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심미적 차원을 넘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녹지로”

[인터뷰] 설종진 경기도 정원산업과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3-10-12
2023 제1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정원박람회를 처음 시작해 지난해 10년을 채우고 내딛는 첫 걸음의 주제는 ‘탄소중립, 광명에서 꽃피우다’였다. 전문정원과 생활정원 공모전의 주제 또한 ‘RE100 가든’이었다.

지난해 말, 경기도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공원녹지과’를 ‘정원산업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경제부지사 산하 기후환경에너지국으로 이관했다. 경기도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자, 올해의 정원문화박람회의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이다.

설종진 경기도 정원산업과 과장에게 이번 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한 소회와 함께 정원과 정원문화박람회를 바라보는 경기도의 시각에 대해 들어보았다.

설종진 경기도 정원산업과 과장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10년을 넘어 11회에 이르렀습니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최초로 정원을 주제로 하는 ‘경기 정원문화박람회’를 2010년에 시흥시 옥구공원에서 개최한 이래로 10여 년을 지나 벌써 제11회를 맞이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경기도에서 처음 정원문화박람회를 시작하자 이후 서울, 순천 등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도 정원 관련 박람회와 축제를 열기 시작해 경기도가 정원문화 확산에 선도적으로 크게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매년 경기도 내 시·군을 순회하면서 개최되어, 지역 도시재생은 물론 정원문화 확산과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해왔으며 도에서 지원해 배출된 1,353명의 시민정원사들의 참여로 도시숲, 정원 등의 관리 활동은 물론, 시민주도형과 공공형 마을정원 100개를 조성해 정원문화 공동체 확산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정원을 조성해 전시하고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박람회장을 찾은 많은 도민들에게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정원과 정원문화 확산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경기도에서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발전과 더불어 탄소중립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박람회 주제는 ‘탄소중립, 광명에서 꽃피우다’입니다. 기존 ‘평화(平和), 평화(平花) 정원으로 광명하다’에서 보다 전지구적인 문제에 맞는 주제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맞게 전문정원과 생활정원 주제 또한 ‘RE100 가든’이었고, 컨퍼런스의 주제 역시 기후위기시대의 정원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경기도의 정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요. 경기도가 바라보는 정원과 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한 생각은?

사실 그동안 정원은 도시민들의 쉼과 삶의 힐링을 위한 문화영역에 한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지구적인 기후위기는 이제 현생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는 국내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실천전략으로 RE100을 달성해 기후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소위 굴뚝산업이나 에너지 분야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생활 속 가장 근접한 공간이면서 파편화된 도심 속 생태계의 코리더(생태회랑)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정원(공원)의 역할과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탄소중립을 위한 대 전환의 시대에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통해서 도내 산재하는 공공정원의 가치를 단순히 심미적인 차원을 넘어서 탄소흡수원이자 열섬 저감 등 미시기후를 조절하는 정원과 도시녹지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RE100 가든을 정원작품을 통해 표현한 노력을 통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공공정원과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가치를 보다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전문정원 공모를 시행하시면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디자인에 여러 생각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탄소중립과 RE100이라는 주제는 정원작품을 창작하는 인문학적인 영역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주제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원작가들의 언어와 상상력의 결과물인 정원작품으로 사회적 문제를 재해석해내야 하는 것이 필요했고, 작가들의 심도 있는 고민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깊은 통찰이 생활 속 시민들의 가장 밀접한 공간에서 공유될 수 있다면 생활 속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보다 잘 전달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자체 생산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자립형 정원, 빗물 활용으로 소생태계 유지 및 순환시키는 빗물정원,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 자원순환형 정원 등 탄소중립과 RE100을 표현하면서 경관적으로도 아름다운 정원작품들이 조성되어 작가들의 풍부한 상상력이 어김없이 발휘된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정원조성을 주관하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도내 시군을 순회하면서 공원을 리모델링해 도민들에게 쾌적한 공공정원을 제공해 생활 속 녹색복지를 제공하는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이번 박람회장인 광명시 새빛공원 역시 광명역세권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지 5년 된 공원이었으나, 식물이 자라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인 지반 및 배수시설이 미비해 정원을 조성하기 전 초화류 및 수목이 생육할 수 있도록 토양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다행히 박람회를 공동 주최한 광명시가 토양치환, 유공관매설, 배수로 설치 등 경기도의 지원하에 적극적인 토양환경 개선 작업을 실시한 결과 새빛공원이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정원으로 환골탈태 할 수 있었으며, 많은 지역주민들이 새로워진 새빛공원의 모습에 감동하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컨퍼런스의 주제들이 참신합니다. 정원디자이너, 시민정원사, 정원 산업 정책 등 전문가 모두를 아우릅니다. 정원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공정원이 갖는 다양한 역할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유기적인 협력과 공동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말씀하신 정원디자이너, 시민정원사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이 정원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자입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작가들의 언어를 통해 인문의 영역에서 정원을 이해하고 싶었으며, 정원에 꿈을 심는 시민정원사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가 궁금했으며, 앞으로 경기도 정원정책이 지향하는 바를 전문가들의 진단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정체성과 상징성을 재조명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10년을 지나 새로운 10년을 내다봐야 하는 시점에서 정원분야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고민해 본다면 그 속에서 새로운 지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공원녹지과를 정원산업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경제부지사 산하 기후환경에너지국으로 이관됐습니다. 정원이 기후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응할 수 있으며, 경제성장과 미래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원산업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기도는 정원산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탄소중립 실천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기존의 공원녹지과를 정원산업과로 개편하고 당초 축산산림국 소속에서 기후환경에너지국으로 이전했습니다. 

정원산업과는 정원정책 발굴, 지원 총괄을 맡은 정원정책팀과 기존 공원녹지 등 도시숲 조성 지원을 위한 도시공원팀, 그리고 정원박람회, 시민정원사, 마을정원 조성, 지방·민간정원등록 등 정원네트워크 구축업무를 하는 조경문화팀(정원문화팀으로 명칭 변경 예정) 및 안산지방정원 등 거점정원 조성을 위한 정원조성팀,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도립공원을 관리하는 2개의 도립공원팀(연인산, 수리산)으로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제 정원은 조경, 원예,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산업으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정원산업 시장은 2023년 약 7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 정원산업 규모는 2023년 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정원, VR을 통한 정원 체험 등 4차 산업과 연계된 분야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원은 도시의 경관을 개선하는 역할은 물론이고 도시 미기후를 조절하고, 다양한 동식물상의 서식처를 제공함은 물론,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나 노인 등 치유와 쉼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안식을 주는 녹색복지 실현의 공간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 정원을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이 정원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도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경기도 정원산업과가 그 중심에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올해 광명시 새빛공원에서 진행된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경기도와 광명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과 작가가 땀과 열정으로 함께 기획해 추진한 박람회입니다.

특히, 이번에 조성된 전문작가 정원은 가장 우수한 작품들이 조성됐다는 세평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탄소중립과 RE100 가든을 어떻게 상징화하고 표현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학생정원, 시민정원, 생활정원, 마을정원 등 30개의 정원으로 다시 태어난 빛(光) 밝은(明) 광명 새빛공원을 함께 즐기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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