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 인공지반 녹지조성의 새 패러다임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새바람
한국건설신문ll기사입력2011-04-21


정경진 대표(푸른공동체 살터/()이자인)

아주 작은 것들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손바닥 만 하다라고 표현한다. 손바닥 만 한 텃밭, 손바닥 만 한 얼굴.....누군가얼마나 커?” 라고 물어보면에이 그냥 손바닥만 해라고무언가 보잘것없이 작다라는 의미를 대신해서 종종 손바닥을 비유하곤 한다.

 

물론 손바닥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일부 보잘것없는 기능도 있겠지만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몽환적 흥얼거림과 함께 시계방향으로 문질러 주시던, 의학적 근거는 전혀 없지만 이상하게도 치료효과는 만점이었던 할머니의 손바닥을 비롯해서, 내 기억 속 대부분의 손바닥은 단지 작고 보잘것없는 의미의 대용어가 아니라 작지만 소중하고, 모였을 때 큰 힘이 되는 긍정과 희망의 대명사였다.

 

최근 범지구적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도시 내 열섬(Heat Island)화 현상이 증가하고 다양한 환경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소위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키워드는 이제 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은 역시 순수한 자연자원, 즉 녹지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손바닥 이야기하다가 난데없이 등장한 이상기후와 녹지 이야기가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된 이래 자연녹지의 규모는 급속도로, 또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가 분명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부정적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에, 손바닥만 한 시민단체와 손바닥만 한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추진하고 있는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가 도시녹지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마음에 이 작은 출발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도시 내 자연녹지의 훼손과 소멸의 불가피성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자연녹지가 허무하게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건물의 옥상과 벽면, 콘크리트 입면, 보차도 경계부의 펜스 등 손바닥 만 한 작은 공간이라도 녹지를 대체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바로 손바닥 녹지만들기 운동의 출발이다.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최근 몇 년간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옥상녹화, 벽면녹화, 입면녹화 등의 인공지반 녹화사업과 그 의미를 함께 한다. 다만 시민참여형이라는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대부분의 녹지조성사업이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설계발주, 시공발주를 거쳐 인공지반 녹지가 조성되고 유지관리가 진행되는데 비해 시민참여형은 과업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시공 후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직접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먼저 지역 내 인공지반녹화의 가용지에 대한 정보를 시민단체가 수집하고 지자체 담당 공무원, 지역 자문위원들과 함께 사업의 우선수위를 결정한다. 대상지는 공공기관의 옥상면, 또는 건축물의 벽면, 노출된 콘크리트옹벽의 입면부, 보차도 경계의 펜스부, 도로 방음벽의 전면부 등 다양하게 검토될 수 있으며 필요성, 시급성, 실현가능성 등의 항목에 따라 사업우선순위가 선정된다.

 

다음은 확보 가능한 대상지별 소요예산을 결정하고 대상지에 적합한 녹지조성 기술 및 공법 등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의 참여가 이루어지며 시공 후 평가모니터링 방법을 도출하게 된다. 상기의 과정을 거쳐 과업제안서가 작성되면 지자체의 관리감독 부서는 사업을 발주하고 선정된 시행사는 시민참여형 손바닥녹지만들기 운동본부와 협력하여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시공하게 된다.

 

시공 후 유지관리 및 모니터링은 지역의 시민단체, 학교 등과 연계하여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도입공법에 대한 기능 평가도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지며 그 결과는 기술공급업체로 전달되어 기술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또한 시민참여형으로 조성된 녹지에는 참여한 지역 시민들, 학생들의 이름이 명예시공자로 기재되어 지역의 녹지를 내 손으로 만들어간다는 자부심과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서울시의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범적 실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발생가능한 문제점들을 사전에 검토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있는 단계다.

 

아직은 생소한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라는 운동을 통해 도시 내 건강한 녹지조성이라는 목적뿐만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과 시민단체가 더 이상 대립과 반목의 아이콘이 아닌 상생과 협력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시작점의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서로 경쟁도 하고 상호보완도 하는 다양한 식물들이 모여서 결국 하나의 거대한 숲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며, 우리가 만드는 손바닥 만 한 도시 녹지가 하나 둘 모여 잃어버린 자연녹지의 기능을 되살릴 수 있음을 감히 확신해본다.

 

출처 _ 한국건설신문(www.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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