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의 변화와 사회적 도시론
변화와 변용 속의 아시아 도시
1990년대 아시아 금융 위기, 그리고 최근의 미국발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도시들은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1960년대부터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부상한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즉 홍콩, 싱가포르, 한국, 타이완은 최근까지도 대규모 도시 개발과 기반 시설의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소위 ‘국가주도형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모델을 통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은 매년 전 세계 건설 물량의 약 40% 이상을 흡수하며 도시화 대장정의 중간 지점을 넘어섰다.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동안 아세안 신흥개발도상국 CLMV로 일컬어지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서도 변화의 징후가 확연하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 머이Doi Moi 개혁 정책 이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내며 극빈국의 지위를 벗어났고, 최근 노키아의 휴대폰 생산 공장에서 일본 삿포로의 맥주 공장 개발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 기지 유치에 성공했다. 그뿐인가. 베트남은 인터콘티넨털 호텔 그룹의 첫 번째 홀리데이인 호텔 건립, 그리고 러시아 정부의 지원 하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핵발전소 건설 사업을 앞두고 있다. 아직은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캄보디아나 라오스에서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남녀노소 사이로 도시의 물리적 변화, 즉 변용變容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 김세훈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