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복원정보] 우리나라의 복원사업 실태와 그 해결 방안

이창석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회장
라펜트l이창석 회장l기사입력2017-04-16


우리나라의 복원사업 실태와 그 해결 방안


_이창석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회장



복원사업 실태

생태적 복원의 개념과 절차에 대해서는 일반생태학 및 복원생태학 (이 등 2013) 교과서 그리고 국제생태복원학회의 홈페이지(SERI 2004, ww.ser.org)를 통해서도 안내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복원사업에서 이러한 복원생태학의 원리는 대체로 무시되고 있는 경향이다. 국내의 복원사업에서 진단평가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고, 도입되어도 그 결과에 기초하여 복원의 수준과 방법이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훼손 정도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복원사업은 적극적 방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비용과 에너지가 낭비되고,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하고도 효과는 크지 않다. 대조생태정보도 거의 활용되지 않고, 사업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 모델이 없고 목표가 없는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복원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외래종이 도입되는 경우도 많고, 생태적 공간분포를 크게 벗어난 외지 종(일명, 국내 외래종)이나 더 큰 생태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미소 서식처를 벗어나 도입생물들이 배치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이 등 2007). 모니터링은 이루어지지만 사업초기에 복원의 목표가 되는 대조생태정보가 활용되지 않아 효과적인 순응관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복원의 효과 평가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이 계속 진행되어도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 등 2011, 안 등 2014).


문제 해결 방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복원사업의 발전을 이루고, 나아가 환경의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복원의 원칙이 정해져야 한다. 그 원칙은 국립생태원 건립 사례를 소개하여 하나의 지침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국립생태원은 생태연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연구기관이다. 이러한 설립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생태원은 설계에서부터 건립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생태학적 원리, 특히 복원생태학적 원리를 충실히 반영하여 복원사업의 모델로 삼을 수 있다(Temperton etal. 2014).

국립생태원에 적용된 복원생태학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복원사업은 대조생태정보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졌다.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으로부터 수집한 대조생태정보에 바탕을 두고 12개 삼림식생유형(그림 1)과 9개 습지 유형(그림 2)을 현장에 조성하여 향후 수행될 복원프로젝트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둘째, 오랜 기간 과도한 인간의 간섭을 벗어나 비교적 온전한 자연경관을 회복한 DMZ를 모방하여 습지에서 구릉지에 이르는 저지대 경관을 복원하여 차원이 다른 복원 모델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도로와 전선을 지중화하여 생태적 연결성을 회복하였다(그림 3). 셋째, 과거의 논을 자연의 과정에 맡겨 습지로 되돌리는 자발적 복원(passive restoration)을 실현하였다. 넷째, 기존의 농업용 저수지의 사면을 완만한 경사로 다듬고, 수변 완충 식생대, 횃대, 섬 등을 도입하는 복원처리를 하여 천연기념물 원앙과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큰고니 등을 유인하여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하였다. 다섯째, 연구동을 비롯하여 인위적 공간 주변에도 대조생태 정보에 기초한 자연식생을 도입하여 외래종, 외지종, 개량종 중심으로 진행하던 조경사업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림 4). 여섯째, 건립과정은 물론 운영 시에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중유리, 자연채광과 같은 친환경 건축기술과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온실가스 상쇄율(carbon offset)이 80% 수준을 유지하게 하였다(김 등 2014).

< 구상나무군락 >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구상나무군락의 설계도(위) 및 실제 모습


< 소나무군락 >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소나무군락의 설계도(위) 및 실제모습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습지식생 복원 모델


복원 현장 모습


결론

인간을 포함하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종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서로 상호작용한다. 종들 간의 이러한 상호작용이 생태계를 규정하는 것이다. 생태계는 인간이 그것으로부터 혜택을 얻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태계 서비스는 토양, 동·식물, 공기 및 물 같은 자연 자원을 우리가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어떤 것으로 바꾸어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균류, 토양 동물, 박테리아 등이 햇빛, 탄소 및 질소의 원 ‘재료’를 비옥한 토양으로 전환시킬 때 이러한 전환이 생태계 서비스이다.

생태계 서비스는 자연이 제공하는 환경적 혜택 및 자연적 기능이다. 그들은 인간 집단이 생태계 기능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혜택이다. 그들의 다양한 혜택은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공학기술을 적용한 처리가 국지적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좋아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생태계를 안정화 시키고 유지하는데 있어서 보다 중요한 총체적 역할을 통해 인간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자원을 감소시키면 그 혜택도 줄어든다.

역으로 우리가 우리의 자연 자원을 잘 지키고 유지하면 우리는 더 큰 혜택을 돌려받을 것이다. 우리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로부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의 실재를 확인한다. 이제 자연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생태계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법은 온전한 생태계의 기능을 인공(기계)장치가 제공하는 기능과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수질정화 시설의 작동 비용을 습지와 삼림을 포함하는 기능적 유역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구상에 인간 활동의 자국이 늘어나고 있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기술적 역량이 커짐에 따라 우리는 점차 우리 주변의 세상에 더 심한 영향을 가하고 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생활스타일과 소비 수준이 생태계의 생존 능력과 인간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생태계와 인간 집단 사이의 상호 의존성이 계속 증가한다면 그들의 지속가능성은 학제적 노력을 통해 동시에 관리되어야 한다. 환경안보는 인간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생태계처럼 생각하기 위한 노력은 환경이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안에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 환경 파괴와 생물다양성의 소실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우리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생활이 길어질수록 환경 파괴와 생물다양성 소실의 규모와 정도도 더 커진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는 어떤 문제를 방치한 채 기다린다고 하여 이루어질 수 없다. 훼손된 환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리가 행동을 취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환경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_ 이창석 회장  ·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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