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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어’한 시대, 아파트 조경 어디로 가야 하나

월간 환경과조경20142310l환경과조경

응답하라 1994

조경은 ‘만 불 시대의 직업’이라는 속설이 있다. 국민소득 1만 불 시대에 진입한 것은 1994년 말이었다.1 ‘응사앓이’라는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1994”의 배경이 되는 해다. LG 트윈스가 마지막으 로 우승한 해이기도 하다.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희대의 사고도 있었다. 백화점 버스가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며 고객을 실어 나르던 그때,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건설 정책과 함께 분당, 평촌, 일산, 산본, 중동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었다. 그 덕분에 나는 대한주택공사에서 아파트 대량 공급을 위한 물량 설계에 애쓰고 있었다. 조경의 질적 수준에 대한 고민이나 새로운 실험과 시도에 대한 갈증은 접어둔 채. 만 불 시대로의 진입과 함께 소득과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외부 환경에 대한 관심과 질적 수준 향상에 대한 욕구도 높아졌다. 이런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아파트 ‘차별화’라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평면의 다양화, 인테리어와 마감재의 고급화, 최신형 가전제품의 제공 등이 주요 차별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곧 한계에 봉착했다.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 관심을 외부 공간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외부공간 차별화’는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전략이었다. 아파트 조경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조경은 ‘만 불 시대의 직업’이라는 속설이 반드시 속설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최정민 교수  ·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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