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개발 앞장서는 부산광역시 시대상황을 직시하라”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 황령산 개발계획 백지화 성명서 발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09-13

황령산 봉수전망대의 조감도 / 대원플러스그룹 제공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가 “개발업체 대변하는 황령산 개발행정을 폐기히라”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시민환경단체는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녹색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참여연대, 부산생명의 숲,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연대, 기후위기부산시민행동이다.

부산시는 황령산 정상부에 25층 높이 전망탑과 로프웨이 설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변경안 열람공고를 8월 24일 냈다. 황령산 개발을 본격화 하겠노라 천명한 것이다.

관련해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개발의 일방성과 생태경관 및 공공성의 문제를 들어 거세게 반발해 왔다. 황령산 타워 문제는 지난 2004년 아시아드타워 개발계획을 시작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이름만 바꾼 전망탑 건립 계획은 예산 및 낭비성 정책과 시민 반발로 3~4차례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이 발효되고 나서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시민환경단체는 “특히 오거돈 시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등장한 박형준 시장은 시민입장의 경청 없이 대원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추진 의지를 표방한 바 있다. 그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은 재선에 성공하고 시정을 개발중심의 조직을 개편하고서부터다. 특히 보존과 관리 중심의 도시공원 업무를 담당하던 환경정책실 공원운영과만 도시계획국 공원정책과로 편입시키며 존재 이유를 거세시켜 버렸다”고 주장했다.

여타의 광역시가 탄소중립에 힘을 더하기 위해 푸른도시국 등의 통합 행정으로 전진배치 하는 추세에 역행해 개발의 전위로 만들어 버렸고, 급기야는 지역 토건업자의 개발을 지원하는 작금의 지위로 전락해버렸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부산시의 태도 변화는 부산지역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미래공유자산의 치명적 훼손으로 이어진다는데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부산시는 갖다 붙일 수 있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명분과 개발 합리화를 도모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 미션을 도외시하고 특정 업체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특혜성 사업”이라며 예컨대 전망탑과 로프웨이 건설이 지역 관광인프라 개선과 지역민의 생활여건 개선, 지역주민 고용창출기대, 고품격산림 휴양시설도입을 천명하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오히려 이 도시의 성장 과정에 있어 황령산이라는 지리적 입지와 역사자원을 뭉개고 더 강해진 생태환경의 수요를 내팽개친 20세기형 무조건 짓고 보자는 후진적 개발에 불과하다”고 피력했다.

이는 부산시의 ‘도시관리계획(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변경 사유에서 알 수 있으며, “접근성 및 편의성 향상과 동서관광축 강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심하게 말하면 개발 업자의 이익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말해 “도심 서면과 황령산의 연결을 통해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고 하지만 실은 타워 건립만으론 장사가 안 되니 도움 장치로 로프웨이 건설을 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시민의 편의를 빙자하고 관광만능주의를 입힌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환경단체는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것은 황령산의 영역, 그 자체이다. 도시개발에 의해 고립되다 못해 사방팔방 산자락이 택지개발이나 재개발로 숨통이 조여 있는 데다 산속은 천지사방으로 길이 나서 답압이 심하고 모자이크된 상태다. 여기에 타워개발과 로프웨어가 추가할 개발압력과 이용은 황령산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번 들어서고 나면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엇이 시민의 이익이고 미래지향적인지 제대로 따져야 하고 정히 개발할 수밖에 없다면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집단시민지성과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올여름 지구촌을 강타한 가뭄과 산불, 물난리, 빙하의 유실이 먼 곳에 있지 않다.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와 지금의 아이들이 고통 받아야 할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국제 관광 거점을 들먹이며 황령산을 유린하는 작금의 개발계획 어디에도 정녕 이 도시민과 지구를 위한 노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건설과정 전후에 끊임없는 탄소 배출과 소음, 잠들지 못하는 야경의 눈 먼 미래만 있을 뿐”이라고 한탄하며 ▲부산시는 개발업체 대변하는 황령산 개발행정을 폐기하고 ▲시민의견 청취 없이 일방 개발 강제하는 부산시는 각성하며 ▲시민기만 허울 좋은 포레스트 관광거점을 백지회하라고 주장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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