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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W, 그리고 AECOM

월간 환경과조경20101261l환경과조경

AECOM으로 새롭게 태어난 70년 전통의 회사 EDAW

EDAW의 역사와 AECOM으로의 재탄생
조경이라는 개념이 인류와 함께 해 온지는 아주 오래 되었지만 하나의 학문으로 인정받고 전문 업종으로 분류된 지는 백여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짧은 역사이니만큼 지금의 조경학·조경업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온 초창기 회사들은 현대 조경학이 태동한 미국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회사의 역사나 규모면에서 단연 으뜸인 회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EDAW이다.

EDAW는 1939년 현대 조경학의 대부 가렛 에크보가 조경설계가이자 환경계획가인 에드워드 윌리엄스와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의 캘리포니아에 세운 조경설계회사가 그 시초다. 에크보는 좋은 디자인이 사회적 자산을 증진시킨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진정한 디자이너였고 윌리엄스는 오픈 스페이스의 열렬한 신봉자이면서 동시에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도시 성장을 엄격히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환경운동가였다. 도시와 자연을 바라보는 이 둘의 시각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조화시켜 개인 정원 설계에서부터 도시의 녹지체계계획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프로젝트에서 그들만의 신념을 잘 녹여내었고 이것이 70년 동안 EDAW가 업계에서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1945년, 조경설계가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과학, 예술,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융합된 ‘Total Landscape’라는 인식이 강해짐에 따라 회사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도 그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다. 기존의 에크보, 윌리엄스로 이루어진 양자 파트너십으로는 이 모든 프로젝트를 소화하기에 무리였고, 따라서 로버트 로이스톤이라는 새로운 조경가를 영입해 Eckbo, Royston & Williams라는 3자 파트너십을 구축하였다. 1953년에는 또 다른 조경가인 프란시스 딘이 합류했고, 1958년, 로버트 로이스톤이 떠나면서 다시 3자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다가 1964년, 조경가 돈 오스틴이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1967년, 회사의 명칭이 Eckbo, Dean, Austin, and Williams로 바뀌었다. 이것이 EDAW의 전신이며 1973년, 드디어 지금까지 약 45년간 불리워지게 된 EDAW로 개명하였다.

EDAW로 출범한 이후, 1980, 90년대에 회사는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이 전에도 해외 프로젝트를 한 경험이 다수 있지만 주로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면 이 시기에는 미 서부를 넘어서 미국 전역, 유럽, 중동,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아시아 지역으로 활발히 프로젝트의 범위를 넓혀 나갔다.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현지에 지사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고 자연히 회사의 규모는 커졌다. 또한 회사가 점점 성장함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격도 다양해지게 되었다. 개인 정원이나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부터 기업의 캠퍼스나 정부가 발주하는 큰 규모의 도시 설계·계획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2005년 EDAW는 또 한 번 도약한다. AECOM이라는 미국 업계 최대 규모의 건축/엔지니어링 회사에 합류하면서 더 크고 안정된 시스템 안에서 EDAW가 70년간 추구해온 디자인 철학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개발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AECOM 또한 기존의 건축/엔지니어링 디자인 분야를 넘어서 환경/지리정보 기술분야, 정부 사업 운용 관리 분야, 교통/토목 분야, 에너지/수자원 분야 그리고 경제 분석/계획 분야 등의 전문 기업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도시 인프라 전반을 총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글로벌 회사로 거듭났다.

2009년 10월, EDAW에서 AECOM으로 몇 년간의 전이기간을 거친 후 EDAW는 AECOM으로 완전히 편입되어 Design+Planning부문을 담당하게 되었다. 70여년간 현대 조경계의 가운데에 서서 디자인 이념과 가치를 전승해 오던 유서 깊은 기업이 이제는 그 이름을 역사에 묻고 AECOM이라는 새로운 동반자와 함께 새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혹자는 디자인 회사가 거대 기업의 시스템에 묻혀 그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학문 간의 협력, 국제적인 감각과 사고, 그리고 이와 동시에 지역적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현대의 트렌드 아래에서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일하고 있는 45,000여명의 AECOM 전문가 집단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들의 다양한 문화적, 학문적 배경과 그로부터의 경험,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교류와 협업이 분명 좋은 디자인, 더 나은 디자인을 가능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혜영·AECOM Design+Planning 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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