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구성요소(1)

그림 그리는 조경가_13회
라펜트l정정수 소장l기사입력2014-04-29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4월과 5월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계절이다. 정원 가꾸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2~3회에 걸쳐 정원의 구성요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나 전원생활을 꿈꾸며 꽃밭에 묻혀있는 나를 생각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도시 생활을 하면서도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면, 이미 정원을 갖춘 전원생활에 깊은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을 내 품에 안은 듯, 물론 작은 자연으로부터 우주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차원에 더 가까이 갈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더 나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정원을 만드는 데에는 나무와 꽃피는 지피식물(초화류)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그 외에도 많은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정원 사이를 지나가는 길(Pass), 또는 대문을 지나 현관까지 가는 길, 그 길이 평지가 아니라면 몇 개가 되었던 계단(Steps)이 있어야 할 것이며 정원에서 휴식할 수 있는 파라솔(Parasol), 테이블(Table), 의자(Chair), 정자(Bower), 퍼골라(Pergola) 등이 정원의 크기에 맞게 배치 될 것이며, 공간을 구획하는 낮은 담(Wall), 그 외에도 조형물(Objects), 경계(Edging), 정원을 윤택하게 하는 수공간(Water Garden)과 나무 못지않게 중요한 돌(Stone)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므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정원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생각해 보자.




나무(정원수)
수목이라고 불리 우는 나무는 큰 키 나무(교목)와 작은 키 나무(관목), 그리고 그 사이에 소교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다. 큰 키 나무는 대개 공원이나 가로수로 쓰이는 것으로 담양의 가로수 길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와 같이 수십 미터의 높이로 자라는 것은 정원에서는 쓸 수가 없다. 물론 정원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5m~10m이상 자라는 나무는 정원수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흔히 알고 있는 나무 중에 산수유, 벚나무, 오동마무, 참나무, 낙엽송, 자작나무, 은행나무 등은 묘목이거나 5~10년생 정도일 때는 만만해보이지만 너무 크게 자라기 때문에 나무 자라나는 크기만큼이나 크게 후회하게 된다.



담장을 낮추고 나무들이 먼저 사람을 반기는, 자연친화적 정신과 자세로부터 시작된 정원이다(1995).


그러면 작은 키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좋은 구성이 되지 않았으므로 ,큰 키 나무 중에 소교목이라 불리 우는 소나무(크게 자라지 않는 수종 중에서 전정으로 성장을 늦추며 수형을 원하는 형태로 형성할 수도 있다), 또는 단풍나무, 주목, 배롱나무 등 기준이 될 수 있는 나무를 먼저 배식한 후, 그 사이에 작은 키 나무를 배식한다.
작은 키 나무로 주변에 알려져 있는 나무를 비롯해서, 반드시 권하고 싶은 귀한 나무들 중 유실수로는 대추나무, 보리수, 앵두, 매실, 석류(남부지방)등이 있고, 색이나 열매 형태가 좋은 것은 화살나무, 낙상홍, 남천, 쥐똥나무, 스카이로켓, 공작단풍, 라일락, 철쭉이 있다.
정원에 심을 나무를 고르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 중 겨울에 푸르른 상록수가 필요한데, 소나무, 구상나무, 주목, 사철나무 등이 있고 중부이북에서는 성장이 힘든 남부 수종으로 금목서, 은목서, 꽝꽝나무, 호랑가시나무, 동백나무 등이 있다.



꽃(지피식물)

정원을 꾸미고자 할 때에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꽃이다. 그러나 큰 나무, 작은 나무, 돌의 놓임 등이 모두 끝난 후에 꽃을 심어야 하므로 이 단원의 맨 뒷부분에서 구체적으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한다.



정원조성에 있어서 돌과 물과 식물의 관계만큼 중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사진 속에만 13가지의 초화류가 혼합식재 되어 있다. 자연 또한 혼합식재 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와 공감이 쉬워진다(2013).



채마밭을 꽃밭의 일부처럼 조성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2013).



거실에서 바라본 정원의 모습(2013).


길과 포장(Paths & Packing)

너무나 당연해서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지만 모든 조경 공간을 포함해서 걸을 수  있는 곳은 배수가 관건이다. 자연에 접근할 수 있게 흙을 밟을 수 있도록 배려한 사례와 달리 포장된 길은 하이힐을 신은 멋쟁이 여성을 배려하고 있지만 생태적 단절이라는 단점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각 지자체마다 올레길, 둘레길 등의 예쁜 이름을 붙여 걸을 수 있는 장소를 많이 만들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길은 포장하지 않았다 해도 사람이 걸어 다니면 굳게 다져져서 어떠한 생물도 자라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생태 고리의 단점이라는 칼질을 해놓은 것과 같은 것이므로, 산책로 곳곳에 물이 없는 곳이라도 넓거나 높지 않은 다리 혹은 징검다리를 설치하여 '서로'가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면 한다. '서로'라는 것은 사람과 잘 보이지 않는 생태계 생물로, 다리 밑으로는 사람의 눈에 겨우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곤충, 미생물, 작은 식물들이 자라거나 지날 수 있게 하고 그 위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설계해주기를 권한다.

지금의 산책로로 인한 단절은 우리 눈에 보이는 뛰거나 날아다니는 동물에게는 아무 관계없이 행동범위를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더 많은 수천수만 개의 작은 생물들에게는 9.11 보다 더 큰 테러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빛이 충분하지 않은 곳은 배수관계를 확실히 하고 마사토로 흙길을 만들어도 좋다(2005).


포장을 할 경우 생태적 단절이 되므로 디딤석을 놓고, 사이는 잔디를 심는다(2005).

 
계단(Steps)

정원이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는 평지보다는 경사면이 있는 지형이 더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기에 좋은 점이 많다. 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사면을 그대로 두기도 하지만 가능하다면 비탈진 경사면 보다는, 커다란 층이 있는 면으로 다시 정리하고 그곳에 계단을 만들어 준다면 토지를 이용함에 있어, 편리함은 물론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계단이 많이 필요한 경우는 몇 계단을 오르는 중간쯤에 넓은 공간을 만들어 2~3걸음 쉬고 또다시 오르게 되면 심리적, 육체적으로 편하게 된다. 또 계단을 넓게 사용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비탈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만일을 위해서도 좋다.
아름다운 계단은 그곳으로 오르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한다. 자연석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곳은 계단이 아니더라도, 미니아주가같은 작은 지피식물을 돌 틈에 식재하는 것이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에도 한 몫을 한다.

“자연에 대해 오만하면 재앙이 따르게 된다.” 는 말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비탈진 경사면을 갖고 있는 정원은 계단을 이용해서 경사면을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된 토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추가한다(2010).


연재필자 _ 정정수 소장  ·  환경조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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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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