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이 조경분야에 주는 의미

양병이 명예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
라펜트l양병이 명예교수l기사입력2016-01-05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이 조경분야에 주는 의미

_양병이 명예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지난해 12월 12일에 국내외 언론들은 일제히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하는 2020년부터 적용될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이 채택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기후체제의 주요내용은 국제사회 공동의 장기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상승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하고,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한다. 국가별 기여방안(NDC)은 스스로 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매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하되 공통의 차별화된 책임 및 국별 여건을 감안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5년 단위로 파리협정 이행 전반에 대한 국제사회 공동 차원의 종합적인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을 도입하여 2023년에 이를 처음 실시하게 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내용이 합의된 바 있다.  
  
최근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위원회)의장으로 선출된 이회성 박사가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한국환경한림원의 정기총회에서 주제강연을 하였다. 이회성 박사는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이 채택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직접 참여하여 파리협정이 채택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한 것을 생생하게 전해 주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의 합의는 화석연료의 시대가 지나가고 신재생에너지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영향은 모든 산업과 경제 분야에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는 화석연료의존의 경제체제에서 탈피해 에너지절약형 혹은 신재생에너지형의 경제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박사의 전언에 의하면 이번 파리협정이 채택된 것은 미국의 석유재벌들이 파리협정에 대해 찬성의견을 표시한 점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그 동안 반대를 해 오던 석유재벌들이 화석연료의 종말을 예고하는 파리협정에 찬성한 사실은, 이들 기업들이 이미 탈석유시대에 대한 준비를 해 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석유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 연합은 아부다비 공항 근처에 마스다르(Masdar)라는 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이 도시를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도시를 건설하고 있음도 탈석유시대를 대비하는 장기 전략인 것이다. 

산림청장은 발 빠르게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외 산림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으로 신기후체제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 최대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경제림 단지를 재구획하고, 산림탄소상쇄제도를 활성화해 탄소흡수량 거래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조경분야에서는 신기후체제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는데 산림분야에서는 신기후체제의 준비를 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파리협정에 의해 시작된 신기후체제의 도래는 조경분야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조경분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회성 박사가 얘기하기를 많은 외국 벤처기업들이 탈석유시대와 기후변화시대를 대비해 신규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는데 그가 만난 기업 중에는 유전자조작을 통해 탄소흡수량을 최대화한 신품종의 수목을 육종하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작금의 우리나라 조경분야는 업무의 범위가 종래에 하던 것에만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조경시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과감하게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할 시대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과제와 신기후체제로 인한 탈석유시대에 대비해 조경분야가 참여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야 한다. 세계적인 초일류기업들도 종래의 업종을 과감히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_ 양병이 명예교수  ·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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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b@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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