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새로운 진화 위해 다른 태도로 조경을 들여다보아야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라펜트l홍광표 회장l기사입력2023-01-20
<신년사>

새로운 진화 위해 다른 태도로 조경을 들여다보아야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조경인 여러분 모두가 원하시는 것 두루 원만성취하시고, 하루하루 복된 나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입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영리한 동물이라고 일컬어져왔습니다. 그리고 걷지 않고 뛰어다니는 동물이어서 부지런함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뛰면서 방향전환 능력이 뛰어나서 자기를 공격하기 위해서 따라오는 동물들을 따돌리는데도 뛰어난 능력이 있습니다.

조경인 여러분! 올해는 이렇게 영리하고, 민첩하며 부지런한 토끼를 닮으셔서 모든 일을 지혜롭게 처리하시고, 신속하게 판단하시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셔서 성공적인 한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한국조경 50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이 작년 말에 열렸습니다. 50년이라는 세월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50년 동안 조경인들은 새로운 도전의 나날을 보내며 조경분야를 일구어왔고, 그 덕분에 조경은 건설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50년 전에 조경이 우리 사회에 첫발을 붙일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서 조경은 기술적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조경이 타 분야와의 융복합적 차원의 짝짓기에 인색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조경분야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조경은 첨단과학과 기술을 연구하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를 절실히 느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조경재료의 개발과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활용은 조경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새로운 조경재료의 개발은 새로운 공간미학을 창조하는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고도로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의 도입은 조경을 다차원의 세계로 인도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조경분야는 조경이 가진 비방(秘方)을 일반 시민들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정원사들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원을 만드는 법을 적어놓은 ‘작정서(作庭書)’를 헤이안(平安)시대부터 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작정서의 보급은 정원을 만드는 기술을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정원분야가 사회적으로 지평을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조경은 우리 분야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일반인들에게 전수하는데 인색해왔습니다. 물론 조경이 가진 핵심기술은 일반인들에게 전수한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따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은 매뉴얼을 만들어서 일반에 널리 알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경이 무엇을 하는 분야인지를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습니다. 아직도 비전문가들이 조경이 나무 심는 정도의 일을 하는 분야라고 알고 있다면(그렇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조경인들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경인 여러분! 올해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조경을 생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경의 새로운 진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로 조경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토끼처럼 부지런하고 지혜롭게 한해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경인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계묘년 새해에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홍광표 올림
_ 홍광표 회장  ·  한국정원디자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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