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조경이 그려갈 미래 50년, 어떤 모습일까?

‘2022 (사)100만평공원 포럼’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11-03

‘2022년 100만평공원 포럼’이 지난 10월 21일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제공

한국조경 50주년을 계기로 ‘부산조경 50년과 앞으로 50년’을 성찰해보는 ‘2022년 100만평공원 포럼’이 지난 10월 21일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반세기를 지나온 우리나라 조경역사 속에서 부산의 공원 시민운동, 조경설계 및 시공, 부산도시공사의 사업 등 기존의 조경 50년과 미래의 조경 50년을 전망하면서, 앞으로 부산의 도시조경 정책 방향을 개선하고, 더욱 나은 시민의 품격 높은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부산의 미래 조경 청사진이 제시됐다.


부산조경 50년과 앞으로 50년

오동하 부산연구원 박사는 기조강연에서 지난 50년간 부산은 해운대 신도시, 부산시민공원, 낙동강 둔치와 을숙도, 강서구 신도시개발, 국가도시공원 추진 등을 조경의 결과로 남겼음을 짚고, 미래 50년에 대해 ▲조경의 고급화 ▲대규모 공원녹지 조성 ▲15분 도시 ▲스마트 조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사유화된 고급 시설이 등장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세심한 공원녹지 관리로 조경을 고급화해야 한다. 일반공원 시설 역시 장기 계획을 수립해 고급화해야 하며 사회 불평등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부산은 명지공원, 철새습지생태공원, 에코델타시티 공원, 북항재개발, 미55보급창, 민간공원, 동서고가도로 공원화 등 대규모 공원녹지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지역활성화를 위한 랜드마크 공원으로서의 기능이 필요하며, 공원관리체계를 정비하고 흩어진 공원녹지 관리 업무를 위한 ‘공원녹지국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5분 도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부산은 입체공원화 계획 및 공업지역 재개발시 공원을 확보하는 등 기존 도심공원을 확보하고 고령화에 대비한 공원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조경으로 공원녹지에 대한 새로운 관리 및 경영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개인화 서비스 제공 및 사회문제 해결 등 새로운 시민 욕구를 충족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만평공원 시민운동의 성과와 국가도시공원의 미래

100만평문화공원은 2001년 좋은 공간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공원운동이다. 그러나 대규모 공원조성은 지방정부의 능력으로 부족하기에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도시공원법’ 제정을 목표로 운동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부산시민단체와 총체적 연합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에 걸맞는 낙동강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낙동강 국가도시공원은 지방 광역시도의 대규모 공원조성 여건이 열악하고, 기후변화 대비와 미래세대를 위한 거점 녹색영토를 위해 제안하는 것으로, 양건석 동아대 교수는 이를 위한 전략을 도출했다.

우선 ▲22대 국회에서 국가도시공원법 체계를 보완하고 재상정함으로써 국가도시공원을 국가가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 광역시도 국가도시공원네트워크를 구성해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제도를 정착하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대선공약 및 국가정책사업에 녹색인프라로의 전환을 요구해야 하고 ▲지자체별로 국가도시공원 추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별 대상공원 선정 및 주민참여시스템 및 가이드라인 정비, 국가도시공원 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국가도시공원 추진을 위한 운영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담당 부서 설치, 공원예산의 적정 편성 위한 계획 마련, 국가도시공원 지정요건 및 절차, 선정방법 등을 담은 시행령 개정, 국가도시공원 도입 지정을 위한 지침과 시민활동, 수요조사, 경제적 타당성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낙동강 국가도시공원 실행화를 위한 ‘부산국가도시공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2022~2024)로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기본구상 및 도시관리계획(공원) 결정 용역을 진행하고, 관련 지자체 순회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부산의 공원관련 정책사업을 녹색인프라로 전환하기 위해 담당부서의 개설과 협조 및 정책 개발을 추진한다. 2단계(2024년) 이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여야 국회의원에 녹색인프라, 녹색복지 정책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국 광역시도에 1개소 국가도시공원 설치를 제안하는 것을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도시에 새로운 미학적 공간을 조성하는 ‘디지털 구축의 시대’

오시훈 부산도시공사 차장은 조경을 도시에 자연을 만드는 옴스테드의 시대, 조경으로 도시를 구축하고 재생하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시대를 지나 현재는 도시에 새로운 미학적 공간을 조성하는 ‘디지털 구축의 시대’라며 공사의 미래 방향을 소개했다.

우선 대규모 단지조성사업의 토지이용계획 수립시 단지 내 공원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외곽 및 자투리땅을 녹지로 지정함에 따라 공원 접근성 및 이용성이 낮은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둘째로 단절된 공간의 연결과 차별화된 조경설계 모델 발굴을 위한 조경설계공모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도시는 공원녹지가 도시의 목적과 기능에 따라 체계적으로 계획된다는 점에서 공원의 다양한 형식과 그린인프라 구축을 실험할 수 있는 훌륭한 장임을 강조했다.

