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지상부 전면보행화…연말 마스터플랜 마련

광화문포럼, 광화문광장 개선의 원칙과 방향 제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6-01

광화문포럼이 제안한 서울시 광화문광장 개선 조감도 ⓒ서울시

미래 광화문광장의 구상안이 제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길 것을 선언하며 광화문광장을 역사·문화거리로 복원하고 광장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구상안은 광화문의 단절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상부를 전면 보행화 하는 안으로, 광화문포럼의 위원장, 공간부문 위원, 교통부문 위원, 조경설계사무소 동심원이 협력해 계획했다.

기존안을 중심으로 개선된 안은 3호선 라인을 피해 율곡로를 지하화함으로써 역사성을 지닌 월대 회복과 해태상 이전이 가능하고, 세종대로를 지하화해 율곡로와 연결함으로써 버스노선을 유지하면서 광장과 광화문의 단절을 해소할 수 있다. 이로써 지상부가 전면 보행화 되어 광장의 기능과 축의 중심성, 보행접근성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안이다. 포럼의 4개 분과에 따라 ▲역사부문 ▲공간부문 ▲교통부문 ▲문화부문의 반영사항을 모두 담고 있다.

포럼은 “구체적인 그림은 아니지만 대중교통 노선 지하화를 통해 광장상부를 보행중심으로 전환하는 큰 그림이며,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먼 미래를 바라보았을 때에도 손색없는 진정한 광장으로서의 모습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1안. 율곡로 지하화, 좌회전유턴 우회 처리안
2안. 율곡로 곡선화, 광장 편측 배치안
3안. 율곡로·세종로 전면 지하화, 지상부 광장 조성안

지난 31일(수) ‘광화문포럼 발표 및 시민대토론회’가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광화문포럼은 지난 1년간 각계 전문가 32인과 시 내부위원 14명이 모여 그동안 제기된 광장의 문제점을 개선을 위해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광장 개선의 방향, 관련 계획과 사업 및 운영 시 고려해야 할 원칙과 실현방안을 도출했다. 매달 1회 정례 포럼을 개최했으며, 필요에 따라 분과회의를 가졌다. 아울러 포럼에서 도출한 광장 개선안은 시민대토론회를 통해 시민과의 논의를 거치고, 서울시와 중앙정부에서 검토가 될 수 있도록 제안됐다.

함인선 BHW건축 대표가 발제한 포럼이 제시한 광장에 대한 5가지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광화문광장은 역사와 미래가 같이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광화문 광장을 다시 만드는 일은 역사적 공간을 온전히 수복하는 일이자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영원히 기념하는 과업으로, 광화문광장은 역사와 미래가 같이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둘째, 광화문 광장은 국가 중심공간이 되어야 한다. 광장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과 공간적 성격을 볼 때 광장은 완성되지 않았으며, 광장의 외연을 형성하는 건물군의 형태와 개방성 등의 관리로 국가 중심공간의 격에 맞도록 재편되어야 한다.

셋째, 광화문광장은 더욱 공공적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공공의 요구는 무한히 다양하고 주체적 이용을 원하는 것으로 광장의 시설 및 조경을 최소화하여 ‘최대의 비움’을 통해 광화문 광장이 광장 이용자의 주체적, 자발적 행위에 열려있도록 더욱 공공적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광화문광장은 일상과 비일상이 소통하는 장소여야 한다. 도시의 공공공간은 다층적 공간, 일상과 비일상이 공존하고 끝없이 다른 공공공간과 연계되는 공간이어야 하며, 광화문광장이 상실한 일상성 회복을 위해서는 주변 도시구조와의 보행네트워크를 회복시켜야 한다.

다섯째,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는 상향적,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어야 한다. 국가 중심공간을 수복하는 일만큼 전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없으며, 광화문 광장이 제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회적 합의과정 및 시민과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계획과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아울러 4개 부문별로 제시한 광장에 대한 큰 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광화문광장의 역사성 회복’에 대해 홍순민 명지대 교수가 설명했다. 광화문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가로를 중심으로 백운동천과 삼청동천을 포함한 지역을 광장의 공간영역으로 보고, 광화문광장의 공간 영역을 새로이 꾸민다는 것은 오랜 역사의 층위 위에 한 켜를 쌓는 작업임을 공유하며, 역사적 흔적들을 효과적으로 살리고 부각시키는 ‘역사성 보존 및 회복의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가권력공간’과 ‘역사적 상징공간’에 더하여 ‘시민중심의 광장민주주의 상징 공간’을 반영할 수 있도록 광화문광장 성격을 재설정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광화문월대 복원과 해태상 이전, ‘광장-광화문-경복궁-백악-북한산-하늘’로 연결되는 경관축 보존과 옛길 및 도시구조의 보존방향을 발표했다. 

