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정원, 이산가족과 참전용사께 바친다"

[인터뷰]첼시플라워쇼 쇼가든 금상 황지해 작가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2-05-29

지난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첼시플라워쇼. 올해는 DMZ(비무장지대)를 주제로한 ‘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이 쇼가든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그 어느때 보다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회자되고 있다.

 

황지해 작가. 그녀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첼시플라워쇼 아티즌가든 부문에 출전하였고, 같은 부분에서 최고상인 금상까지 따내며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012, 첼시플라워쇼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쇼가든에서 당당히 금상을 거머쥐며, 마침내 당대 정원디자인의 흐름을 선도하는 정상급 가든디자이너로 우뚝서게 됐다.

 

그러나 올해 첼시플라워쇼는 그녀에게 있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정원조성에 드는 막대한 비용( 8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쇼가든이라는 무대에 당도하기는 것 자체도 하나의 기념비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조성비용 지원이 여의치 않아 정원제작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46일자 라펜트 조경뉴스)

 

하지만 황지해 작가는 광주시와 지역 건설업체의 도움으로 첼시플라워쇼에 극적으로 작품을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금상이 더 빛나보이는 것도 험난했던 과정 속에 일궈낸 결과이기 때문일 것이다.



황지해 작가(사진 장예슬)

[인터뷰]황지해 작가

 

수상소감?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런던 심장부에서 우리땅 DMZ 가든을 보여줄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를 믿어주신 광주시장님과 지역의 기업들과 DMZ 가든을 보여주는 데 협력해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의 진짜 주인공인 참전용사와 이산가족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또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숨겨진 아픔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DMZ를 정원의 테마로 설정한 이유는?

DMZ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DMZ 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재생력이라는 정원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요.

 

내년이면 DMZ 60살이 되는데 60년 시간동안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의 경이로움을 저의 얕은 감각으로 다 흉내낼 순 없습니다. 저는 이 가든을 통해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의 재생력을 지닌 DMZ 만이 가지고 있는 정원의 본질을 이야기하고자 했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대상에 대해 언급하고자 했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방문했다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방문해 함께 인터뷰를 하였고,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비롯한 귀족들을 함께 접견하였습니다. 참전용사들이 이 곳을 찾음으로써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람객들은 작품 안에 담긴 스토리와 의미에 대해서 공감하였습니다. 대체적으로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야생적인 모습이 좋다, 디테일이 마음에 든다면서 작품에 설치된 초소나 철조망, 그리고 단추길 등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이곳에는 우리나라의 토종식물이 60% 이상 사용되었는 데 관람객들이 정원을 이해하는 수준이 높아 식재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지난 해처럼 올해에도 로열패밀리가 참관했습니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과 앤 공주와 에드워드 왕자, 앤드류 왕자, 덴마크 왕세자 내외가 직접 DMZ 정원을 찾아와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국 최고의 원예학자인 Rosemary Verey의 사촌은 "작품의 밀도감이 대단하다" "수천개의 식재를 이렇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연출하는 데에만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라며 노고를 치하해 주었습니다. 

 

에드워드 왕자는 특히 정원의 사후 재조성에 큰 관심을 갖고, 첼시플라워쇼 이후 정원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죠.

 

참전용사들은 "잊혀진 전쟁이 되버린 한국전쟁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첼시플라워쇼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국내에 보도된 것처럼 DMZ 가든의 후원을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85년 전통을 가진 첼시플라워쇼의 진면목을 실제로 보신다면 후원의 효과에 대해 그 가치를 공감하실 것으로 봅니다. 대중적인 인기가 클 뿐만아니라 사회문화적,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행사를 통해 막대한 광고효과가 발생합니다.

광주비엔날레, 호반건설, 남광건설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앞으로 새롭게 정원문화가 조명되고 확산되고 태동기에 있는 정원산업이 발달하면서 이런 기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과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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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황지해, 첼시플라워쇼,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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