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영국에서의 공원녹지 평가 Part Ⅰ

남진보 논설위원(목포대 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남진보 교수l기사입력2023-07-24
영국 공원녹지의 위기와 흥미로운 대응 (7)
영국에서의 공원녹지 평가 PartⅠ




_남진보 목포대 조경학과 교수



공원녹지 경관적, 이용적 측면에서의 발전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상당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공원녹지의 조성은 해외 어느 나라와 견주어 보아도 훌륭하다. 그런데, 이러한 맥락은 국내·외에서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다. 국제적인 대도시 뉴욕, 런던 등, 그리고 국내 대도시 서울의 경우 첫째 둘째 문장의 맥락과 상통한다. 그러나 대도시 외 지역의 공원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쉽게 답변하기는 어렵다. 공원녹지의 조성과 관리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공원녹지는 예쁘다. 마치 새 옷과 새 신발을 입힌 것처럼 말이다. 그 이후가 문제이다. 관리이다. 그런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관리는 잘되고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하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최근 동향을 보았을 때 더욱 그러하다. 이에 공원녹지 평가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는 바이다. 공원녹지를 잘 관리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한 중요성도 상당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관리해야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지침의 일환인 것이다.

영국(Public Park Assessment), 미국(Park Score), 일본(도시공원 지정관리자의 공원 운영관리 평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공원녹지 평가에 대한 매뉴얼 또는 평가항목 등은 구글 검색을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국내는 이와 비교하였을 때, 공원녹지 평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2013년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도시공원 정책 수립을 위한 공원 평가모델 개발 연구’ 보고서가 출판되었으나, 이후 평가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공원녹지 평가가 기존 유지관리 중심에서 운영관리 영역까지 확대하여 평가를 보이고 있는 추세이다. 즉, 공원녹지에서도 경영이라는 맥락의 등장과 함께, 평가도 함께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국내에서도 일반재단법인 공원재단(일본)과 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공원관리 가이드북’을 2021년 출판하였다. 

공원가이드북_공원관리 운영을 위한 핸드북

관리측면에서의 서적이기는 하나, 평가를 위한 필독도서로 소개하고 싶다. 기존에 유지관리 중심에서 운영관리까지 확대된 맥락을 보이기에 흥미롭다. 더욱이 평가 주체에 대한 변화도 중요하다. 2001년 영국 Urban Park Forum에서 시행한 ‘Public Park Assessment’의 경우는 영국 403개 공공부문인 지자체에서 응답한 결과이다. 다양한 공원녹지 평가 주체에 대한 그 어떠한 검증은 없었지만, 평가주체의 확대는 공원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르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즉, 운영관리까지의 확대된, 그리고 평가주체의 차별화를 보이는 평가 도구가 필요하다. 많이들 알고 계시기는 하나 영국 Green Flag Award를 소개하고자 한다. Green Flag Award는 1996년 영국 (잉글랜드)에서 처음 출시되었으며, 평가 및 시상은 1997년부터 시행되었다. GFA 참가신청을 통해 수상 된 녹지 공간의 수는 1997년 7개의 녹지 공간에 대한 수상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 1555개의 공원녹지가 수상할 정도로 엄청나게 확대되었다.


Green Flag Award 수상 공원 (자료: https://www.qub.ac.uk)

흥미로운 것은 Green Flag Award가 영국 소유의 국가 공원녹지 평가로 알고 있으나, ‘Keep Britain Tidy’라는 영국 단체의 소유이며, 라이센스를 영국 정부가 빌려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Green Flag Award가 1990년대 후반 의미있게 떠오른 이유는 정책에서의 관리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정책인 ‘The Urban White Paper of 2000’에서 강조되었다. “공원과 오픈스페이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에 Green Flag Award를 적용하며, 이는 전반적인 공원 발전을 위한 정책의 이해와 발달에 이바지할 것이다.” Regulation 17 in The Urban White Paper of 2000. 이후 Green Flag Award의 필요성과 신뢰성은 급격히 상향되었다. 이후, 2006년 National Audit Office에서도 녹지 공간 경영의 발전을 위해 국가적 기준으로서 GFA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였다.

