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시티 중앙광장 공모전, ″다른 관점으로 대상을 직시하는 것″

[인터뷰] 경희대학교 김소희, 김준택, 이주현
라펜트l기사입력2019-11-22

 

알파돔시티 자산관리(주)가 조경, 도시, 경관, 디자인, 건축 등 관련학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판교 알파돔시티 중앙광장 랜드마크 조성 아이디어 공모전’에 경희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김준택, 김소희, 이주현 학생의 ‘PANGYO SYNAPSE (판교시냅스_살아있는 지형)’이 당선됐다.

대상작은 뉴런세포사이의 결합 관계인 시냅스를 닮아있는 듯한 환경, 사람, 여가문화, 식물, 생물과 상효작용을 형상화했다. 개인의 공간과 오브제는 물론이고, 자연과 인간의 커뮤니티를 연결해 도시적 흐름에 새로운 시냅스를 첨가했다.

이주현, 김소희, 김준택 경희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


‘판교 알파돔시티 중앙광장 랜드마크 조성 아이디어 공모전’에 당선되셨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김준택 : 즐거움의 축배를 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팀의 계획이 반영되어 판교의 중심 공간으로 구현되는 것에 뿌듯함과 쾌감 등 긍정적인 감정이 듭니다. 함께 해준 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며 동고동락해준 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

김소희 : 작년부터 팀으로서 여러 작업을 함께 했는데, 졸업 직전에 유종의 미를 거두어 기쁩니다. 지금까지 즐겁게 함께 달려와 준 팀원들에게 정말로 고맙습니다.

이주현 : 학부과정의 졸업작품으로 참여한 공모전인데 귀한 상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고생해주신 팀원과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리며, 부족함 많은 작품을 높게 평가해주신 심사자분들께도 감사인사 전합니다.


대상작 ‘PANGYO SYNAPSE(판교시냅스_살아있는 지형)’은 제목부터가 독특합니다. 환경, 사람, 여가문화, 식물, 생물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마치 뉴런세포사이의 결합 관계인 시냅스를 닮아있다는 것에서 착안하셨는데, 이러한 콘셉트를 잡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

판교의 중앙광장은 타 광장과는 대비되는 독특한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광장의 각 모서리에 메가사이즈의 빌딩 4개와 그것을 연결하는 통로인 컬쳐벨리가 도넛 형태로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본 광장은 건물 내에서 보았을 때 경관의 중심축에 구축되어 있었으며 판교 광장 일대의 원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본 광장을 디자인할 때, 광장을 독립적으로 설계하는 것 보다 사람, 건물, 인문요소, 자연요소들이 형태적 및 의미적 및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더욱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저희 팀은 ‘근원적 의미’에서 영감을 얻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형태적 디자인 전에 모두 같이 머리를 맞대고 심오한 의미적 고민에 빠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충분한 의미적 고민을 한 후에 형태적 설계를 하면, 결과물이 더욱 풍부해지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Biomimicry(바이오미미크리)’라는 개념을 브레인스토밍과정에 이용했습니다. 생물모방기술이라고도 불리며, 의미는 ‘생물 및 자연의 형태나 기능을 모방하고 과학 기술에 접목하여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바이오미미크리의 의미 하에, 뉴런세포 사이의 신진대사와 물질교환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뉴런세포 사이의 결합 관계인 시냅스처럼 판교 광장의 지형과 사람 대기가 결합되어 서로 좋은 물질을 교환한다는 콘셉트를 도출했습니다.

또한 저희 팀의 아이디어 도출 방법은 보통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다른 관점으로 대상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거시의 미시화, 미시의 거시화’의 과정을 좋아합니다. 작은 것을 크게 보고, 큰 것을 작게 보면 일반적인 관점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관찰됩니다. 이번 판교광장 또한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시냅스를 거시적 관점으로 확대하여 해석하여 공간에 도입했습니다.


대상지가 중앙광장인 만큼 광장에 대한 고찰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광장은 비워진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광장이라는 공간을 자연 확산형 곡선으로 디자인하셨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는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기도 했는데요. 설계자들은 이 광장이 어떠한 광장이 되길 원하셨나요?

