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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을 가슴에 담기까지

월간 환경과조경20008148l환경과조경
소쇄원의 초입에 들어서면 대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좁고 길다란 길을 따라 양옆으로 쭉쭉 뻗어 있는 대나무 숲 동굴에 들어서면 어둡고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터널 끝에 소쇄원의 내원과 외원을 나누어주는 역할을 하는 담장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두운 터널은 속세의 때를 벗겨주는 정화장치이다. 이곳 소쇄원에 들어서기 전에 속세를 훌훌 털어 버리고, 내세에 들어서기 위한 정화장치요, 속세에서 내세로, 어둠에서 밝음으로 전이되는 공간이다. 터널 끝에 다다르면 좌측으로 소쇄원 내원이 펼쳐진다. 나뭇가지가 앙상한 겨울날에 눈이라도 수북이 내려앉고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녘에 홀로 서서 좌측하단에 연지를 두고 연지너머 광풍각이 나무사이로 보이고, 그 너머 제월당의 처마 깃이 살짝 보이고, 우측으로는 내원과외원을 나뉘는 담장을 그리며 대봉대로 향한다. 대봉대는 손님을 기다리는 곳으로 오동나무 아래에 위치한 초정이다. 백일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밤새 내린 비에 촉촉이 젖어있는길 위에 떨어진 꽃잎이 흩어져 있는 칠월 아침 담장을 따라 애양단에 이르기까지는 밝음과 어두움이 교차한다. 진입부터 초정까지는 그늘의 공간이기에 애양단의 밝은 공간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마치 긴 터널을 지나 시각적으로 확트인 공간을 접하는 것처럼. 담장밑으로 흘러 들어온 물은 바위를 타고 흐르다 움푹 파인 바위에 담기었다 떨어져 작은 폭포를 만들며 소쇄원을 빠져나간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우측에서 좌측의 경사지를 따라 배치된 제월당과 광풍각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경관을 이룬다. ※ 키워드: 광풍각,제월당,투축교 ※ 페이지:126~127
박영채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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