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탄력적 도시 조성을 위한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

[인터뷰] 이동근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4-04-17

기후변화는 건강, 재난·재해, 농수산, 산림·생태계, 물관리, 국토·연안, 산업, 인프라·국제협력, 기후변화 감시예측 등 다양한 부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도시 기후탄력성 관점에서 시스템 내 구성요소 간의 연계와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도시의 적응능력을 저하시키며 많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도시 기후탄력성을 확보하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도시화와 맞물려 발생하는 기후변화 영향과 이로 인해 급증하는 도시의 위험을 이해하고, 잠재적인 도시 리스크를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학제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지난해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가 설립됐다. 이동근 서울대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세 그룹의 연구진이 모여 기후탄력적인 도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센터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동근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장(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 소개 부탁드린다.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는 ▲기후탄력성 확보를 위해 표준화된 기술 및 효과 인벤토리 구축을 통해 ▲도시의 공간단위 별 특성을 고려한 의사결정지원 시스템 및 가이드라인 개발하며, ▲기존의 도시계획 의사결정(입지결정, 토지이용계획, 시설계획) 과정에서의 기후탄력성을 내재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서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 세계적 선두 그룹이 되고자 한다. 



기후탄력성이란?


기후변화로 인해서 건강, 물, 식량, 에너지 수요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의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인구 중 91.8%가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권에 집중된 사회경제적 활동이 나타나고 있음. 도시에서의 기후변화의 영향은 양극화의 심화, 취약계층의 확대와 고립, 사회경제적 활동의 저하, 산업 기반의 변화 등 도시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한다. 특히 폭염, 폭우, 해수면상승과 같은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큰 피해를 겪고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이르러 원래 상태로 복원될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선 강도와 빈도의 영향과 리스크가 도래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개발과 더불어 자연환경에의 적응을 통해 구현되는 미래의 ‘기후안심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기후탄력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는 탄소중립과 더불어 미래 기후대응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기적이고 점진적인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는 ‘발전적 변화의 회복탄력성’ 확보가 필요하다.


기후탄력성이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시스템이 교란에 대처하고 적응하며, 본질적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도록 대응,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것을 뜻하며, 반동 또는 회복될 수 있는 어떤 물체나 상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핵심이다. 특정한 사건이나 현상의 위협, 취약점, 영향의 가능성과 결과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사건이 발생하는 동안 대상이 되는 시스템은 매우 짧은 기간 안에 파괴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쉽게 복구될 수 있는지에 따라 탄력성이 결정된다.



센터 조직구성은?


도시 기후탄력성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 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적인 집단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 도시와 환경기반시설 계획에 기후탄력성을 내재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상기후, 도시생태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후변화 적응대책 등을 수립하고 있지만, 적응대책 및 기술이 정확한 효과 예측 및 평가 없이 반복적으로 수립 중이다. 취약성 평가에 기반한 기후변화 적응대책에서는 일정 수준의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환경기반시설의 탄력성을 고려되지 않아, 과대 비용으로 설계되는 경향이 있다. 생태계 기반 적응과 그레이인프라 기반으로 복합적인 적응을 모색하게 되면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기후변화 영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도시 시스템 전환을 위해서는 도시와 주요 환경기반시설의 계획과 운영관리에 기후탄력성을 내재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도시 및 환경기반시설의 기후탄력성을 진단하는 평가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하며, 이에 기초한 최적의 환경기반시설 의사결정과정과 긴밀히 연계하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도시는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문이 융·복합되어 있어, 효과적인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과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도시 기후탄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회복탄력성은 기존에 생태학과 재난·재해 분야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이를 도시 차원에서의 적응계획 및 정책, 도시 내 기반시설 관리계획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기후변화 적응연구에 주를 이루고 있는 진단 평가기술은 대상 지역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민감도, 적응능력, 기후노출 정도에 따른 지역사회의 총체적 취약성 평가 위주로 이루어진다. 취약성 평가의 구조는 정태적 측면을 평가하고 진단하는데 국한되어 있으며 도시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기능적·동태적 진단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기존에 기후탄력적인 도시와 관련된 체계가 일부 정립되어 있지만, 대부분 사회과학적 요인(커뮤니티, 인식 등)에 머물러 있으며, 기술적·공학적 측면과 연계되어 있더라도 특정 부문의 세부 항목에만 한정되어 있다. 많은 기후탄력성 평가가 단기간 평형상태로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장기간 영향에 의한 평형상태 변화를 평가하는 회복탄력성 평가법 연구 및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센터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세 그룹으로 구성하고 있다.


