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정원은 ‘시민의 것’

계획부터 시공까지 소프트웨어적인 접근 요구
한국건설신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15-07-18

현재 서울시에서는 통행위주의 가로를 꽃과 나무, 쉼터가 있는 정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시범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유지관리 매뉴얼의 구축이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돼 지속가능한 정원의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이자인은 서울연구원에 제출한 ‘도시가로정원에 대한 시민의식과 유지관리 방안에 관한 연구’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가로정원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유지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보고서는 가로정원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를 위한 일반시민 50인, 설계 및 시공전문가 30인, 관공서 실무자 30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가로정원의 목적성=도시경관 개선을 위한 가로정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또는 ‘다소 그렇다’라는 답변이 92%로 나타났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가로정원의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높은 공감대를 이루었다. 도시민의 정서함양과 휴식, 환경도시 이미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87~92%로 높게 조사됐다.

그러나 ‘주변상권 활성화’ 또는 ‘다양한 시민사회의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라는 기대감은 ‘보통’, ‘별로’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부정적 견해가 약 43%로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보차도 경계부에 녹지를 조성하거나 휴게공간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주변 상권 활성화나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형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경진 이자인 대표는 “도시 내에 가로정원이 보다 활발히 적용되고 가치가 향상되기 위해서는 조성 후 일정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한 지역 사회 공헌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가로정원의 계획 및 설계, 시공과정에서 하드웨어 적인 접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보다 소프트웨어 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관리주체=해당자치구(구청)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항목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64%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인접 상가의 건축주 또는 상가 임차인에 의해서 관리돼야 한다는 항목이 3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중앙정부 또는 시청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은 42%로 낮게 나타났다.

지역거주민 또는 시민단체에 의한 관리나 정부 또는 지자체가 위임한 업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절반(50~53%)정도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주 1회 집 앞 가로정원에 물주기 자원봉사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는 약 54%정도가 가능한 것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관리주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 스스로 관리에 참여할 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약 절반 정도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향후에도 가로정원에 대한 명확한 유지관리의 주체가 확정될 필요가 있으며, 현재까지는 해당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것이 비교적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전방향 및 의견=가로정원이 도시 전역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에 대해서는 75%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편 도시경관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가로시설물로는 환풍구와 지상배전함, 노후한 펜스, 광고판이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가로정원에 필요한 시설은 48%가 식물녹지대를 선택해 녹색 식물이 가로 환경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로 조사됐다. 벤치 등 소형 휴게시설도 높게 나타났다. 가로정원의 경우 일반 띠 녹지에 비해서 다양한 식물종, 특히 초화류가 식재되는 만큼 식물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 식물 안내판의 필요성이 17%로 높게 나타난 점이 특이한 사항이다.

◇바람직한 조성 및 관리 방안=다양한 방식의 시민 참여를 통해 가로녹지가 시민의 것이라는 인식확산으로 시민 스스로가 주체적인 관리자임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또 서울시의 가로정원 위원회(가칭)를 중심으로 가로정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의 운영을 통해 자치구, 시민단체, 기업의 사회공헌팀을 네트워크로 연계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가로환경이 가로정원을 통해 보다 즐거운 공간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가로정원이 시민들의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아이디어 공간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공간 활용의 유연성, 탄력성이 요구된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가로공간이 오히려 도심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변화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_ 주선영 기자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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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i@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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