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여성 건설인’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눠

‘제1회 서울 성평등 담화’ 컨퍼런스 Part2에서
라펜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23-11-13


지난 2일 열린, 1회 서울 성평등 담화여성과 함께 성장하는 핵심 산업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여성 건설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 건설 산업 현장,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건설인을 만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지난 2, 서울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1회 서울 성평등 담화: 여성과 함께 성장하는 핵심 산업의 미래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됐다.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주요 여성리더 10여 명을 비롯해 35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으며, 한국여성건설인협회도 참여해 오후 강연 파트2를 책임졌다.

 

파트2에서는 박기숙 한국여성건설인협회장(이산 부사장), 박유정 삼성물산건설부문 조경CE 엑스퍼트, 김세진 한국중부발전시설관리부 서울발전본부 차장, 정하라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매니저가 한자리에 앉아, 도시 하나를 만드는 대한민국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봤다.

 

박기숙 한국여성건설인협회장은 각 분야에서 무엇을 맡고 있는지, 프로젝트 설명을 들어 보고자 한다. 토목 분야는 가장 개척자다. 도로, 인프라 등을 하기에 가장 험한 곳이다. 먼저 현대건설 정하라 매니저 얘기부터 듣겠다라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정하라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매니저는 현대건설이 최근 준공한 토목 프로젝트 중 5가지를 뽑아 소개했다.

 

첫 번째로 소개한 프로젝트는 쿠웨이트의 자베리 코즈웨이 브리치다. 이 교량은 세상에서 가장 긴 교량 중에 하나로, 연장이 36Km에 달한다. 두 번째는 튀르키예에 위치한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는 서드 보스포루스 브리지(보스포루스 제3대교). 이 교량은 현대건설의 브리지 테크놀러지의 집약체라고 표현을 할 수 있다. 사장교와 현수교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표현된 교량이다. 세 번째는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스리 컨테이너 터미널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약 40년 동안 공백기가 없이 싱가포르에서 Reclamation(매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국토의 약 7%를 현대건설이 확장했다.

 

네 번째는 쿠웨이트의 첫 LNG 수입 터미널인 알주르 LNG 임포트 터미널로 현대건설이 A부터 Z까지 전체를 시공했다. 이 공사의 경우 대한민국 시공사가 수주한 해외 단일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로 손꼽히고 있다. 마지막은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두바이아이다. 두바이아이 같은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관람차다. 지금까지 현존하던 라스베이거스의 하이롤러보다 더 큰 250m의 높이를 하고 한 번에 1,750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다. 실제로 두바이에 가면 두바이 아이는 너무 커서 사진 속에 한 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다.

 

박유정 삼성물산 건설부문 조경CE 엑스퍼트는 경제가 발전하고 나면 모든 사람은 자연에 대한 가뭄과 조경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세상이 온다고 생각해 조경학과를 가게 됐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박유정 수석은 첫 번째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소개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정형 구조물의 옥상을 BIM을 활용해서 옥상 녹화를 했던 사례다. 이 사례는 조경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 옥상 녹화를 하고 BIM을 활용해서 비정형 구조물에 옥상을 설계하고 시공했던 어떻게 보면 도전을 했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래미안 갤러리를 소개했다. 래미한 갤러리가 주는 의미는 ESG의 일환으로 탄소 저감 숲의 모델을 만들고 그것이 조경으로 발현이 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탄소 저감 모델 정원을 만든 첫 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광교 호수공원에 대해 말했다. 광교 호수공원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기존에 있던 농업용 저수지 2개를 활용해 호수공원을 만들었다. 삼성물산이 호수공원에 대한 시공을 맡았으며, 박유정 수석이 본사에서 설계에 대한 총괄을 진행했다.

 

회사에 대한 프로젝트 소개를 마친 박유정 수석은 제가 28년을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박사나 기술사 같은 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한 해 한 해에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저는 후배들한테 먼 목표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본인이 성장하는 것에 필요한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건축 분야를 대표해 김세진 한국중부발전시설관리부 서울발전본부 차장이 이야기했다.

 

김세진 차장은 서울 당인리 발전소에 대해, 1930년 준공했을 때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이야기했다. 특히 발전소의 수명이 30년이다 보니 폐지하고 새로운 발전소를 만들어야 하는데 관련해 아이디어로 냈다.

 

아이디어는 발전소를 지하에 조성하고, 지상에는 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개방하자는 것이었다. 지하발전소 만든 곳을 1단계라고 얘기한다. 1단계는 공원을 만들어서 이미 시민에게 개방했다. 다음 단계는 폐지된 45기를 문화시설로 만들어 개관하는 프로젝트를 남겨두고 있다.

 

한편 건설현장에서의 성별 고정 관념에 대한 물음에, 정하라 매니저는 신입사원 때 터널 현장 OJT를 갔을 때다. 건설공사라는 게 수많은 하청사와 공사를 한다. 하청사 반장님께서 여자가 터널에 들어가면 터널이 무너진다라며 저한테 현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던 슬픈 일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유정 수석은 저 입사할 때, 마지막 면접에서 결혼을 언제 할 생각인지 물어보시더라. 그때만 해도 결혼한다는 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던 시절이라 결혼은 몇 년 있다 하겠다. 그렇게 대답했는데 사실 결혼이라는 것이 직장생활을 해 보니 크게 모멘텀은 되지는 않는 것 같다라며 “30년 전 얘기라서 지금은 없지만, 과거에 돌아보면 이런 일이 있었고 지금은 많이 변해서 그런 거에 대한 이슈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건설회사의 특성상 해외 및 지방 근무가 많은 것에 대해 김세진 차장은 지방 가는 거에 대해서 엄청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또 지방 근무가 많고 여직원들도 늘어나면서 회사에서도 다른 움직임을 하고 있다. 예로 직장 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결혼한 여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방 근무를 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시각으로 봤을 때 변화한 공간 사례에 대한 물음에 박유정 수석은 아파트에는 맘스테이션이라는 곳이 있다. 아이들을 등·하원 시키는 곳으로 차량으로부터 안전한 공간, 대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이곳을 도면대로 시공하거나 설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엄마로서 직접 아이를 데리고 가보니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 또 아이가 기다리면서 무슨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유심히 볼 기회가 있어 맘스테이션을 어떠한 규모로 만들지에 고민을 더 할 수 있다. 조금 더 아이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고 그게 업무로 발현이 됐던 거다라고 말했다.

 

김세진 차장은 마포 당인리 발전소 사례로 근처 주민과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의견을 듣고 수용할 수 있는 점을 설계에 반영해 진행했다. 예를 들면 발전소 주변이 낙후된 지역이라 어린이 놀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놀이터를 공원에 조성했더니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또 요즘은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데 산책할 공원이 없다. 그래서 저희가 2단계 프로젝트 할 때 반려동물을 위한 놀이 공간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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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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