Green Flag Award의 평가는 Desk Assessment와 Field Assessment로 나누어져 있으며, 평가항목은 Figure 3과 같다. 워낙 유명한 평가지표이기에 아래 평가지표와 더욱 자세한 내용은 남진보 2019년 논문 “영국 녹지 정책과 녹지 평가 발달에 대한 이해: Green Flag Award를 중심으로” 참조하시되면 된다.


Green Flag Award의 평가지표

평가방법은 사전 교육프로그램을 이수 받은 평가자가 Green Flag Award를 신청한 공원녹지를 방문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사전연락 없이 불시에 방문한다. 예전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의 일종이었던 미스테리 쇼퍼처럼 말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 호에서 다룰 예정이다. 공공부문과 커뮤니티 부문에서는 상당히 이 평가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Green Flag Award의 평가지표와 평가방법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2019년 필자가 영국에 있을 때 한국의 OO 단체에서 Green Flag Award의 한국 도입을 위한 라이센스 작업에 대한 요청이 와서 몇 번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였는데, 2020년 갑작스레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어 도와드리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Green Flag Award의 활용은 유럽, 호주,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확대되었다(북유럽은 공원 컨설턴트 Sid Sullivan에 의해 Green Flag Award를 벤치마킹한 Nordic Green Flag Award로 활용). 흥미롭고 기쁜 소식은 국내의 포항철길숲이 수상하였다는 것이다.


국내 Green Flag Award 수상-포항철길숲 (자료: Green Flag Award 홈페이지)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수상은, 영국 셰필드의 한 공원의 Green Flag Award 신청을 도왔던, 그리고 신청하기까지의 수년간 공원 운영, 관리 및 연구를 함께 한 사람으로서 수상하였을 때의 그 기분을 다시 회상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을 해 주신 것이다. 정말 축하드리고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Green Flag Award가 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평가방식과 복잡하고 주관적 개입이 많다고 생각하는 지표 등으로 영국의 일부 지자체는 Green Flag Award를 벤치마킹하여 간소화한 공원녹지 평가지표를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에든버러의 ‘Edinburgh-Green Flag Award & Parks and Greenspace Quality Assessments’와 셰필드의 ‘Sheffield Standard’이다. 


Sheffield Standard 평가지표 (자료: Sheffield City Council)

특히, Sheffield Standard는 상당히 활성화된 평가도구이다. 셰필드 커뮤니티와 관련하여 이미 소개되었던 Sheffield Green Spaces Forum에서 많은 평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이 포럼은 격월 개최되는데, 지자체 공원녹지 관리 부서와 커뮤니티 부분에서 Sheffield Standard의 자체평가를 통해 공원 전반적인 관리 정도를 파악한다. 공원녹지 평가는 관리주체와의 연관성으로 상당히 불편한 접근방법일 수도 있다. 즉, 국내의 경우 공원녹지의 관리주체가 전적으로 공공부문일 것인데, 평가의 결과에 따라 상당한 불편한 무언가와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도 관리주체가 확대되었으나, 여전히 공공부문의 책임의 비율은 높다. 그런데도 공원녹지 평가에 관한 내용이 불편하지 않게 공유되어 생산적인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아마도 이해관계자로서 커뮤니티의 관리주체 비율이 크기 때문일지 모른다.
 
The Park Needs Assessment의 문구를 인용하면, 공원평가의 필요성은 자산으로서 공원과 레크레이션을 이해하고, 이를 향상, 확대 그리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라 하였다. 중요한 것은 공원녹지 평가 주체의 확대(공공, 민간, 커뮤니티 등)를 통해 공원녹지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Green Flag Award를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원녹지 평가의 원론적인 목적이다. 영국 정책에서 기대한 것과 같이 상당히 기능이 상실한 그리고 잘 관리되지 못한 공원녹지의 질을 향상하고자 함인데, 왠지 서울 및 기타 대도시의 주요 자리에 자리 잡은 공원들만 선정되는 듯하다. Green Flag Award의 본연의 목적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면, 선정대상지, 평가방식 등을 다시금 들여다볼 때이며, 비판적 담론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다음 호에서 저의 의견을 공유하도록 하겠다.
_ 남진보 교수  ·  목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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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nam@m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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