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공원에서 거듭나다.
예술과 공원이 만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공공미술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도시공원 예술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시공원에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거나 이를 매개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이다. 우선 부산, 함양, 공주, 계룡 4개 지자체와 협력하여 진행했고, 함양에서 진행된 ‘라운드 프로젝트Round Project’가 가장 먼저 선을 보였다.
지난 10월 7일에는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 일원에서 ‘라운드 프로젝트’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라운드 프로젝트’의 참여작가 장민승+정재일의 <스피어스 상림-소리산책>을 단편영화 형식으로 상영하고, 외부조형물 시리즈인 <빛의 정원>을 제작한 정소영 작가가 나서 직접 작품설명을 했다. 이어 ‘라운드 프로젝트’ 기획자인 홍보라 디렉터갤러리팩토리가 덴마크 작가 란디와 카트린의 <타워맨>을 소개하고, 상림을 산책하며 장민승+정재일 작가의 <스피어스 상림>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으로 행사가 이어졌다.
‘라운드 프로젝트’는 음악과 영상, 조각 작품을 이용하여 상림의 공감각적 체험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상림과 연꽃공원, 고운 광장으로 이어지는 공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공미술public art 프로젝트이다. 공원과 시민의 간극을 좁힘으로써 장소성을 부여하고 공간을 활성화시키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이는 다른 3개의 ‘도시공원 예술로’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부산 홍티문화공원은 공단 내에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함으로써 문화공간으로서의 용도적 다양성을 꾀했으며, 공주의 금성동 배수장은 공원화와 동시에 공공미술을 결합하여 공간의 이미지 제고와 이용활성화 측면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함양의 상림공원과 계룡의 금암근린공원은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했다. 4개 프로젝트 모두 공간의 장소성과 지역주민에 대한 고려가 먼저 되었고, 작품의 미적 표현보다 공간의 구성요소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 기존의 미술작품 설치 작업들과 차별화된다.
건축물 미술장식제도
사실 미술작품이 공공공간에 모습을 드러내며 대중에게 노출된 시간은 짧지 않다. 건축물 주변뿐만 아니라 공원, 거리 등을 오며가며 일상에서 미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미술작품은 특정인의 전유물로 일반에 인식되는 경향이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해 미술계 내부에서는 “비타협적인 이상주의적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미술작가들이 대중의 평가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구현하는 것에 만족하고 이를 인정하는 소수의 시각만을 존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과거에는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렀으나 차츰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하며 담론을 만들게 되었다.
- 이형주 기자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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