셋째, 부산은 자연 지형과 지질을 배경으로 흥미로운 경관형성이 가능하기에 다양한 녹지공간을 ‘그린 인프라’로 다루고, 그린인프라의 다기능성을 증진시켜 이를 통해 도시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향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녹색 자원의 연결성과 생태계의 총체성을 다룰 수 있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디지털 트윈’으로, BIM을 활용한 통합적 설계 플랫폼을 마련하고, 디지털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될 가상현실, 증강현실, 현실의 디지털화와 가상의 현실화를 위한 3차원 스캐닝과 3D프린팅 기술 등을 조경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전진현 부산대 교수는 ‘부산조경설계 및 시공 50년과 미래’ 발제에서 부산조경 98선을 소개하고, 지난 50년간 부산의 지형과 물, 산업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훑어보았으며, 윤성융 서호엔지니어링 대표는 최근 정원의 부활에 주목하며 부산의 미래조경을 ▲공원도시에서 정원도시로 ▲라지파크에서 스몰파크로 ▲백만평 공원에서 백만개 공원으로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현대정원의 경향을 짚었는데, ▲장소성, 맥락적 디자인 ▲미디어 소재 활용 ▲환경에 대한 이해와 적응 ▲그린인프라로서의 역할 ▲비종결적 프로세스(open ended) ▲문화적 이벤트와 도시농업 ▲복합용도 공간의 활용 ▲정원을 위한 건축물을 키워드로 소개했다.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제공

김승환 동아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들이 도출됐다.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발전 실장은 “부산광역시의 ‘15분 도시’는 부산이 가야 될 미래를 함축한 정책”이라며 도시내 공원녹지공간을 양적, 질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양적 확충을 위해 시는 북항 재개발과 명지지구 2단계 등 각종 개발사업에 공원 녹지 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옥상, 벽면 및 도로 상부 공간 등을 활용한 입체공원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55보급창, 경부선철도 등 시가지 주요 시설을 이전하고 공원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탄소중립 15분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맥도그린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질적 확충을 위해서는 공원 녹지 시설의 복합화와 조경디자인의 발전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도시 내 공원녹지를 푸르른 자연과 함께 건강, 여가 문화 등을 향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의 주요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낙동강 국가정원, 금정산 국립공원 등을 지정해 가치를 제고한다.

김광회 실장은 “이러한 과정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행정조직을 확충해 가칭 ‘푸른도시국’ 신설을 구상하고 있다. 관련 기업과 학계도 함께 역량을 강화하고 발전 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해성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공원 관리자의 입장에서 조성시 공원관리를 염두해둔 공원과 아닌 공원의 차이를 꼬집었다.

이해성 이사장은 “지난 2년간의 모니터링 결과, 송상현 광장의 경우 나무가 살아가기 적합한 식재용 토양을 부설하고, 중비로 딱딱해진 토양을 경운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만든 후 식재했으나, 시민공원은 그렇지 않아 나무의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며 “매년 조금씩 토양 치환 및 경운으로 관리를 하고 있으나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부산시 조례를 제정해 ▲식재용 토양인 1.5m까지의 토양은 조경 전문가가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나무가 잘 살 수 있는 토양에 대한 견밀도 및 각종 식재용 토양에 관한 정기적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박창희 경성대 교수는 올 7월 착수한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지정과 맥도 그린시티 기본구상 용역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했다.

박창희 교수는 “낙동강 하루 국가도시공원 운영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 2830억 원의 생산유발, 7200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1만 4400명의 취업유발이 예상되며, 재원은 약 1백만평의 사유지로 인해 약 1조~2조 33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더 큰 통찰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맥도 그린시티에 담을 콘텐츠로 도시숲, 국가생태식물원, 낙동강자연사박물관, 선착장, 강문화생태공원 및 전시관, 한류민속촌 등을 추가적으로 제안하고, 낙동강의 미래를 ▲하굿둑 개방 확대로 사라진 어종, 돌아온 어종 등의 놀라운 변화로 인한 현재진행형 학습의 장임을 피력하고 ▲생태탐방선을 활성화하고 나루터(선착장) 복원하며 ▲낙동강 1,300리 최종 집수역이자 큰 어미로서의 역할을 강조해 낙동강공동체, 강 살리기, 미래 희망 만들기 등으로 관광체험학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경협회 제공

한편, 이날 포럼에 참여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상임의장)은 환영사에서 “1970년대 초반 태동한 조경 분야는 그동안 국토개발과 환경보전, 경관과 관련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에도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공원은 조경 분야를 넘어 건강하고 품위 있는 미래도시를 제시하고 만들어 가기 위한 녹색 인프라로서 그 역할이 주요시되고 있다”며 포럼의 성과가 부산조경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축사에서 “조경은 탄소중립 시대에 특히 더 주목받는 분야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으로 꼽히는 도로 다이어트, 걷기 좋은 도시로의 전환, 자전거 타기 등을 위해서는 공원과 숲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부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푸르른 도시로 가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경인들의 혜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박수영 부산 남구갑 국회의원은 “저탄소 녹색성장, 지속 가능한 개발 등이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조경은 도시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올려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부산 조경의 발전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으며, 최인호 부산 사하구갑 국회의원은 “살기 좋고, 아름답고, 머무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들어 가는 일에 힘써달라”고 전했다.

이번 포럼은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사)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경남정보대학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사)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건설단체총연합회, (사)녹화기술연구소, (사)부산조경협회 등의 공동주최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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