제1그룹은 기후탄력성 확보기술·정책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기술 효과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기술 조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실제적 기술 효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도 높은 도시(미시) 기후탄력성 진단평가, 의사결정지원 기술 개발 및 사례지역 적용·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2그룹은 도시 단위의 기후 탄력성 진단·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모의를 통해 도시 단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정책 개입의 목표 설정 및 최적 의사결정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최종목표이다.


제3그룹은 환경기반시설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파악할 수 있는 평가지표 도출·기후탄력성 확보 기술·정책의 적용 및 효과 분석을 위한 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취약성 평가와 위험도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기후탄력성을 제고할 수 있는 최적 의사결정시스템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센터 조직체계 /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 제공 



센터의 최종 목표는?


기후변화·사회경제 시나리오에 기반해 도시공간의 기후탄력성을 통합적 진단평가,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후영향별, 지역별로 기후탄력적인 도시를 계획, 설계하기 위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2028년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도시의 기후탄력성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시공간을 포함하므로 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먼저 기후탄력성 확보기술·정책 및 효과에 대한 DB가 구축된다. 이를 위해 미시-거시에 따른 범위 설정을 통해 정책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각 기술·정책에 대한 효과를 평가를 진행해 최종적인 DB를 구축한다. 구축된 DB를 활용·고려해 도시 공간규모(미시, 거시, 환경기반시설)별 기후탄력성 평가 및 의사결정지원 기술 개발을 수행한다. 기후탄력성 평가를 위해서 폭염·폭우에 대한 도시 역학 모델을 개발해 정량적인 모니터링 결과를 연계해 다양한 적응 기술의 효과를 적용해야 한다. DB를 사용하며 각 과제의 중간결과를 연계하는 등 유기적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하고, 경제성 평가를 통해 적응 기술의 비용-편익을 분석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정량화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각 과제에서 도출되는 사례지역 적용·검증 결과는 각 공간규모 별 특성이 반영된 사용자 맞춤형 시스템으로 개발 및 표출될 예정이다.


 

센터 연구 추진 방향 /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 제공


단계별 계획 / 지역 기후변화적응 연구센터 제공



연구 외 센터의 기능은?


우선 석박사과정 학생교육 및 신진인력을 양성한다. 센터는 복합적인 기후변화 적응 연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분야(자연과학, 공학) 등 다 분야간의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폭넓고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조경학과, 농경제학과, 지리학과, 산림학과, 지구환경과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고, 센터 중심으로 활발한 상호 교류를 유도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연구 해결 능력과 기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센터에 참여하는 대학원생은 국내 및 국제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학문분야별 최신 연구기술 습득, 영어발표 능력제고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실 및 연구자들간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활성화한다. 또한, 최신 연구 동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의 워크숍 및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학제 간 연구 교류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외 교류 및 공동 논문지도 체계를 활성화 하고, 국외 석박사 과정 학생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확보에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박사후연구원, 센터 연구교수 등 신진연구자 활동도 지원한다. 센터 소속 박사후연구원 중 우수한 연구 성과를 얻어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연구교수로 임용해 보다 안정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센터에 참여하는 교수와 신진연구자 간에 멘토-멘티를 형성해 연구지원을 확대하고 연구비수주 경험 등을 전수함으로써 신진연구자들이 과학재단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의 연구비를 독립적으로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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