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울호수공원, 디테일 살린 재생공원 새모델

[나창호가 만난 사람]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1-10-03

 

 

씨토포스로 투영되고 있는 조경가 최신현의 작품을 두고 사람들은 새로움가능성을 말하곤 한다.

밀레니엄 조형물, 아양교 조형물, 제주 상징타워가 그렇다. 어디 그뿐일까? 무안 백련지의 백련로나 영남대 정문, 그리고 미술장식품 등에서도 기존 조경 대상을 뛰어넘는 조경가 최신현만의 조경 아우라를 접할 수 있다.

 


씨토포스 작품집에서 이규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일상적 조경업무를 넘어 항상 새로운 대상에 도전하려는 개척자 정신이 특징이라고, 씨토포스(대표 최신현)와 조경가 최신현의 작품세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근작 중 하나인 서서울호수공원이 지난달 28일 세계 최고 권위의 ASLA(미국조경가협회) Professional Awards(2011) General Design 부문 Honor Awards에 선정되었다. 한국 조경분야의 우수성을 알린,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생긴 것이다.

 

ASLA Awards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상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특히 전문가 부문인 Professional Awards에는 매년 1000개 작품이 접수되고, 그 중 10여개 작품이 선정된다. 단순 수치상 수상확률이 1% 정도라, 많은 조경설계사무소들이 여러 차례 시도하고, 고배를 마시고, 그래도 또다시 시도할 정도다.

 

이번 수상 결과를 살펴보면, 미국내 설계사무소의 작품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조경작품 수상작은 미비하다. 아시아권 작품도 우리나라와 타이완, 2개국이 전부다. 그래서 그 수상 가치가 조경설계가로선 특별하고 영광되다.

 

나창호가 만난 사람첫 시간에는 한국의 대표공원이자 공공공간으로 꼽히는 선유도공원(2004, ㈜조경설계서안), 청계천(2009, ㈜조경설계 서안)에 이어, 2011 ASLA Awards 수상의 쾌거를 이룬 서서울호수공원의 설계총괄(Lead Designer),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를 만나 수상소감과 전략, 도시재생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본다.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

수상소감?

먼저 저에게 디자인 지혜와 능력을 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또한 열심히 설계해준 저희 회사 이대영 소장, 배준석 팀장, 김지환 대리와 다른 직원들, 시공에 저의 의지를 맘껏 펼치게 해준 서울시 김영용 팀장님, 마지막으로 ASLA 작품 제출시, 다양한 정보로 자문해주신 신현돈 대표(서안알엔디), 이유미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조경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2009년 청계캐널프로젝트로 같은 상을 수상했던 신현돈 대표(서안알앤디) "ASLA는 권위의식이 강하고 폐쇄적인 경향이 강하다"고 말하며, ASLA Award의 높은 벽을 술회하였습니다이번 ASLA Professional Award를 어떠한 전략으로 준비하였습니까?

도시내 역사자원인 정수장을 활용한 공원을 디자인하면서, 기존 재생공원 사례와 무언가 다른 공간을 표현하고자 디테일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여질 멋진 공간을 염두하며, 시공까지 관심을 갖고, 공간 하나하나를 만들게 된 것이죠. 결국 디자인은 단순한 그림(설계도면)이 아닌 보여지는 이용자의 눈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ASLA에 작품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한 사진작가를 섭외하여 일년동안 계절별 공간사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ASLA 작품제출 경험이 있는 분들의 자문을 받아 15페이지에 해당하는 최종작품계획서를  신중을 기해 만들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1,000여개 작품을 일시에 넘기면서 흘려보내지 않도록 사진선택을 잘해야 했으며, 경관, 식재, 포장, 시설물, 컨셉 등에 대한 적정한 페이지배분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ASLA에 작품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한 사진작가를 섭외하여 일년동안 계절별 공간사진을 준비하고, 자문을 받아 15페이지에 해당하는 최종작품계획서를 신중을 기해 만들었습니다"(ASLA에 제출한 계절별 서서울호수공원의 다양한 모습) 

 

ASLA의 심사평에서 '도시재생적 관점에서 버려진 부지의 요소를 이용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는데, 대상지의 최초 설계컨셉은 어떻게 잡았습니까?