‘광화문광장의 공간 개선’을 설명한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3가지의 공간조성의 원칙과 방향을 발표하며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단절된 경복궁(역사공간)과 도시공간을 연결하며 도시골격과 맥락을 회복하고,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거쳐 백악 및 보현봉과 어우러져 하늘로 이어지는 경관을 고려, 대한민국 서울의 대표 모습을 주변 건축과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나가자는 내용이다. 

또한 비움의 원칙 하에서 광화문광장을 교통섬이 아닌 완결된 보행광장으로 확대 개편하고, 옛 물길과 광장 이면부를 포함한 일대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통합적 계획을 수립하여 보행 활동과 도시기능 확충을 통한 도심재생을 제시했다. 주변 건축물의 관리, 지하공간의 활용 및 물길 회복 등은 향후 과제로 남겼다.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광장 재구조화에 있어 교통부문의 선결과제로 역사성 회복과 도심 보행화 등 광장개선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동의하에 승용차 수요관리와 한양도성 내 대중교통서비스의 강화, 산업지원차량의 통행권 보장을 제시했다.

교통부문의 팔수적인 고려사항으로는 주요 동서축 간선도로인 율곡로의 기능유지, 광장에서의 대중교통 환승을 위한 대책, 주변 지역의 생활권 보호를 위한 생활도로 보호 대책 수립, 주변필지의 통행권 보장 등을 이야기했다.

손수호 인덕대 교수는 광화문광장 이용에 대한 운영 원칙과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이용성 측면에서는 광장이 일회성 행사와 축제공간이 아닌 시민들의 일상적인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원칙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 장소성에 부합하는 비일상적 활동을 수용한다는 내용이다. 

운영 측면에서는 시민들의 일상적, 자발적인 다양한 활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광장을 가급적 비우는 방안, 상업 활동 제한 및 공공행사 축소, 행사시설물 설치기준 및 음향 기준 설정, 광장성격에 맞는 행사 및 프로그램은 정례화, ‘차 없는 거리’ 확대. 주변건축물 내 문화 및 휴식시설 확충방안 등을 제시했다.   



한편 시민참여단 110인은 지난 5월 13일 발대식을 갖고 워크숍을 통해 미래모습을 그려보고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시민참여단은 역사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을 지양하며, 보행자 중심의 공간, 차도의 지하화, 녹지와 쉼터, 비움의 공간, 광장 주변 건축물 높이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아울러 광화문포럼 주요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변건축물 높이와 외관관리 ▲월대 복원 및 해태 원위치 이전 ▲차 없는 거리 주말 확대 ▲버스노선 및 환승정류장 유지 ▲행사시 시설물 설치기준 필요 ▲광장전체 보행화에서는 대부분 찬성으로 전문가집단과 같은 의견을 보였으며, ▲의정부나 삼군부의 회복과 ▲세종대왕 및 이순신 동상 이전에 관해서는 찬반이 팽팽해 향후 논의가 더욱 필요하다.

포럼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편리함보다 가치에 중점을 두셔서 의견일치를 보였다. 서울시가 전문가, 시민들과 사업이 아닌 원칙을 만들어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광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가꿀 것인가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더 좋은 도시를 미래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긴 호흡으로 조성해가겠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시민들은 ▲지하차도 조성시 문화유산 훼손에 대한 검토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함께 발생할 국가상징로, 영빈로서의 역할을 하는 도로체계 방안 ▲청와대 기능 이전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광화문포럼의 정례회의 시민공개 ▲가변성을 염두해 여지를 남기는 광장 디자인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김원 광화문포럼 위원장은 “광화문포럼의 각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미래 광화문광장 모습을 제안하게 되어 기쁘다. 서울시에서 검토 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번 시민대토론회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광화문포럼에서 제시한 광장 개선안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안을 검토하고, 공사비용 및 사업기간, 기술적 실현가능성 및 단계별 추진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빠르면 연말까지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청와대 이전에 관해서는 교통 문제나 문화재 문제가 있어 서울시만으로는 어렵다. 청와대가 이전이 된다면 중앙정부와 TF를 조성해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태 서울시의원, 김원 광화문포럼 위원장, 객석에서 의견을 제기하는 신현돈 서안알앤디디자인 대표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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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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