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공모전이다.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의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Hannover)에서 주관하는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산업 디자이너 협회와 비즈니스 위크지가 공동 주관하는 ‘IDEA(Inte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01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전세계 56개국에서 총 3670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217개 작품(우수상 이상)이 선정됐다.

스페이스톡은 현대엠코와의 협업을 통해 ‘보자기 네트’를 출품하였고 45개의 최우수작품에만 부여되는 ‘best of best’상을 받게 되었다. ‘보자기 네트’는 혁신성, 실현가능성, 기능 및 유용성, 생산효율성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레드닷에서 주체하는 ‘2012 레드닷 세레모니‘에 초대장을 받았다.

자 이제부터 스페이스톡과 함께 2박 3일의 싱가포르 방문기와 레드닷 세레모니에 대해 살펴보자.

공항에서 나오니 덥고 습한 공기가 후끈 다가온다. 싱가포르는 1년에 두 계절만이 존재하는데 건기와 우기뿐이다. 스페이스톡에서 참석한 10월은 한창 우기인 시기로 잦은 소나기와 습한 공기로 가득한 날씨였다.

우선 싱가포르의 정취가 느껴지는 ‘클락키’로 이동하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양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같은 형태의 건물이 없을 정도로 가지각색의 건축들이 싱가포르가 국제화 도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클락키

‘클락키’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스타일리쉬하고 세련된 지역으로 강변을 따라 레스토랑, 카페, 클럽, 바 등이 늘어서 있다.

낮보다 밤에 사람이 더 많은 이 장소는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싱가포르의 주요 건물들도 둘러볼 수 있다. 이제 중심부에 들어가면 거대한 지붕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데 이는 소나기가 잦은 싱가포르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마리나베이

싱가포르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 중 하나인 ‘마리나베이’

싱가포르의 ‘관광 2015’계획에 따라 관광수입의 핵심지이기도 한 이 지역은 마리나베이샌즈를 중심으로 카지노, 컨벤션 센터, 극장, 박물관을 포함한 복합관광단지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베이 사우스‘와 독특한 조형물, 건축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부한 지역이다. 새롭고 독특한 조형물들과 건축물들이 많은 공부가 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마리아나베이샌즈호텔

세계의 건설업체들이 경매에 뛰어들었지만 도면을 보고 포기한 마리아나베이샌즈호텔! 이 건물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프로젝트라고 치부하며,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은 고난도 공사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쌍용건설은 이것을 과감히 도전, 실제 적정 공사기간보다 앞당겨진 27개월 만에 완공하며 건설한국의 기술력을 보였다.

슈퍼트리

마치 거대한 나무가 하늘로 치솟아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 이 조형물은 ‘슈퍼트리’라고 불려지는 것으로 싱가포르의 ‘Gardens by the Bay’내 나무들 사이에 세워져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보이는 슈퍼트리의 경우 마치 열대 나무처럼 생겼는데 주변의 식재들 또한 열대 식물들로 가득하여 독특한 인상을 남겼다.

색채 또한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자주색계열과 레드계열로 마치 나뭇가지들처럼 얽혀있는데 벽에 매달린 초록식물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어 신비로운 느낌을 더했다.

‘슈퍼트리’와 열대우림들의 색채 조화는 마치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주변의 공간을 더욱 빠져들게 했다. 천장에 설치된 태양패널은 빗물을 받아 식재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주변의 온도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주변의 공원들도 우거진 열대우림과 공원을 가로지르는 강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공원의 중간 중간에 게이트와 가림벽에도 붉은색과 자주색을 많이 사용했는데 계속 주변을 돌아보니 열대식물들과는 이런 색채 계열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구성이 독창적이고 신선한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에 들른다면 이곳도 꼭 들려보길 권한다.

자 그럼 이제부터 레드닷 뮤지엄으로 출발!

레드닷 뮤지엄

이 붉은색 건물은 ‘레드닷 뮤지엄’으로 독일과 싱가포르 단 두 곳에만 존재한다. 외부는 빈티지한 건물이지만 내부의 일부는 현대적으로 리모델링되어 있다. 내부로 들어서니 다소 상기되어 있는 이곳의 분위기는 마치 디자인을 위한 파티장 같아 보였다. 하나같이 멋지게 차려 입고 긴 줄을 연출하고 있었다. 긴 줄의 정체는 바로 포토존.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내부로 들어서니 무대와 관객석, 그리고 칵테일을 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파티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수상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다른 수상자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쳐준다. 시상자도 수상자도 자유롭게 즐기며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중국인 수상자들과 한국인 수상자들이 유독 많았는데 디자인의 강국이라는 사실이 느껴져 내심 자랑스러웠다. 한국인 수상자들 중에 한복을 입고 온 시선을 끄는 화려한 처자들도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수상을 축하해 주다 보니 어느새 Best of Best를 수상하는 순간이 왔다. 현대엠코와 스페이스톡의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마 이 무대에 올라간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

수상식이 끝나고 칵테일 파티가 시작되며 흥분된 전 세계에서 모인 디자이너들이 대화를 나눴다. 멋지고 화려한 파티장은 ‘디자인은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했다. 장장 4시간에 걸쳐서 시상식이 진행되었지만 그 열기는 밤새도록 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