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말해야 합니다

김진수 논설위원((사)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이사)
라펜트l기사입력2020-10-21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말해야 합니다




_김진수((사)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이사))



우리는 ‘우리’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사용합니다. 이 말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요? 어쩌면 울타리를 뜻하는 말에서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한 울타리 안에서 공동체생활을 하며 공동의 이익과 고통을 공유하는 무리를 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우리’는 작게는 ‘너와 나’ 두 명을 뜻하기도 하고 크게는 모든 지구인을 더 크게는 지구의 모든 생명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라는 말을 하게 되면 ‘우리’에서 타인의 고통을 나누게 됩니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게 됩니다. 그 말에는 타인의 고통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반투족어에는 ‘우분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네가 있으므로 인해서 내가 있다’라고 합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성립이 됩니다. 비록 짝사랑이라 할지라도 그 대상은 존재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듯이 이 세상은 누군가가 있어서 내가 존재하는 것이고 무엇인가가 있어서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론이 길어졌습니다만 지구의 공동체를 말하고 생물다양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환경운동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스웨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이것을 더 절절하게 느끼고 지금의 기성세대에게 그 책임을 묻습니다. 어린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고 환경운동을 합니다. ‘이 위기에 학교를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외치며 우리에게 각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위기라 하고 누구는 지나친 걱정이라고 합니다. 저도 ‘그레타 툰베리’와 같이 본래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지구의 환경에 대해, 동식물의 멸종에 대해 우려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끊임없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망가져가는 환경에 대해 말해왔습니다. 이런 환경파괴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 때문입니다. 그 욕심이 조화를 깨트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모두가 각성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현명한 소비, 최소한의 소비를 해야만 합니다.  두 번째는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흑림(schwarzwald)’은 과거에 로마인들이 붙인 이름이지만 그만큼 숲이 우거져서 어둡고 땅은 기름져 검기 때문에 붙인 말입니다. 독일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 ‘흑림’이고 정말 많은 공무원이나 산림과 관련된 사람들이 방문한 곳이기도 합니다. 독일사람들은 숲의 치유효과에 대해 일찍부터 연구하고 그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숲에서 치유하는 것에 대해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흑림’은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가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입구


높이 20m정도의 산책로

2019년에 다녀온 곳은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자연의 훼손을 줄이고 보다 높은 곳에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높은 산책로를 만들고 전망대도 나무를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곳의 이름인 ‘baumwipfelpfad’라는 단어는 ‘나무꼭대기에 만든 길’이라는 뜻으로 그야말로 멋지고 재미있고 아름다운 ‘치유의 숲’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자연을 공부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장소들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설물과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우리나라의 산림청에서도 곳곳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쉽게 숲으로 가서 치유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쉽게 자주 숲이나 공원을 접하고 싶어 합니다. 나무와 숲의 치유효과가 중요하기에 법적으로도 숲을 대체할 수 있도록 공원의 면적을 정해 놓았습니다. 인구1인당 공원의 면적이 정해져 있지만 대한민국은 산은 공원의 숫자나 면적은 외국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습니다. 공원의 효능은 거리에 있습니다. 이용하기에 편리한 거리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멀면 가기 어렵고, 커다란 공원은 주말에 마음을 먹고 이용을 해야 합니다. 외국의 유명한 공원들이 각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접근성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공원이 많지 않습니다. 동네의 공원은 너무 작고 대부분 으슥합니다. 그나마도 아쉬워 많은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터가 됩니다. 인구가 집중되고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바로 ‘숲빌딩’을 만드는 것입니다. 얼마 전 중국 청두의 실패한 숲아파트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이 숲아파트는 밀라노의 ‘Bosco Verticale’를 모방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들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인간의 거주시설이나 상업시설을 위한 건물입니다. 우리는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오롯이 공원을 위한 빌딩을 만들면 어떨까요? 고층빌딩에 실내정원, 발코니정원, 옥상정원을 만들고 중간 중간에 작은 도서관, 실내놀이터, 간이 운동시설, 카페 등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시설물들은 아주 최소화하고 건물의 중앙부분은 햇볕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뚫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옥상에는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을 함께 조성하고 빗물을 이용하는 생태공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가가 높은 도시의 곳곳에 이런 ‘숲빌딩’을 조성하는 것은 사람들을 위해 생물다양성을 위해, 도시의 미기후개선을 위해 충분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장점은 이루 다 열거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그 비용에 대해 시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말하는 가성비로 따지면 크게 문제되지도 않을 겁니다. 즉 1,000㎡의 면적에 19층만 지어도 옥상을 포함하여 20,000㎡의 공원을 조성할 수 있으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빌딩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준들이 필요할 겁니다.

- 생물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생태적으로 조성한다.
- 주차장과 시설물을 최소화 한다.
- 건물중앙을 노출시키고 다양한 기법을 적용해 자연채광을 높인다.
- 수직녹화, 옥상녹화, 실내녹화, 발코니녹화, 도시농업 등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한다.
- 계단을 활용하여 등산과 같은 운동을 하도록 한다. 기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물을 계획한다.
- 1년 365일,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옥상녹화의 활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용이 적게 들고 유지관리가 쉬운 생태형옥상녹화를 선호하지만 공간의 활용면에서는 곳곳에 이용형 옥상녹화를 조성하는 것도 ‘숲빌딩’과 마찬가지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대형 민간건물을 지자체에서 임대하여 공원을 조성하면 됩니다. 지금까지는 민간건물에 대해 옥상녹화를 지원해주는 사업에 그쳤다면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유용한 장소를 발굴하여 건축주와의 협의를 통해 옥상에 공원을 조성해야 합니다. 물론 유지관리까지 해야 합니다. 백화점이나 다중이용시설과 같은 상업건물이면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좋고, 사람들은 상업시설의 이용과 공원의 이용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겠죠. 이런 장소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있냐구요? 바로 뉴욕의 하이라인이 그 훌륭한 예입니다. 처음에는 철거하려는 고가철로를 지켜내고 유지하려고 시작한 시민운동이 결국에는 ‘하이라인파크’라는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욕의 명소가 되어 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서울로7017’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물론 적은 공간에 여러가지 부족한 면도 있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처음의 주제로 돌아가 봅니다. 지구의 환경이 위태롭습니다. 더불어 인간의 삶도 위태롭습니다. 도시집중화로 인해 미세먼지의 영향은 심해지고 도시미기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다양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도시를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남겨진 생태는 보호하고, 인공지반녹화를 통해 생물다양성 등 생태계에 작은 도움을 주고 우리는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옥상녹화, 수직녹화 등이 더 광범위하게 조성되고 잘 조성이 되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사진 _ 김진수 대표  ·  랜드아키생태조경
다른기사 보기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인포21C 제휴정보

  • 입찰
  • 낙찰
  • 특별혜택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