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남 쌍둥이 습지공원 조성 제안···철새 구하고 ESG도 실천”
경기연구원, ‘경기-충남 쌍둥이 습지공원 제안’ 보고서 발간우리의 갯벌의 가치(자료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 경기연구원 제공
경기만의 갯벌은 2000년도에 이미 절반 이상 훼손됐다.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1999년도에 습지보전법을 제정했지만, 이후에도 경기만 갯벌은 지속 매립·훼손되고 있다.
경기만 갯벌이 속하는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도요새 개체가 급감 중인데, 이는 한국과 중국의 갯벌 훼손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새만금 간척으로 붉은어깨도요 개체 수는 60% 급감했다.
국제사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착한 투자를 권고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자산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기후 위기를 맞아 더욱 고조되고 있다. 돈과 기술을 활용해 자연 자원의 순손실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경기만의 갯벌을 ESG 관점에서 봐야 한다. 회피-최소화-복원-상쇄와 같은 대안으로 접근해야 하며, 대안 없는 일방적 간척과 매립은 불허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경기-충남 쌍둥이 습지공원 제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만(태안반도와 옹진반도와의 사이에 있는 만)과 아산만(경기 평택시와 충남 아산시·당진시 사이에 있는 만)은 공유수면으로 딱히 행정구역으로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경기만-아산만 습지가 람사르협약 국제적 기준에 충분하게 부합하는 귀한 생물 서식지로 그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다. 대대로 우리 식량의 원천이었고, 2000년대까지도 한국미기록종이 발견됐다. 미래에는 해양 생태계가 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의 가치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블루카본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생물, 맹그로브 숲, 염습지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말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맹그로브(mangrove), 잘피(seagrass), 염습지(salt marsh)를 블루카본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어 갯벌도 공식 인증을 받도록 하는 것이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갯벌 동물의 먹이가 되는 미세조류들은 식물보다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는 에너지원으로 과학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정치 외교적으로도 노력이 병행돼야 블루카본으로 인증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2021년에는 우리나라 4개(서천 유부도, 고창, 순천만, 신안 등)의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갯벌 복원 사업이 시작돼 장기적이고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연간 가치가 약 18조 원(해양수산개발원, 2022)인 우리나라 갯벌에 대한 인식도 변해 다시 복원하자는 ‘역간척’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경기-충남 쌍둥이 갯벌공원 제안 / 경기연구원 제공
이에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생태적 위상에 맞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라며 “우리나라는 강과 호수가 발달해 땅과 물이 만나 생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가장자리 효과로 높은 생물다양성 보유한 생태적 전이대와 우수한 기후대로 만들어진 생태계 보존 정책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각각 도 내 갯벌공원 등 쌍둥이 습지공원을 조성해 물새들의 서식 환경을 조성해 협력해야 한다. 또 매립만 하지 말고 반 정도는 습지공원으로 조성·보호해 생물다양성, 회복탄력성 등 다양한 효과를 발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쌍둥이 습지 조성으로 ▲서식지가 두 가지로 다양하고 ▲A 습지 서식 어려울 때 대안으로 B 습지에 서식이 가능하며 ▲경기도는 북쪽으로 충남은 남쪽으로 서식지 확대하면 서해안 생태축의 단계적 완성 등 복합적인 기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와 충청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쌍둥이 습지를 조성해 각각 북과 남 방향으로 확대한다면 철새들의 낙원인 서해 연안 생태축이 될 것”이라며 “귀한 갯벌. 매립만 하지 말고 반 정도는 습지공원으로 조성하자”고 강조했다.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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