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주민의 삶과 함께하는 노란 꽃의 향연 ″구례 산수유농업″

백승석 논설위원(한국농어촌공사 과장)
라펜트l백승석 박사l기사입력2016-12-14
주민의 삶과 함께하는 노란 꽃의 향연  “구례 산수유농업”



글_백승석 과장(한국농어촌공사)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3호로 지정된 구례 산수유농업의 면적은 2.69㎢로 구례군 산동면에 분포하고 있다. 구례군 총면적의 77.2%가 임야로 구성되어있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산동면은 임야가 82.8%로서 경작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적으로 열악한 산간지역이다. 

산동면에 언제부터 산수유를 재배하기 시작하였을까? 

구례지역에서 구전되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약 1천 년 전 중국 산둥 성 처녀가 구례로 시집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은 것이 유래가 되어 ‘산동’이라는 지명이 생겼고, 이때부터 산동지역에서 산수유 농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고문헌 기록에 의하면 “삼국유사 권2 기이편”에서 삼국시대 신라 경문왕(861-875) 때에 산수유나무를 식재하였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어, 약 1200년 전부터 산수유가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구례 산동면은 전형적인 산간마을로 농지가 부족하여, 산기슭에 산수유를 재배하였고, 평지에서는 전·답을 피해 집 주변·돌담 사이, 마을 어귀, 계곡에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에 따라 산수유군락은 산기슭에서 마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농업유산으로써 구례 산수유농업은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농업유산적 가치는 농업유산이 갖추어야할 5가지 가치인 생계, 생물다양성, 전통농법, 농업문화, 경관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산수유농업은 산동면 주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었고, 현재까지 이용되고 있다는데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경지면적이 약 11.7%에 불과한 산동면에서 재배되고 있는 약 95,400주(‘2015년 기준)의 산수유 열매는 주민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자, 대학나무라 불리 울 정도로 자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재배해야하는 나무였다. 현재 산동면에서 산수유는 전국 총 생산량의 약70%를 생산할 정도로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 산수유군락에 의해 보전되고 유지되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기능에 가치를 둘 수 있다. 산수유군락은 산기슭의 완경사면과 계곡, 집과 돌담 주변에 산수유나무를 재배하면서 형성되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산림, 마을, 하천으로 이어지는 생태환경은 산수유군락을 매개로 연결되어 안정적 생태계를 유지하여,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산동면 생태계 구조(출처: 구례 산수유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서, 2016)

셋째, 산수유 재배 및 열매 채취 등 전통농법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는데 가치를 둘 수 있다. 산수유나무 재배와 열매 채취는 현재까지도 인간의 수작업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과거 산수유 열매 채취를 위해 사람이 나무에 직접 올라 손으로 채취하였고, 산수유 씨 분리를 위해 산수유 열매를 잡고 손으로 씨를 밀거나, 열매를 입에 물고 앞니로 까서 그릇에 뱉는 작업을 계속 반복해 씨를 분리하였다. 그러나 기술적 발전, 지역주민의 고령화로 인해 이러한 전통적 농업방식은 현대화된 기계식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산수유 열매 채취                                          산수유 씨 분리작업-앞니로 제거
(출처:국가농업유산 브로셔, 2015)                (출처: 구례 산수유농업 산동팜 투어-구례군, 2016)

넷째, 산수유와 관련된 농업문화가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다는데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산수유농업에 사용되었던 농기구들이 현재까지 전승되어 농업에 활동되고 있으며, 산동지역에서 산수유 씨를 발라내면서 부르는 노동요로 “산동애가”가 아낙네들 사이에 구전되고 있다. 또한 산수유 시목지에서는 매년 산수유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제를 지내고 있다


산동애가                                                                      시목지의 풍년제
                                                                            (출처: 구례 산수유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서, 2016)

다섯째, 산수유군락지에서 보이는 노랗게 물든 산과 들의 모습은 산동지역에서 형성되어진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에 농업유산적 가치를 둘 수 있다. 1천년이상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산수유군락은 마을 돌담, 집, 계곡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산수유의 빨간 열매 역시 산동지역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활용한 구례 산수유축제는 년간 80만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국내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산수유마을 전경


        계곡 주변 산수유군락                          돌담과 산수유 열매                            산수유 건조작업
(출처: 구례 산수유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서, 2016)

이처럼 산수유나무가 가지고 있는 경관적 가치이외도 다양한 가치를 지닌 산수유농업을 보전·관리하기 위하여 구례군과 지역주민들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역주민에게 산수유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산수유농업 전승학교”를 운영하였고, 산수유 축제기간에는 방문객에게 산수유농업을 홍보하기 위해 “산수유학교”를 운영하여 큰 효과를 얻었다. 또한 산수유농업 팜투어를 통해 산수유농업의 가치와 지역을 홍보하는 활동을 작년부터 시행하여, 산수유의 가치가 경관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농업적 측면의 가치도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와 보전을 위한 참여를 이끄는데 주력하고 있다.


         산수유농업 전승학교 운영                                   산수유축제 장의 산수유학교 모습


구례 산수유농업 “산동팜투어(출처: 구례군, 2016)
글·사진 _ 백승석 박사  ·  한국농어촌공사 지역개발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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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seok14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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