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파리의 중심가 산책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4-26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77



모로코와 파리편 - 34

파리의 중심가 산책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파리는 어딜 가나 필자에게는 멋진 답사지가 되어준답니다.

센강변을 산책해도 하루 해가 부족하고, 라데팡스 빌딩 숲에서도 하루 이틀은 심심하지 않습니다.

파리는 도시 전체가 디자인 요소들로 가득하지요.

도시는 쉼 없이 발전하고 진화되어갑니다.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는 아니지요.

한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한 국가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산업은 물론, 도시의 물리적 녹색 환경도 몰라보게 변화하고 있지요.

필자가 추구하는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역시,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됩니다.

필자는 ‘경관일기’라는 제목으로 외국의 사례만을 소개하면서 가끔, 지금은 우리나라가 그 어떤 선진 사례보다 더 앞섰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답니다.

제가 소개하는 외국의 사례들이 우수하다기보다, 그곳의 현실을 소개하고 공유한다고 여겼으면 좋겠네요.





















센강을 산책하다 지루하거나 눈길을 끄는 요소가 있으면, 곧 바로 시가지 골목으로 들어가곤 하지요. 

퐁네프 다리에서 잠시 쉬다가 이동한 곳이 생 마리텐 백화점과 루이비통 본사가 있는 곳이지요.

루이비통의 160년 이상의 문화예술 협업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복합문화 공간이 ‘루이비통 LV DREAM’이랍니다.

이곳의 내부는 전시공간과 카페, 기프트 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네요.

이 건물 앞에 설치된 일본 출신의 조각가 겸 세계적 설치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물방울무늬 조형물입니다.

그녀는 1929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정신병으로 인해 환상과 환각에 시달려 왔다지요.

그래서 그림에 몰두하며 두려움을 잊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수많은 인파로 붐비네요. 

조형물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오늘은 이곳 주변 거리와 골목을 누비며 기록한 모습을 공유합니다.

그의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물방울무늬는 환각에서 각인된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지요.




















이곳은 1973년까지 파리의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시장었다지요.

이후 쇼핑센터와 공원으로 대체되었답니다.

2010년 다시 시설이 모두 철거되고 현재의 쇼핑몰인 ‘Westfeld Forum des Halles’가 탄생되었다네요.

파리에서 가장 복잡하고 붐빈다는 Chatelet Les Hallea(중앙 환승 거점)의 거대한 RER과 메트로 허브와 직결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이곳은 매년 약 5천만 명에 이르는 방문객으로 언제나 혼잡하다지요.

한편, 주변은 넓은 공원과 녹지로 이루어져 다양한 여가 행태와 문화 활동들이 이루어진답니다.

승려들의 포교를 겸한 문화 행사도 이곳을 다채롭게 해 주네요. 





















파리의 심장부라 일컫는 레알지구(Les Halles)와 파리의 젖줄 센강을 오가며 숨가픈 답사가 이어집니다.

생테스타슈 성당 앞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두상 돌조각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프랑스 조각가 Henri de Miller의 ‘E coute, emerl 듣기’라는 제목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리에 올 때마다 만나게 되어 낯설지 않지요.

이곳 주변이 넬슨 만델라 정원이라 하였습니다.

넓은 뜰에는 반려견을 동반하고 산책 나온 사람들과 관광객, 거리 예술가, 노숙인들이 섞여 공간을 공유하지요.

Charles Ray의 작품 ‘말과 기수’(Horse and Rider)도 만납니다.

다리 위에서 강 바람을 쐬기도 하고, 오가는 유람선을 보며 멍 때리기도 해 봅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전체적인 관광객도 줄었고, 특히 한국인을 비롯한 일본이나 중국인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적지나 시간 계획도 정하지 않고, 오직 경관 사냥감을 찾아 앞으로 전진합니다.

강을 몇 차례 건너고 거리와 골목을 누비며 걷다 보니 콩코드 광장에 이르렀네요.

‘Winston Churchill’ 수상의 동상도 만나고, 유명 작가들의 조형물도 눈여겨 기록합니다.

여러 차례 다녀간 코스라지만, 새롭게 다가오네요.

도시는 생물과 같아서 쉼 없이 변화되고 진화하는 게 맞나봅니다.


















현재의 진행 방향은 파리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다고 평가받는 알렉상드로 3세 다리를 경유하여 샹젤리제 거리로 이어집니다.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를 상징하며 이 도시의 자존심이나 다름없지요. 

그래서 파리에 머물면 누구나 꼭 이 거리를 찾게 된답니다.