세계 곳곳에 도시재생디자인사례가 다양하게 많았으므로 그런 재생공간과 차별화된 디자인 컨셉을 잡는것에 초점을 두고 설계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는 장소의 역사성에 현재의 문화를 담고 미래의 최첨단 기술의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이 가진 도시의 낙후성과 2~3분에 한대씩 뜨고 내리는(2~3분에 1대씩) 비행기 소음이 갖는 제한요인에 대한 해결방안 제시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장소의 자원이 갖는 재료의 물성과 조화되는 색채와 재료의선택, 그리고 디테일 디자인의 차별화에 포커스를 맞추게 됐습니다. 특히 침전조 공간에 만들어진 몬드리안 정원의 맥락적 구성표현과 소음에 반응하는 소리분수는 장소의 제한적 요인을 매력적인 공간디자인으로 변화시킨 좋은 예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가동이 중단된 도시인프라, 브라운필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인천에 만들어진 아트플랫폼이나 어린이대공원에 만들어진 꿈마루는 유명건축가들이 주도적으로 디자인한 사례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공공공간이 건축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겠지만 조경가의 접근방식과 확연히 다르다고 봅니다.

 

이 둘은 역사적 도시인프라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디자인 결과도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경가의 역할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물리적형태 뿐만아니라 역사적 기능성, 도시의 활성화를 위한 문화적 관점에 적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조경은 살아 움직이고 사람이 찾게 되는 공간을 생성시키는, 새로운 문화제작소가 되는 역할을 감당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에 보조되는 역할이 아니라, 건축까지 아우르며 연출자로서의 역량을 맘껏 표출할 수 있는 조경가가 되어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ASLA 공모전(학생, 전문가)을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병아리 수상자로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제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설계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시공을 고려한 디테일 디자인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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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 이내 공간에서 느끼는 디테일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서, 선과 형태, 재료의 통일성 속에 다양성, 색채의 조화 등을 잘 배려하여 디자인하고, 시공시 변질되지 않도록 설계자로서 감리할 기회를 찾아서 원래 디자인대로 시공되게끔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1년동안(4계절) 잘 준비하고, 15장이내 사진을 선택할 때 심사위원의 관점으로 다양한 분들의 자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나라 조경가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현재 관심갖는 부분과 앞으로의 계획?

저는 일년에 한 두 프로젝트라도 작품적 관점으로 총력을 기울여 디자인하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토털디자인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조경가가 모든 영역을-건축, 조경토목, 수자원, 조명 등- 다룰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건축전문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코디네이터로서 조경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총괄디자이너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조경가의 관점으로 공간들을 이끌고 가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소재와 조경재료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많으며 수목의 물리적, 생리적 특성을 고려한 나만의 식재기법에 관한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은 동탄 워터프론트공원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다른 개념의 21세기 새로운 공원을 만들고자, 하나님께 디자인지혜를 기도로 구하며 준비하고 있는데 서서울호수공원과 또 다른 좋은 공원이 만들어지리라 기대하며 매일 기쁨과 평안 속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통해 세계적인 조경가로 거듭나기 위한 내실을 다져갔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동탄2신도시 워터프론트 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_씨토포스 컨소시엄의 '청림정현(淸林靜賢)'
 

인터뷰를 마치며

최신현 대표의 선정소식이 전해지자, 라펜트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이 축하메시지를 남겼다. 그 중 최교수님은 이곳을 설계하시고 시공할 때는 거의 매주 현장에 나오셨지요. 그래서 지금의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공간이 만들어진 겁니다.”라는 공사 참여자의 댓글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설계자로서 시공현장을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의 조경설계가 끝나고 바로 다른 설계작업에 들어가는 패턴의 열악한 조경설계사무소 현실에 비추어보면, 설계자가 매주마다 시공대상지를 찾아 일일이 체크하기는 쉽지 않다.

 

공원을 만드는 사람이 오히려 일반 사람보다 공원을 적게 가는 것이 현실이라는 어느 설계실무자의 하소연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한다.

 

시공을 아는 설계자”, “설계를 아는 시공자”, 이들이 늘고, 서로에게 다가서야 설계의 컨셉과 공간의 디테일이 산다는 것, 서서울호수공원’의 수상이 던져준 또 하나의 의미이다.

 

비단 ASLA 수상이 아니라도, 좋은공간 만들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그 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개척하는 최신현 대표의 행보는 많은 조경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동탄 워터프론트공원의 완공이 기다려진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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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0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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