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기부로 탄생한 공원 리틀아일랜드

김동필 논설위원(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4-03-12

기부로 탄생한 공원 리틀아일랜드 



_김동필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바다 위에 떠 있는 공원을 보신 적이 있나요? 아니 상상이라도 해보셨나요? 2015년 라펜트 해외소식으로 뉴욕 허드슨 리버 파크(Hudson River Park)에 이런 공원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피어54’는 1900년대 초 대서양을 항해하던 정기선들이 정박하던 뉴욕의 부두였다.

이 부두에 Floating Man-made Island라는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는 물 위에 떠 있는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대 60m 깊이까지 기둥을 하천 바닥에 박아 고정하였고, 기둥 하나마다의 하중은 다르지만 대략 350톤의 무게를 지탱한다는 39개 유형 132개의 기둥 화분(tulips)을 연결한 상부에 흙을 성토하여, 가로세로 100m 정도의 사각형 부지인 수면에  떠 있는 섬 공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면적은 1.1에이커(약 3,000평) 정도로 각종 공연장과 광장, 540m의 산책로, 3개의 전망대로 이루어진 휴식처이자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한 공원이 조성된 것이다.


부두에서 바라본 리틀 아일랜드

계획고는 1.83m였으나 2012년 맨하탄을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침수가 되는 등 문제점을 보완하여 최소 4.6m에서 최대 18.8m 정도 높게 만들었고 기둥 화분 상부의 높낮이를 달리하여 흙을 성토하면서 위요된 경관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파일은 북쪽에 있는 생산공장에서 제작하여 바지선을 이용하여 이동시켰다고 한다. 또한 2015년 강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여 사업이 중단된 적도 있지만 수중생태계의 서식지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을 보완하여 2017년 조성이 시작되었으며 2021년에 완성되었다.


“공원을 들어오면 언덕을 만들어서 지구를 떠나는 느낌으로 설계”
- 토마스 헤더웍(Thomas Heatherwick)

리틀 아일랜드의 아이디어는 2012년에 탄생했는데, 지역의 공원관리 민·관파트너십 시민사회단체인 허드슨 리버파크 트러스트(Hudson River Park Trust)가 새로운 부두를 위한 파빌리온 설계를 요청하였고 디자인은 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새로운 공적 공간을 구상하였다. 그리고 조성 자금은 백만장자 배리 딜러와 그의 아내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가족 재단(Diller-Von Furstenberg Family Foundation)에서 2억6천만불(약 3천억원)의 기부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리틀 아일랜드의 물결 모양 디자인은 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에서 영감을 받았고, Pier 54, 55의 폐허가 된 부두의 그루터기 기초파일들이 물 위로 튀어나온 것을 보고 기둥의 디자인을 구상했다고 하며, 여러 개의 잎사귀 모양의 조각들을 하나의 기둥화분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연결시켜서 만든 작품이다. 


“제 머릿속에는 뉴욕 시민들과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첫눈에 눈부시게 빛나고, 사용하자마자 사람들을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 배리 딜러(Barry Diller)

기둥화분의 야간 경관

공원으로 들어가려면 부두를 연상하는 긴 다리를 이용하며, 새로운 외계 세계에 들어서면 확트인 넓은 중심 광장과 잔디밭 그리고 공간을 둘러싼 높은 언덕이 나타나며 오른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첫 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그리고 700석 규모의 ‘더 앰프(The Amph)’ 원형극장을 지나서 올라가면 가장 높은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남서쪽 정상에는 뉴욕 로어맨하탄(Lower Manhattan)과 강너머 뉴저지시티(New Jersey City)를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하이라인이 보이는 또 하나의 시내 쪽 전망대가 있다. 각 공간을 구분 짓는 재료는 텅스텐강의 철판과 철봉도 경계를 구분하고 있으며 흙의 하중도 잡아주고, 높이도 조절하는 역할을 하였다. 


광장과 넓은 잔디밭 그리고 맨해튼

빛, 그림자, 바람, 지형에 따라 색, 질감, 향기를 달리하여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도록 계획하였다고 하며 그러한 분위기에 걸맞게 교목 35종 114그루, 관목 65종이 식재되었으며, 66,000개 이상의 구근과 양치류 등이 식재되었다고 한다. 교목의 최대높이는 18m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계획하였으며 내한성과 바람, 염분 등을 고려하여 바람이 불거나 전망이 좋지 않은 곳은 상록수를, 휴식 장소에는 낙엽수를 계획하였으며, 봄에는 파스텔톤, 여름에는 강렬한 색, 가을에는 차분한 색으로 단풍과 어우러지게 하고, 겨울은 베리류의 식물과 관목이 조화를 이루게 하였으며, 뉴욕시의 기후에 맞는 식물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텅스텐강의 활용과 겨울 풍경을 연출하는 식재 패턴

전망을 좋게 하려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지하에 배치하였고, 우수는 집수하여 강으로 유하되는 배수체계를 만들었으며, 진입부를 비롯하여 공원 곳곳에 흥미를 가미하였는데, 입구에 청동 실로폰, 전망대 가는 길에는 옵아트(Optical Art) 회전판, 광장의 알록달록한 의자와 탁자, 황동발판을 이용한 바닥 피아노 그리고 백미는 헤더웍의 대표작품 팽이 의자 스펀체어(Spun Chair)를 두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였고 이색적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또한 작은 공원이라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각종 게시판 대신 QR코드를 이용하여 오디오 투어 등 공원의 각종 정보를 안내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일명 콘크리트 버섯, 튤립, 아이스크림콘 같이 생긴 대형화분을 이용해 바다 위에 섬 공원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대단하지만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공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뉴욕을 찾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기부자의 의도대로 새로운 명소가 만들어졌고, 향후 20년 동안 공원 내 공연프로그램과 유지관리 비용까지 부담한다고 하니 더욱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700석규모의 ‘더 앰프(The Amph)’ 원형극장


리틀아일랜드의 야간경관




Project team
Architect: Heatherwick Studio(토마스 헤더웍 대표)
Landscape architecture: MNLA(시그니 닐슨 대표)
Structural, civil, mechanical: Arup(데이비드 판스워스 뉴욕 대표)
Amphitheatre, back of house, restrooms: Standard Architects
Lighting design: FMS
Wayfinding: C & G Partners 
Irrigation design: ICI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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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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