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新실크로드 일대일로, 건설업계 ‘집중’

[인터뷰] 이선호 SICO 주한국대표
라펜트l기사입력2017-12-06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역점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2014년부터 2049년까지 35년간 65개 국가를 연결하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로, 一帶는 육상경제벨트, 一路는 해상경제벨트를 의미하며 이를 통해 세계를 연결코자 하는 21세기 新실크로드이다.

3개의 내륙 실크로드 경제벨트 루트는 중국-중앙아시아-러시아-유럽(발트해),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페르시아만-지중해, 중국-동남아시아-남아시아-인도양 루트로 구성되며, 2개의 해양 실크로드 루트는 중국 해안-남중국해-인도양-유럽 및 중국 해안-남중국해-남태평양 루트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 중심에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유엔 협력기구 실크로드국제문화경제무역합작교류조직(이하 SICO)이 있다. 지난 11월 8일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의 업무협약 체결 결과 국제교류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SICO 동북아센터가 경기도 평택에 입주한다는 소식에 한중 경제·산업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평택시 현덕면 장수·권관리와 포승읍 신영리 일대 232만㎡에 조성 중인 현덕지구는 7천500억 원을 투입, 내년 말까지 부지 조성을 마무리한 뒤 분양을 거쳐 중화권 친화 도시형태로 개발된다. 황해청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평택항 인근지역에 위치한 K6 미군기지, 평택 당진항 인근 황해경자구역이 한·미·중 3개국의 중심지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SICO에는 20개국이 가입한 상태이며, 한국은 아직 비회원국이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협력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일대일로 건설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선호 SICO 주한국총대표는 “12월 중순 한중 정상의 만남을 통해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일대일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선호 SICO 주한국대표


SICO 소개 및 역할, 그리고 한국대표로서의 역할이 궁금하다.

SICO(The Silk Road International Cultural & Economic Cooperation Communication Organization, 실크로드국제문화경제무역합작교류조직)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과 65개 실크로드 인접국가들 간의 문화, 경제, 무역, 교류를 담당하는 UN 협력기구로 제네바에 등록된 비정부 국제기구다.

SICO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 회의 때 시진핑 주석이 창립했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이하 AIIB)을 설립하고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펀드(Silk Road Fund)를 조성해 일대일로를 추진하자라는 취지하에 민간조직에서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당초 실크로드특별기금위원회 산하기구였으나 실크로드기금위원회는 기금(1,000억 달러)을 운용하고, SICO는 2016년 위원회에서 분리돼 국제적 대외활동을 전담하는 민간조직으로 개편됐다. 현재 20여개 나라에 대표처들이 설립되어 그 나라와 지역에 관련되어 일대일로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각종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공간플랫폼으로 서로 연결하고 통하는 자유무역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대일로는 5가지 연결고리와 3가지의 원칙으로 추진된다. 정책, 인프라, 교역, 금융, 인력의 소통이라는 5가지 연결고리와 공동으로 상의하고, 공동으로 건설하며, 공동으로 이윤을 내자는 3가지 원칙이다.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지구촌 공동체 안에서 공동으로 발전하는 것이 일대일로의 최종적 목표이다.

특히 SICO는 2016년 한국에 대표부를 설치하고 한중우호 및 경제협력 교류활동을 추진해 최근 황해청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2년 전부터 SICO의 부비서장 겸 한국의 대표로서 파견되어 정부 및 지자체, 각종 단체들과 접촉하며 한중간 경제무역의 초석을 다져왔다. 이는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대표로서 향후 한국과 일대일로에 관련된 많은 인프라 건설뿐만 아니라 투자, 무역, 인문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의 MOU를 통해 한국이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및 효과는?

황해청과는 지난해부터 수시 교류하며 지속적으로 일대일로 사업 연계추진에 대해 협의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경기도시사,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평택시장과 만나서 서로 평택 황해 지역에 대한 일대일로와의 협력관계 및 평택 부지를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 끝에 MOU를 체결했다.

주 핵심내용은 동북아의 중심이 될 SICO 동북아센터를 평택에 건립하는 것과 황해청이 SICO 동북아센터 설치 행정지원 및 연관 투자유치 우대정책 등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SICO는 동북아센터 설치와 중국 내 회원기관에 경기도 투자 프로젝트 홍보하는 내용이다.

평택항은 위해, 대련, 상해 등 중국의 12개 항만과 서로 교류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지역의 경우 19시간이면 배가 중국에 도착한다. 평택항은 대한민국의 3대 항이고, 자동차 수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평택은 향후 5년 뒤 중국 광둥성에 있는 신흥 산업도시 심천(深圳)과 같이 크게 발전할 도시이다. 지리적 위치상으로 한중 물류산업단지나 신항만건설에 유리하고, 실제 평택시에서도 항만 확장계획을 세우고 있어 일대일로와 연결된 공동항만투자 등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투자 가능한 중국 기업들을 선정해 1월쯤 현지를 방문하고 단계적으로 체계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은 한반도의 특성상 해상 실크로드가 활성화될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평택항과 중국 옌타이항을 연결하는 ‘한중 열차페리’ 운행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를 연결하자는 내용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현되면 한국에서 유럽까지 철도 연결이 가능해 진다.

