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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의 공존, 모스크바의 왈츠

월간 환경과조경20143311l환경과조경

역설의 공존, 모스크바의 왈츠


변화의 신호탄, 자리아드예 파크 국제 설계 공모

러시아는 동양인가, 서양인가? 약 200년 전 프랑스와의 전쟁 이후, 그리고 약 100년 전 혁명 당시 러시아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질문이다. 러시아는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알코올 중독의 증가, 남성 평균 수명의 급락,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함께 지금껏 혼란 속에서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모스크바의 심장부로부터 러시아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그 움직임은 바로 자리아드예 파크 국제 설계 공모전이다.

지난 해 크렘린 궁과 붉은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자리아드예 구역 13만m2의 부지를 대상으로 국제 공모전이 펼쳐졌다. 27개국 420개의 회사가 87팀의 컨소시엄을 꾸렸다. 명단만 보아도 모두가 알만한 쟁쟁한 회사들이 도전한 대형 공모전이었다. 그 배경에는 100억 루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10억 원이라는 막대한 공사비가 책정되어 있는 조건도 작용했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따로 있었다. 1958년 이후로 한 번도 공원을 조성한 적이 없던 모스크바가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는 사실, 그리고 공원 부지가 단위 m2당 11,538달러에 이르는 고가의 땅이라는 조건이다. 누가 이 공모전을 그냥 지나치겠는가.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한’ 이 공모전은 세계 조경계의 중요한 사건이자 러시아 역사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김정화  ·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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