한국은 대규모 도시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top view(거시적)으로 도시를 바라보면 격자의 그리드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그리드 형태의 도시에 상반되는 유기적 형태의 자연 확산형 곡선을 도입하여, 의미적으로 자연과 조화되는 광장을 도입하고 싶었습니다. 즉, sky view에서 판교를 관찰하였을 때 수많은 사각형 건물, 격자 도시구조, 직선 도로와 상반되는 저희의 광장이 자연 유기적 형태로 도시 속 편안한 공간으로 거듭나길 원했습니다. ‘Biophilia(자연을 좋아하는 생명체의 본질적이고 유기적인 소양)’라는 생태용어가 있습니다. 자연 요소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또한 시대에 화두가 되는 기술 요소들을 재해석하여 광장에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도시에 무턱대고 잔디광장을 두고 나무를 심는 디자인보다, 자연이 가진 능력을 현대기술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광장의 주 수용자인 인간에게 유익한 공간이 아닐까라는 해석을 하였습니다.


컬쳐벨리와 스퀘어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돼 있고, 조경적, 예술적 요소도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광장에 적용되는 것의 중요성이 있다면?

저희는 보통의 ‘조경적’이라는 말이 참 모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자연적인 요소만을 추구하며 픽처레스크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조경의 목표는 쾌적한 외부경관 창출이고, 수많은 수단 중 일부로 자연을 사용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연 요소에만 매달리지 말고 발전하는 과학과 시대에 발맞추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쾌적한 판교광장 조성’이라는 목표 하에, ‘자연, AI, 디스플레이, 예술, APP 등의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였습니다. 자연 요소와 기술적-예술적 요소들이 조화되니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기능들이 산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광장을 플랫한 공간으로 남겨두는 것 보다,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최소한의 인간과 자연을 위한 행태적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모전은 대상지를 계획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공공시설물 디자인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조각’이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했는데요. 자연조각의 탄생과정이 궁금합니다.

‘자연조각’은 말 그대로, 공공시설물을 하나의 조형물로 해석한 결과물입니다. 각 공간에 산재되어있는 시설물들을 자연이라는 테마아래, 주변 환경에 적합한 형태를 구상하였습니다. 조형언어에서의 ‘선’과 ‘면’, 자연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감동’과 ‘소박한 감동’을 대응시키며 디자인을 진행한 결과물이 ‘자연조각’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작업을 하신 당사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김준택 : 추가적인 창의적 아이디어가 도출되었는데, 현실가능성과 공모전의 제약을 고려하다보니, 많이 생략되었습니다. Thomas Heatherwick의 작품 ‘Vessel’처럼 아주 참신한 구조물을 도입하고 싶었는데, 이곳은 한국이고, 실현가능성을 고려하여 포기했습니다.

김소희 : 주어진 대지 안에서 가독성 있게 내용을 전개해야하다 보니 많은 아이디어들이 생략되어 아쉽습니다. 그리고 조감도 이미지가 정말 멋지게 나왔는데 더 크게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하네요.

이주현 : 팀보다 본인에게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학생이 대상인 공모전이여서 더욱 과감하고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소극적인 제안만을 하게 되고 적극적인 제안에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더욱 도전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는데 본인이 억제한 것 같아 그 점이 아쉽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간과 시설물을 디자인하며 팀원들과의 해석이 엇갈려 언어를 통일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더욱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위하여 각자의 ‘디자인’이라는 언어를 일치시키고, ‘조형’이라는 어휘부터 ‘자연스러움’과 같은 어휘까지 의미를 통일시켜나가는 작업이 정말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한 달 가까이 밤샘 작업을 하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전제 하에,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식비가 초과되었지만, 긍정적 에너지로 환산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 분의 앞으로의 계획은?

김준택 : 토마스 헤더윅 같은 괴짜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이주현 : 졸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습니다. 디자인이라는 영역특성상 여러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입체적 공부가 되기 때문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험하며 일할계획입니다.

김소희 : 단기적인 목표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고, 장기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앞으로 고민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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