경기연구원의 「일대일로와 한중 열차페리 연계추진 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열차페리는 2만 톤급 선박의 갑판에 200m 길이의 선로를 5개 정도 설치해 최대 80량의 화차를 선적한 뒤 항만에 도착하면 기차를 연결해 철로로 수송하는 방식이다. 북한으로 인해 섬과 같은 한국이지만 철도가 바다를 건너 대륙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 열차를 이용한다면 배로 40일이 걸리는 런던까지 15일이면 도달할 수 있어 엄청난 속도가 단축된다. 실현된다면 한중간 해상실크로드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대일로 미연결구간(Missing Link) 연결방안 ⓒ경기연구원(2016)


올해 5월 시진핑 주석과 함께 일대일로국제합작포럼을 포함 다양한 포럼이 개최됐다.

5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최대 규모의 포럼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시진핑 주석이 주최를 하시고 29개 나라 정상, 150개 국제조직, 1,500명 규모의 해외귀빈들이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일대일로를 통해 여러 인접 국가들과 같이 경제공동체 하에 공동으로 상의하고, 공동으로 투자하고, 공동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중국정부에서도 AIIB 자금증자, 중국 실크로드펀드 자금증자, 중국 금융계인 중국개발은행, 중국수출은행에서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다루었다. 참석한 여러 국가들과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산업단지조성 및 프로젝트 계약 등이 이루어졌다. 한국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원이 한국대표로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접견해 한중관계 및 일대일로에 대한 것들을 논의했다.

11월 21일에 베이징에서 민간국제조직 일대일로 포럼이 있었다. 시진핑 주석 축전에 의하면 앞으로 일대일로 건설에 있어 민간국제단체들의 힘과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SICO와 같은 민간국제조직이 향후 막대한 힘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5위의 지분보유국으로서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 참여에 유리하다. 침체되어 있는 국내 건설산업에 다시 활기가 불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가?

AIIB는 앞으로 일대일로 건설이나 인프라 건설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제금융조직이다. 그중 제5대 주주인 한국은 큰 권력과 책임을 담당할 수 있는 지위이다. 아직 한중간 일대일로의 실질적인 프로젝트는 없지만 앞으로 AIIB를 통한 한중간 인프라 건설, 산업단지 건설, 물류단지 건설, 문화경제 교류에 AIIB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의 건설기업들도 AIIB에 대한 기능과 실질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범위나 정보, 시스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소통을 통해 좋은 일들을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대일로 전략 추진에서 지속가능 발전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건설산업에서 향후 대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일대일로는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에서 인프라, 도로건설, 가스, 신도시건설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접 60여개 국가와 연결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70년대 중동건설에 큰 효과를 본 한국의 입장에서는 제2의 중동진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대일로는 자금, 건설능력 등 가능한 자원을 투자해서 공동이 이윤을 창출하는 개방적인 정책이다.

조경 또한 중국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인접국가의 인프라 건설, 산업단지 건설에 필요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아파트 단지에 조경이 엄청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국민들도 해외의 좋은 조경을 쉽게 접하며 더 좋은 조경을 원하고 있다.

오는 12월 중순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할 예정이며, 일대일로에 관한 협상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와 정부사이의 소통을 거쳐서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일대일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시장이 세계화되고, 일대일로 사업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업체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기업은 우선 전문성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글로벌시대 세계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정확한 정보공유가 중요하다. SICO와 같은 민간실크로드 조직을 통해 좋은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는 대형건설업체도 있지만 중소기업들도 많기에 이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이윤을 창출하려면 치밀한 준비와 정확한 정보가 필수다.

또한 일대일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일대일로의 정체성, 법규문제, 금융문제 등은 인터넷이나 SICO 대표처를 방문해 정보를 얻으실 수 있다. SICO는 중국이나 인접국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하에 ‘독주’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독주’가 아니라 ‘합창’이다. 일대일로는 다함께 참여해서 프로젝트를 창출하는 것이기에 때문에 상호간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제 산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한중수교 25주년이 곧 26년째로 들어가는 가운데 12월 중순에 있을 한중 양국 정상의 만남을 통해 일대일로에 대한 논의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리라 기대한다. 그간 사드문제로 한중간의 관계가 주춤했지만 정치적 신뢰와 원만한 소통으로 정확한 정보를 기업에게 전달해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한중 FTA 체결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상호간 개방의 폭을 넓혀 무역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에서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규제를 풀어주는 등 활성화시킨다면 일대일로에 연결된 인프라 투자가 대폭 강화되고, 국가와 국가뿐만 아니라 지역과 지역의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일대일로라는 큰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으로 번영하는 하나의 길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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