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정원 아닌 소녀가 바라본 뜨락″

황지해 작가,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설계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9-08
황지해_모퉁이에 비추인 태양 @뮴

“이 정원은 위안부 정원이 아닌 ‘12살 그때의 앳된 소녀’가 바라본 햇살 좋은 뜨락입니다”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이 조성에 황지해 작가가 나섰다.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조성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존귀함을 회복하고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숲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황지해 작가가 디자인한 ‘모퉁이에 비추인 태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행복했던 소녀시절을 재현한 정원형 숲으로 만들어진다.

디자인 콘셉트는 ‘할머니들이 손수 그린 그림이 걸어 나와 정원이 되는 것’이다. 12살에 위안부 생활을 시작한 할머니를 기억하며,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던 12살 소녀를 주제로 잡았다.

정원의 중심 구조물인 20m 길이의 담장은 소녀들의 소장품과 손수 그린 그림으로 꾸려진다. 특히 담장은 담양 소쇄원의 담장 ‘애양단(愛陽壇)’을 편집한 것으로, 애양단이란 ‘태양을 사랑하는 단’이란 뜻이다. 모두가 햇빛을 받을 수 있고, 항상 옳고 정의로운 밝은 세상을 기대하고 사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할머니 그림 @뮴

초화계획은 특별히 나비가 좋아하는 꽃과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이루어진다. 12살 소녀가 그린 나비처럼 세상에 모든 나비가 날아와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나비가 좋아하는 꽃에는 접시꽃, 물망초, 찔레, 쑥부쟁이, 도라지가, 한국 자생종으로는 꼬리풀, 개정향풀, 범부채, 등골나물이 선정됐다.

황지해 작가는 “그 예쁜 소녀들의 상처와 아픔을 감히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다음세대 다음세대가 연이어 헌정하는 공간이길 바랍니다”라며 “잊지 않겠습니다. 소녀가 그린 나비”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일에는 상암 월드컵 평화의 공원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착공식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를 포함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트리플래닛, 365mc병원, 마리몬드 그리고 숲조성청년자원봉사단체인 트리피플이 참석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국민들이 우리를 잊지 않고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어주어 고맙다. 소녀시절의 고향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했다. 이제는 전쟁이나 폭력으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은 크라우드펀딩(nabiforest.org)을 통한 모금으로 조성되며, 모금은 9월 30일까지 계속 된다. 숲은 10월 3일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에서 공개된다.


모퉁이에 비추인 태양 스케치 @뮴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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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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