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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부여 백제정원축제

월간 환경과조경20098256l환경과조경
7월 3일부터 7월 5일까지 3일간 충남 부여군 궁남지 일대에서 제1회 백제정원축제가 열렸다. 백제정원축제는 백제의 뛰어난 정원 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2012년 부여 백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고자 열린 행사이다. 또 이번 축제는 정원을 주제로 개최하는 우리나라의 첫 번째 축제라는데 의의가 있다.

백제 정원, 그 의미와 가치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금관장식품, 백제금동대향로, 금동미륵반가사유상, 서산마애삼존불, 이들은 모두 백제의 화려하고 세련된 예술적 감각을 확인시켜주는 백제의 예술품들이다. 찬란했던 백제는 이렇듯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백제의 기술은 비단 예술품 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부여의 궁남지나 익산 왕궁리유적의 정원유적의 존재는 우리나라 정원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축제가 열린 궁남지는 부여군 동남리에 위치하며 사적 제134호로 지정되어있는 부여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주민들의 쉼터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이루어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궁남지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백제 본기 무왕 35년 기록에 나온다.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리 밖에서 물을 끌어 들였으며 연못가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가운데에는 방장선산을 모방한 섬을 만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조경사에 있어 최초의 조경수인 버드나무를 심은 기록이 된다. 또 도교의 영향으로 조성된 방장선산을 본 딴 섬은 신라의 연못 조영에도 영향을 주어 안압지에도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익산 왕궁리유적에서 백제 왕궁에 후원을 조성했던 정원유적이 발굴되었다. 왕궁리의 정원에서는 정원의 중심이 되는 부분에 석재와 전돌을 쌓아 둘러싼 장방형의 얕은 연못을 만들고 연못 바닥에는 아란석(鵝卵石)을 깔아 맑은 물이 흐르게 하였다. 왕과 그의 손님들은 연못가 건축물에 마주 앉아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편으로는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한편으로는 연못의 경관과 바닥의 란석(卵石)을 굽어보았을 것으로 상상된다. 왕궁리의 정원유적은 그 규모는 작지만 정교하였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었다. 이는 정원을 조성한 자의 높은 기술을 보여주는 백제문화의 꽃이라 불릴 만하다.
왕궁리 정원유적이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신라의 안압지라는 대규모의 정원유적이 발굴되고 그 안에서 많은 유물이 출토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반면 백제는 풍부한 기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왕궁리의 정원유적이 발견되면서 그 실체가 확인되었고 백제 정원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백제의 정원 기술은 백제인 노자공에 의해 일본에 전해져 아스카시대정원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백제 정원에 대한 내용 아쉬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되었으나 백제 정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는 정작 백제 정원의 모습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짤막한 글이 쓰여진 안내판 이외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 정원을 주제로 한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원 관련코너인 중국의 망사원, 일본의 평성궁 동원 미니어처와 세계 각국의 정원 모형 전시장은 한편으로 밀려나고 중심이 되는 공간은 곤충체험장과 미니동물원, 전통농기구 전시장이 자리하였다.

 

메인 광장격인 백제연꽃무늬꽃밭과 사랑의 꽃동산은 언뜻 보아도 백제정원과는 거리가 먼 서양의 자수정원의 모습이었다. 조경사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관람객에게는 자칫 이러한 모습이 백제의 정원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백제 정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신라와 일본 정원의 원류가 된 백제정원의 중요성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종회  ·  본지 25기 통신원(한국전통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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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bb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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