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의 다양한 방식 ‘조경더하기, 조경나누기’
강한솔·윤호준 소장의 ‘조경이상 특강’ 성료지난 3일(토) 조경계 이슈를 주제로 한 관객참여형 집담회 ‘조경이상 특강’이 마포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2018 대한민국 조경문화제’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강연에서는 강한솔 얼라이브어스 소장과 윤호준 조경하다 열음 소장의 발제와 함께 객석과 소통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들은 서로 다른 조경 작업방식에 대해 ‘조경더하기, 조경나누기’로 이름을 붙여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강한솔 소장의 ‘조경더하기’는 전통적인 조경의 작업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도시, 건축 등 다른 전문분야의 작업물에 조경이 더해지는 방식은 조경에서 가장 많이 하는 작업형태일 것이다.
강 소장은 “건축이 이미 완성된 상황에서 수행하는 조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 위해 공간을 잘 살피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이 이미 되어 있는 공간을 스케일에 따라 주택정원, 상업공간, 도시적 스케일로 구분해 설명했다. 주택정원에서는 건축과 조경 둘 모두를 돋보이게 하는 식재를, 상업공간에서는 조경을 하나의 쇼룸으로 인식하게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도시적인 스케일에서 조경을 도입할 때는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구조를 어떻게 짜나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고 한다. 현재 강 소장은 2020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새롭게 조성되는 카타르 알 투 마마의 조경설계를 하고 있다. 이슬람의 패턴과 카타르 심볼, 사막 경관이 드러나는 설계로 2020년 만나볼 수 있다.
관객과의 소통 시간에는 설계회사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한국 설계업이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시스템 문제를 외부적 요인으로만 돌리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은 개선해나가야 한다. 파트너가 일을 더 할지언정 직원들에게 불합리한 조건으로 하는 등 좋은 회사문화를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한다. 좋은 문화를 겪은 직원이 합리적으로 일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음세대 설계자를 위한 과정이고 우리의 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호준 조경하다 열음 대표의 ‘조경나누기’는 조경을 공유한다는 개념에서 공공공간에서의 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마을만들기, 도시재생사업, 정원박람회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윤 대표는 최근 이슈인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 “생활밀착형 조경을 위해서는 수많은 대화를 통해 주민,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잘 해석해나가는 커뮤니티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겪어야 장소에 대한 애착이 생기기 때문에 그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공간이 버려질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공간에 들어갈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한 프로젝트에서는 ‘정원초상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을 전시하는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이 시대에 정원에서 찍은 사진을 통해 유대관계가 회복되고 주민협의체도 활성화되고 있다.
조경공간은 누군가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에 내구성이 좋고 관리가 용이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가 필요하다면 담당 공무원과의 협의도 원만하게 이끌어내야 한다. 이밖에도 시민정원사나 공원사진사, 해설사가 조경공간을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는 사람들이다.
타 분야와의 협업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특히 페브릭디자인, 목공예, 핸드그래프트 등 예술분야와의 협업사례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어의 질문을 통해 우리나라 정원박람회에 대한 의견도 나누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정원박람회를 “첼시나 쇼몽의 쇼가든과 독일 도시재생차원에서의 존치하는 정원 두 가지 형태가 섞인 형태”라며 “쇼가든을 하기에는 내구성이 떨어지고, 존치를 생각하면 화려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정원박람회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최측에서는 정원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작가입장에서는 스스로가 기준을 가지고 임하지 않으면 보여주기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팟캐스트 ‘꽃길사이’, 그리고 조경여행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경을 알리며 조경나누기에 힘쓰고 있다.
한편 ‘조경이상’은 30명 정도의 젊은 조경가들의 모임으로, 조경의 가치를 알리고 보다 균등한 정보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지역별로 투어를 하면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강한솔 소장이 몸담고 있는 얼라이브어스는 조경과 건축이 동일한 위계를 가지고 공동대표로 있는 곳이다. 윤호준 대표의 조경하다 열음은 조경을 명사에 가두는 것이 아닌 조경활동 자체에 의미를 두기 위해 동사로 회사명을 지었다고 한다.
-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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