사연구소)는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식물을 전시했던 독일 내 세 장소, 베를린 식물원, 베를린 민족학 박물관, 제3의 자연을 통해 식물의 문화횡단적 이동의 배경과 정치 미학적 함의를 탈식민지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Michael Mussong 교수(에버스발데 지속가능대학 산림학 박사)는 최근 북한 숲 연구 기행을 통해 경험한 북한 주민 접촉 사례와 북한의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강연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는 한석현, 김승회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 관객 및 강연자들과의 토론시간이 마련된다.

이번 온라인 강연회는 ‘제3의 자연’이 공공예술로서 분단을 경험한 두 나라, 독일과 한국의 정치, 사회적 모습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베를린에 이어 에어푸르트에서 ‘제3의 자연’은 참여적 프로세스 개방형 예술로서 다른 형식의 예술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한편, 행사는 금아트프로젝트(김금화) 기획, 한국예술경영센터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