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정원박람회] 포토가든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12개 정원 사진으로 엿보기라펜트l기사입력2023-10-16
‘2023 서울정원문화박람회’가 6일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서 개막했다. ‘바람, 풀 그리고 정원’을 주제로 시민들이 참여한 포토가든은 10개가 조성됐으며, 클린스튜디오팀의 ‘하늘이의 새물’이 금상을 수상했다.
금상│하늘이의 새물│클린스튜디오(박지은, 한주희)
하늘공원은 과거 쓰레기 산에서 생태보고로 다시 태어난, 존재만으로 가치있는 서울의 명소이다. 이 땅의 기억을 가진 채 가을 하늘공원의 주인공이 된 억새는 빛과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는 하늘공원의 소중한 역사와 억새의 아름다움을 배로 담을 수 있는 포토가든을 마련했다. ‘더러움’으로 느껴지던 공간이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는 모습을 ‘빨래’로 비유하고 억새와 함께 빛과 바람이라는 자연적인 요소와 어우러지는 정원을 만들고자 한다.
은상│켜-놓다│Floor리스트(김한새, 박준영)
바람이 켜켜이 쌓는 층과 방문객의 추억이 수놓아지며 쌓이는 층을 뜻한다. 대상지의 독특한 장소성을 살려 바람을 주요 키워드로 삼고, 바람의 두 가지 성격을 담아내고자 했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여러 ‘층’을 의미하는 시설물을 해 주위에 자연(풀)이 함께 어우러진 정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방문객들 또한 이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또 하나의 흔적을 담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설계했다.
동상│맴돌바람│바람둥이(신도영, 강민희, 김가은, 최혜진)
쌓인 쓰레기가 산을 이루던 하늘공원에서 새 바람이 불어 생명의 소용돌이가 치는 모습과 그 안에 우리의 자리를 표현했다. 바람을 따라 소용돌이로 향했을 때, 비로소 자연이 보여주는 생명의 공간에 집중하게 되며, 우리는 고요한 가운데에서 바람과 풀을 비롯한 자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정원 안에 앉아 역동하는 자연을 느낄 때, 사람들은 경이로운 자연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생각해보게 된다.
동상│다음 곡은 내가 틀게!│헤이하이(김문선, 구경모)
하늘공원의 억새는 장관을 연출한다. 황금빛 억새들이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때론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리곤 한다. 어쩌면 이 음악 소리는 쓰레기로부터 다시 태어난 요정들의 애창곡일지도 모른다. 요정들은 LP판에 담긴 소중한 곡을 축음기로 가져가며, 다음 곡은 내가 틀 거라 이야기한다. 축음기에서 나오는 음악은 억새의 소리로 연주되며 퍼져나간다. 과거에는 쓰레기산이었던 하늘공원이, 현재는 아름다운 경치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억새숲이 됐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상│플랜트케이션(Plantcation)│에메랄드랩(김연주)
혼자 독립적으로 거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단위인 1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포토가든은 실제 반려식물에게 적합한 생육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반려견을 산책해주듯 외부에 나와 충분한 영양분을 주고 들어가는 사람들의 행위에서 착안하게 됐다. 정서적인 교감의 내면적 소통과 함께 외부로 나아가게 해주는 외면적 소통을 이끌어주는 반려식물과 함께 현재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며 자유로움을 느꺄보면 어떨까?
너의 소식이 닿기를 ‘바람’│WINdow(장규민)
창문 앞에 앉아 너의 소식을 기다린다. 창밖을 내다보며 네가 올까, 너의 소식을 닮은 편지가 올까 기다린다.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속에 있지는 않을까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들려오지는 않을까 하늘공원에서 너의 소식을 기다린다. 과거를 딛고 달려간 너의 소식이 궁금하다. 억새 초지가 바람에 스치며 속삭이는 너의 소식을 듣는다. 다시 한 번 너의 소식이 닿기를 ‘바람’
우풍자우│한정판(김한빈, 김유정)
우풍자우 友風子雨: ‘구름’을 달리 이르는 말. 바람은 구름과 함께 움직이므로 구름의 벗이고, 비는 구름으로 말미암아 생기므로 구름의 자식이라는 뜻이다. 이 정원에 핵심인 계단 구조물은 가장 높은 단에 올라앉으면 구름 위에 앉아 하늘에 더 맞닿은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될 것이다. 억새 물결이 바람이라면, 이 계단에 앉은 사람은 억새와 눈높이가 비슷해지며 그의 친구인 구름이 되어줄 것이다.
