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 이사람] 주미옥 (주)아이비전솔루테크 대표

조경과 디자인, 경계를 넘어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3-23

주미옥 (주)아이비전솔루테크 대표의 명함을 들여다보면 ‘환경디자인, 설치미술, 벽화나 조형물, 가드닝’이라고 적혀있다. ‘어떤 회사’라고 정의할 수 없이 여러 가지 정체를 가진 회사이다.


“제가 하는 일은 좀 산만한 것 같아요”


그러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일들을 하는 업체인 것만은 확실하다. 알면 알수록 궁금증을 자아내는 (주)아이비전솔루테크와 주미옥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미옥 (주)아이비전솔루테크 대표


조경과 시각디자인


“조형물이나 벽화가 조경공간에 많이 들어섰어요. 그때부터 조경을 공부하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시각디자인과 조경은 ‘시각적’이라는 공통점도 있고요”


주미옥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을 조경학으로 이수했다. 그녀의 세부전공은 ‘색채’. 현재는 시각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녀는 조경 일을 하며 ‘스케일 감’을 익혔다고 말한다. 공공미술가들은 대부분 회화나 조각하는 사람들로, 우리나라에서는 공공미술가들이 할 수 있는 큰 프로젝트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주미옥 대표는 조경을 만나고 난 뒤, 보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작업하게 된다. 가장 작은 공간이 소규모 근린공원이나 어린이공원이니 기존 프로젝트와는 규모면에서 많이 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예상안과 실제 시공결과물이 달라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공간도 거뜬하다.


농촌진흥청의 ‘한국적 색태를 활용한 도심가로화단 매뉴얼’이나 서울시의 ‘가로변 꽃식재 기본지침’ 등의 용역을 수행하기도 했다. 전공인 색채와 조경의 합작이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에서 이 매뉴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서울시 가로변 꽃식재 기본지침(2010.3)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주)아이비전솔루테크


(주)아이비전솔루테크는 환경디자인, 설치미술, 벽화나 조형물, 가드닝을 하는 업체이다. 특히 가드닝은 커피숍이나 주택, 상가를 대상으로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얼마 전에는 스타벅스와 함께 ‘컨테이너 가든’을 작업했다. 석촌호수점, 소공동점, 안국점의 입구가 봄으로 화사하게 피었다. 콘셉트는 ‘봄’이다. 애니시다, 라넌큘러스, 꽃양귀비, 삼색조팝 등 ‘노랑색’을 주된 색채로 사용했다. 여기서도 야생화가 사용됐다. 주미옥 대표는 “야생화는 발전지향적인 아이템”이라 말한다. 야생화에 대한 애착이 있다.


경기도와 함께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사업(셉테드)’도 진행한다. 낡은 담장을 개선하고, 골목길 조명 확충, 휴게시설과 소공원 등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조경과 디자인이 어우러져 환경디자인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현재 주미옥 대표는 범죄예방학회 환경디자인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단지설계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24만평의 ‘한국 패션물류단지’는 아시아최대 규모로, 아울렛과 물류지가 동시에 들어설 계획이다. 그중 (주)아이비전솔루테크는 12만평의 물류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마을디자인과 함께 국비지원 ‘귀농농장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귀농인 스스로 농장을 도면으로 설계하고 농장주변의 자연자원, 마을자원을 담아 마스터플랜을 작성하는 과정이다. 이론과 실습, 현장견학 등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다.



이천패션아울렛 물류단지 조감도


공공미술과 조경


다양한 일을 하지만 주미옥 대표의 관심은 ‘공공미술’에 있다. 공공미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적 즐거움을 주는 분야이다.


“조경의 ‘식물’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희망적인 소재이다”


공공미술에서는 보통 벽화나 조형물 등 소재가 제한적이다. 그러나 그녀는 조경을 만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한다.


다만 식물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쉽게 죽인다거나 한 번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봄이 되면 꽃이나 식물을 심는 여러 행사들이 있다. 의도는 좋지만 일부 현장에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한번 피고 죽거나 물을 너무 자주 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해 하기도 한다.


그녀는 공간의 유지 관리 지속성을 위해 범부채나 비비추, 원추리, 매발톱, 구절초, 패랭이 등 야생화 활용을 권장한다. 야생화를 활용하면 이듬해에 그 식물을 다시 만날 수 있고, 다시 심는 비용을 일부 줄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식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도 흡족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단조성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기에도 좋다. 벽화를 작업할 때는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참여형 벽화와 전문가형 벽화로 구분해서 작업해야 하지만, 화단조성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win-win


다양한 일을 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주미옥 대표는 ‘여러 분야가 win-win하는 것’을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분야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의 분야를 동등하게 여긴다.


직원을 대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주미옥 대표는 직원에게 “발전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라”고 말한다. 그 사람이 잘되는 것이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재산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수가 된 직원은 아르바이트 학생을 보내거나 좋은 인터사원을 회사에 보내주는 등 다양하게 서로 돕고 있다. 이것이 주미옥 대표가 분야를 아끼고 분야를 발전시키는 win-win전략이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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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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