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제자와 소통하는 법 上

김수봉 논설위원(계명대 생태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김수봉 교수l기사입력2016-11-11
제자와 소통하는 법 上


_김수봉 교수(계명대 생태조경학전공)




지난 달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우리 대학의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이 공학계열에서의 우수 수업사례로 필자를 지목해서 다른 교수들 앞에서 필자가 학생들과 강의시간에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발표해 달라고 했다. 그는 필자에게 특강을 부탁한 이유로 페이스 북을 통해서 간간히 접하는 우리학과의 수업 모습에 매력을 느꼈으며, 개인적으로 필자가 대학으로부터 우수교육상과 업적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신설학과인 생태조경학과를 대학 내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라서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는 발표 준비를 시작했다.

다음은 지난 10월 5일 필자가 여러 교수들 앞에서 발표한 “공학계열에서의 우수 수업사례: 생태조경학과” 강의 내용을 글로 엮은 것이다. 

필자의 강의는 크게 ‘강의의 목표’, ‘이름을 불러 주세요’ 그리고 ‘프로젝트중심’ 등 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강의모습(동영상 캡처)


강의의 목표: 인성 different
우리학과의 모토는 “생태조경학과, 다름이 시작되는 곳(dola, where difference begins)”이다. 다름이란 기존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여 변화를 만들어 내는 시도를 말한다. 인터넷 검색계의 선두주자인 구글(Google)과 스티브잡스의 아이폰(iPhone)이 바로 그 좋은 예다. 필자는 우리 제자들을 조경계의 구글과 아이폰과 같은 특별한 존재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필자는 제자들에게 “우리학과에 입학과 동시에 여러분은 달라질 것이며, 학년을 거치면서 자기 스스로의 성장을 프로젝트중심 수업을 통하여 확인하고, 그 성장을 통하여 달라진 여러분을 학교 바깥으로 내 보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다름’은 우리 학과 강의 목표다. 학기가 끝나면 학기의 시작과 반드시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남과 다른 특별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강조하는 것이 “폭넓은 교양지식, 깊은 전공지식,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예의염치”다. 그 중에서 필자가 강의시간에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예의염치를 아는 사람이다. 즉 인사 잘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도리를 지키고, 분수를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제자 즉 인성을 바로 갖춘 조경인을 말한다. 공과대학에서 제일 인사 잘 하는 학생들이 바로 생태조경학과 학생들이다. 이것은 입소문을 통해 우리 대학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을 불러주세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의 일부다. 생태조경학과의 입학정원은 동일계열과 농촌특별전형을 포함하여 34명이다. 생태조경학과 학생 수는 군입대, 휴학을 제외하고 약 120명 정도 된다. 교수로서 제일 재미있고 힘든 일은 제자들의 이름을 다 외워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 줄 때다. 우리학과는 다행이 숫자가 적어서 건망증이 심한 나도 거의 제자들의 이름을 다 외운다. 제자들과의 관계 시작은 그들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서 교수와 학생이라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스승과 제자라는 평등한 관계로 전환된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늘 복도나 건물 주변에서 제자들을 만나면 그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그리고 가벼운 대화를 하고는 헤어진다. 그리고 학과 교수님들 방에는 학생들이 만든 재학생 현황판이 배치되어 있다. 강의 후 쉬는 시간에도 현황판의 그들을 보며 늘 이름을 부르고 어떻게 지도할지 고민한다. 이 현황판은 매학기 교체된다.

생태조경학과 학생 현황판

_ 김수봉 교수  ·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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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kim@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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