이루어지다. 바람(wish)이│옥우옥우(이장우, 김종옥)
과거 꽃이 피어있는 섬이라는 뜻의 ‘중초도(中草島)’로 불렸던 난지도가 쓰레기 매립지에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자 하는 바람(wish)이 표현된 정원이다. 월드컵공원의 환경조성을 위한 복원 방법의 단면층을 시각화해 쓰레기 산에서 꽃이 다시 피러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했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구조물을 통해 정원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원의 입구(오른쪽 아래)에서 한강 방향(왼쪽 위)로 시선을 옮기며 바람(wish)을 느낄 수 있다.
찰칵, 나│고슴도치(박효빈, 전세연)
포토부스라는 컨셉으로 실내에서만 이루어지던 즉선사진의 감성을 드넓은 억새 초지를 배경으로 연출해보았다. 포토가든은 이목을 끌고 사람들과 하늘공원의 연결을 이끄는 역할로서, 정원을 통해 하늘공원의 과거를 드러내고 더 나아가 사진을 찍은 행위로 관람객이 직접 환경의 중요성과 재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정원은 풀을 통해 사진을 통해 보이지 않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한다.
초록별 추억상점│귀를 기울이면(윤민영, 양서연, 오승민)
이곳은 자연의 소리와 추억을 파는 ‘초록별 추억상점’이다. 상점에서 자주 보이는 시설물로 정원에 들어왔을 때 마치 상점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리는 추억을 회상시키는 매개 중 하나이다. 식물들이 반겨주는 초록별 추억상점에서 억새와 바람의 음악 소리, 그리고 내면의 진실한 소리에 귀 기울여보길 바란다. 억새의 소리와 추억이 마음에 남아 매년 가을마다 행복했던 추억이 생각날 것이다.
풍량계가 있는 비밀의 문│소와숲(박소은)
주제를 본 순간 억새밭에 있을 바람에 따라 도는 낡은 풍량계를 떠올렸다. 낡은 풍량계는 아주 오래 전, 30여년 전부터 그리며 늘 곁에 두고 싶었던 것 같다. 이유는 모르지만, 아주 어릴 적 어떤 지루한 한국영화였던 것 같은데, 허허벌판에 다다다 소리가 나는 낡은 풍랴계를 보고 가슴 깊이 새겨진 것 같았다. 그러면서 바쁘게 살다 다시 잠깐 생각나다 다시 바쁜 일 상 속으로... 그러다 예쩐부터 작업하던 그림 컷에는 그런 풍량계까 잠깐씩 등장했다. 그렇게 그리던 것을 이제 현실화해 실물로 설치하려고 한다.
활력; 살아있는 힘│아르스(최수아, 최가은)
하늘공원은 악취와 오염으로 더렵혀진 쓰레기 매립장에서 억새로 인해 서울의 상징적인 명소로 다시금 새롭게 재탄생된 곳이다. 이처럼 억새는 거친 땅에서도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억센 풀이다. 꽃말 또한 살아있는 힘, 활력을 나타낸다. 이를 보면 우리도 억새롸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친 세상에 기죽지 않고 활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도 하나의 억센 풀이다. 굳센 억새를 보며 어떤 이는 자신도 잘 견뎌왔다는 위안을, 다른 이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응원을 받았으면 한다.
-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관련키워드l서울특별시, 포토가든, 서울정원박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