필자는 명품 쇼핑과 무관하지만, 보행자를 위한 여유롭고 매력적인 거리의 환경 때문에 매번 찾게 되지요.

그러나 이번 파리 답사에서는 이 거리가 가장 실망스러운 곳으로 변했답니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이곳은 진압 경찰들의 삼엄한 경계 근무가 이뤄지고 있네요.

거리 요소요소에 무장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어 살벌한 분위기랍니다. 

언제나 붐비고 자유분방 했던 샹젤리제 거리가 도시 게릴라 전쟁을 방불케 하네요.

항상 이곳에 오면 에투알 개선문까지 왕복하며 양쪽 거리를 걸으며 예스런 주변 모습을 즐겼답니다.

이 거리는 편도 약 2㎞ 남짓하여 왕복하면 운동 효과도 좋지요.

이번 답사는 완전한 실패입니다.

서쪽 끝에 위치한 에투알 개선문(샤를 드골 광장)까지 편도로 끝냈습니다.

죽은 거리를 체험하였네요.

오늘의 분위기는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개선문은 파리의 상징이자 최고의 관광명소이지요.

한편, 샹젤리제 거리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12개의 거리가 모여 부채꼴의 별 모양을 한다고 Etoile 광장이라 명명되었다지요.

이곳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에서 사망한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건립되었답니다.

50m 높이의 거대한 개선문은 1806년 착공하여 1836년 완공되었다지요.

옥상은 전망대로 인기가 대단하지만 오늘은 전면 통제랍니다.

올라가면 라데팡스의 신개선문과 연결된 파리의 주심축을 이루는 곳인데 아쉽네요. 



















퐁피두 센터 앞에 왔습니다.

정비공사로 주변이 산만하네요.

러시아 출신의 현대적 음악가 Stravinsky를 기념하기 위한 곳이랍니다.

광장에는 그의 대표작 ‘봄의 제전’을 형상화한 분수가 자리하지요.

분수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니키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과 스위스 조각가 장 팅겔리(Jean Tinguely, 1925-1991)의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퐁피두 센터는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유럽 최고의 현대미술 복합공간이지요.

원래 명칭은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랍니다.

미술관으로서의 명성 못지 않게 독특한 구조와 외형을 지닌 건축물도 아주 유명하지요.

배수관과 가스관, 통풍시설 등이 모두 노출되어 있습니다.

건축 철골이 드러난 외벽과 유리벽으로 구성된 외관이 파격적이지요.

지금도 대단하게 여기지만, 개관 당시에는 현대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답니다.

국제설계 공모를 거쳤다는데 49개국에서 681점이 참여했대요.

당선작은 이탈리아 건축가 Renzo Piano와 영국 건축가 Richard Rogers(1933-2021)가 합작한 설계안이었답니다. 

당시 퐁피두 대통령은 파리 중심부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지요.

당선작으로 선정된 두 건축가는 건축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대가랍니다.

두 거장의 모습은 조각작품으로 승화되어 퐁피두 센터를 영원히 지켜보고 있다지요.

이 건물에는 미술관을 비롯하여 도서관과 현대음악연구소가 들어와 있다네요.





















생뙤스타슈 성당과 여유로운 주변녹지 그리고 Westfield Forum des Halles 주변을 맴돌며 중복하여 기록합니다.

지구촌 예술의 중심인 파리에서도 가장 문화적으로 농도가 짙은 이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네요.
















성당 앞 뜰을 거점으로 삼고 이 지역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네요.

어느 골목을 선택하여도 카메라는 바쁘게 작동합니다.

골목길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작은 조각상이나 조형물을 만나면 꽤 기분이 좋아지지요.

날씨가 쾌청하거나 그날의 사냥감이 풍작이면 피곤도 없어진답니다.













오늘은 센강과 파리 중심가를 오가며 열심히 강행군하였습니다.

도시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하루였네요.

숙소가 있는 라데팡스 지역에서 도심까지는 교통이 아주 편리합니다. 

해가 저물고 카메라 작동이 어려운 시간이 되어야 하루 업무가 종료되지요. 

매일같이 반복되는 강행군에 피곤이 누적되지만, 비가 오거나 장거리 이동이 없으면 연속 근무는 이어집니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이지요.

정원이나 공원보다 시가지에서의 이동이 훨씬 어렵고 힘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이 중요하지요.







이번 호 원고는 2024년 4월 25일 도쿄 답사 현장에서 정리하였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다른기사 보기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