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파리 답사의 출발점, 라데팡스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1-19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64


모로코와 파리편 - 21

파리 답사의 출발점, 라데팡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모로코에서 그리운 파리로 왔습니다.

왜 모로코와 파리를 조합하였는지 궁금해하는 지인들이 있네요?

더 가까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파리냐고요?

간단합니다. 우선 아프리카를 처음으로 목표로 삼았고,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수배하다 보니 마침 프랑스 국적의 ‘Air France’였답니다.

그래서 오는 길에 파리를 추가하게 되었지요. 

유럽의 여름은 숙소 예매가 어렵고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저렴한 숙소를 찾아간 곳이 도심에서 벗어난 신도시 라데팡스였지요.

라데팡스는 2006년 처음으로 다녀온 이후 이번이 네 번째로 기억됩니다.

라데팡스역 도보권에서 8박을 하며 추억의 파리를 둘러보게 됩니다.

















숙소에서 라데팡스 신도시까지는 3-4분 거리랍니다.

이곳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면 도심까지 15-20분이면 도달하기에 교통이 매우 편리하답니다.

어제 저녁에 도착하여 오늘부터 본격적인 파리 답사가 시작되지요.

오늘은 시내로 진출하지 않고 라데팡스와 주변 지역을 가볍게 둘러봅니다.

라데팡스의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높고 큰 빌딩들이 지속적으로 건립되고 있네요.

옛날보다 밀도가 높아져 공간의 여유로움이 덜하다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옛 모습 그대로의 환경조각과 광장의 숲이 반갑네요. 



신도시의 중심 광장으로 올라가는데 마침 Garden Parvis라는 포스터가 눈길을 끄네요. 

‘Garden’이라 정원에 관련된 행사라 생각되어 기대를 해 봅니다. 그러나 규모도 작고 성격도 정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둥근 씨앗에서 움트는 형상의 환경조각이 눈길을 끕니다.

이 조각은 필자가 2006년 7월 진주산업대학교 조경학과 재직시절 학과 교수님들과 답사하며 인상 깊게 감상했던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한국의 조각가 작품전이었답니다.

동아대 조소과 임동락 교수의 전시회로 메모되어 있네요.(전시일정 2006. 6. 7- 9. 4)

이렇게 작품 한 점이 발길을 멈추게 하고 많은 추억을 들려줍니다.

묘한 인연이네요.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프랑스에서도 경제개발이 가속화되는 과정에 구도심을 보존하고 근대적 도시개발의 필요성에 의해 라데팡스 개발계획이 수립되었다지요.

유럽 신도시 개발의 대명사로 불리는 라데팡스는 부족한 주거공간의 확충이 아닙니다.

오직 업무기능의 확충을 통한 경제 지향적 신도시를 추구한 결과랍니다.

새로운 빌딩들이 보이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여전하네요.

특히 눈길을 끄는 환경조형물이 있어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유럽 최고의 비즈니스파크인 라데팡스를 상징하는 ‘그랑드 아르슈Grand Arches’는 1989년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되었답니다.

‘신개선문’은 루브르 박물관과 샹젤리제의 개선문을 잇는 도시축을 형성하는 일직선상에 위치한다지요.

높이가 110m로 샹젤리제 개선문의 2배이고, 안쪽의 길이가 70m로 샹젤리제 거리의 도로폭과 같답니다. 

인류의 영광을 염원한다는 신개선문은 35층으로 건설비용이 한화로 약 3,500억이 소요되었다네요.

이곳에는 공공시설과 문화공간 외 중앙정부의 교통성과 공공사업성이 입주하고 있답니다.

라데팡스를 상징하는 ‘신개선문’은 미테랑 대통령이 추구한 문화사업 Grands Projects에 의한 결과랍니다.
















추억이 스며있는 라데팡스를 여유롭게 거닐어봅니다.

과거에는 항상 시간에 쫓기며 전투적 자세를 견지하였지요.

이번에는 이곳에 숙소를 정하였으니 원없이 살펴보게 됩니다.

로마나 아테네 등 유럽의 많은 도시가 유적지라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듯이, 이곳 역시 예전과 똑같은 분위기랍니다.

















라데팡스는 대부분 인공지반입니다.

지하 공간에 모든 교통시설(지하철, 고속도로와 철도, 주차장과 정류장 등)을 비롯한 쇼핑센터 등을 수용하고 있지요.

지하 주차장은 무려 26,000대를 수용한답니다.

그래서 지상부는 자동차가 전혀 없는 보행자 우선의 안전지대랍니다.

크고 작은 광장과 오픈 스페이스에는 정원과 녹음수들로 가득합니다.

모두가 옥상이나 다름없는 인공지반이라지요.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보행자 전용거리는 선진도시에서 흔히 만날 수 있지만, 일정 도시 구역 전체가 자동차 없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공기도 맑고 소음이나 도시 공해가 없는 새로운 도시 환경을 경험할 수 있지요.

인류가 추구하는 미래형 도시상을 어렴풋이 상상해 봅니다.

이곳에는 녹음수들도 많지만, 화분이나 다름없는 식재 기반이지요.

그래서 수목의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디다고 생각됩니다.






















빌딩으로 연결되는 멋진 보행교를 건너봅니다.

이곳 역시 예전에 다녀온 코스이지요.

신개선문이 자리한 라데팡스 지역은 주변보다 약간 높은 구릉지입니다.

이곳은 옛날 군사들이 주둔하던 방어진지였다지요.

지금 향하는 곳은 인접하지만, 다소 낮은 지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랍니다.



















아파트 외벽의 문양과 단지내 정원의 아나콘다 조형물이 특이하지요.

카모플라쥬(Camouflage) 문양이라 표현하지요. 

이는 동물들의 보호색이나 군인들의 위장 무늬를 뜻한답니다. 

외벽 디자인은 군인아파트 같은 인상을 주네요.

하지만, 아나콘다 형상의 환경조각은 의외입니다.

무시무시한 뱀의 형상을 주거지 뜰에 도입한 것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네요. 

설계자의 의도를 모르는 처지라, 주관적 생각을 해봤을 따름입니다.

이곳의 녹지는 자연지반이라 수목들이 옛날보다 많이 무성해진 느낌이네요.




















라데팡스 인근 지역의 아파트 단지와 근린공원을 산책하며 파리에서의 첫날을 가볍게 보냅니다.

파리는 지금껏 6-7번의 답사를 통하여 이미 많은 기록을 남겼었지요.

하지만 라펜트의 ‘경관일기’에는 이번이 처음으로 소개되나 봅니다.

기회가 되면 시간을 거슬러 오래전 과거의 파리 모습도 소개해 봤으면 합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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