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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 공공공간 디자인

월간 환경과조경20081237l환경과조경

“때는 바야흐로 공공디자인의 시대”
요즘 디자인계나 조경계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이 바로 ‘공공디자인’이다. 각종 세미나와 전시회는 물론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설계,시공 용역의 많은 부분에서 공공디자인 관련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업계뿐 아니라 세간의 관심도 그만큼 드높아졌다. 바야흐로 공공디자인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공공디자인, 특히 공공공간 디자인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이 분야 일을 꾸준히 해온 필자로선 참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지나친 과열화와 성과위주의 사업진행으로 인한 부작용과 시행착오도 일부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어찌됐던 환경과 공간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대외외적으로 높아지고 이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특히 도시환경의 질이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환경관련 시책을 펼쳐나갈 공공기관의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기에 우리는 이의 파급효과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

 

공공공간과 디자인, 그리고 조경
최근의 이러한 공공디자인 관련 붐에 대해서 대부분 이를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사업주체에 대해서 미술계나 디자인계에 많이 치우쳐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사업자체가 공공디자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고 사업내용도 조형적이고 디자인적인 부분이 부각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특히 공공공간 디자인 사업에 있어서는 조경계가 많이 소외되어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어쩌면 공공디자인은 오히려 조경계가 주도해야 마땅하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공공공간에 대한 개념적 접근이나 설계 필요성 등은 조경계에서 먼저 제기되었고 관련사업도 이미 오래전부터 조경관련 부서에서 시작해 왔던 것이다. 사실, 가로조성사업이나 정비사업을 추진한 부서도 행정기관의 녹지과나 조경과에서 시작되었고 사업참여업체도 조경관련 먼허, 기술사사무소등의 자격조건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 분야는 오래전부터 조경계의 고유영역처럼 인식되어 왔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에서의 참여는 배제되어 왔고 필자처럼 디자인베이스를 가지고 공공공간 조성사업에 참여하고자 했던 사람은 그만큼 원천적으로 기회를 봉쇄당하는 서러움(?)을 당해야만 했던 경우도 있었다.
조경계에서는 그동안 도시경관개선사업이나 가로정비사업들을 통해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일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고 ‘걷고싶은 거리’, ‘문화의 거리’등 도시정체성을 만드는 일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민간 발주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별로 돈도 되지 않는 공공공간설계는 별로 매력적인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선도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남긴 것은 조경계의 업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경계에서의 공공공간설계는 다분히 환경정비차원에서의 녹화사업이나 소공원조성 등 미관정비나 생태적 기능회복에 많이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공간설계에서 가로 시설물이나 색채환경등은 많이 소외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오래전에 디자인계에서 바라보는 조경설계의 문제점들을 나름대로 비평한 글을 이곳에 실은 바가 있다. (환경과 조경 2002년 3월호 참조)
어찌보면 도시가로에서 가장 직접적인 시각환경을 형성하는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계획은 조경설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고 오랫동안 사각지대로 밀려 소외되고 방치되어 온 것이다. 디자인계에서도 ‘디자인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이를 실현해 가는 대범한 시도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여기서도 저기서도 소외되고 떠밀려왔던 공공환경은 그만큼 낙후되고 문제투성이로 남아있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 (올림픽, 월드컵)등을 치루면서 환경디자인,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대두되고 하나둘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이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보이면서 인식의 전환이 급격히 이루어 지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문제가 많았던 만큼 개선효과도 컸으며 창의적인 발상과 표현효과가 좋은 디자인적 해결방안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서 국제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많은 시민들이 해외 선진도시의 수준높은 디자인을 직접 체험하면서 우리의 도시환경에 대한 반성과 환경디자인 개선요구가 자연스럽게 도출되고, 또한 지방자치시대를 맞은 후 지자체 장들이 시민들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행정서비스로 도시환경 개선부분에 역정을 두면서 더욱 가속화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함께 디자인계에서는 산업디자인 진흥법등 관련법 제정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였으며, 국회차원의 <공공디자인 포럼>이나 <공공디자인 엑스포>등 학술,전시행사를 통해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설득하고 이슈화 시키는데 열성을 다하였고 이제 공공디자인을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게 하는데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공공간 디자인에 대한 개념형성과 전개는 조경계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이를 이슈화하고 가시화 시킨 것은 오히려 디자인계가 더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글_조남석·(주) 디자인데크 소장

 

조남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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