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강변푸르지오 내 작가정원 ‘호평’

[인터뷰] 김영준 게이트준 소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8-17
대우건설이 조성해 입주에 들어가는 미사강변푸르지오2차 단지 내 작가정원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작가정원의 설계와 시공을 맡은 곳은 게이트준이다. 작가정원 현상공모 당시, 설계서에 있는 스케치처럼 만들 수 있겠냐는 심사위원들에게 “스케치보다 좋은 결과물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던 당찬 포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김영준 게이트준 소장은 2012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서울정원 현상설계공모 최우수,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실외정원부문 금상, 2015년 고양국제꽃박람회 코리아가든쇼 최우수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일본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가드닝월드컵에 초청작가로 선정되는 등 정원분야에 새롭게 떠오르는 작가이다.

그런 그에게서 이번 작가정원과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영준 게이트준 대표


게이트준 소개 부탁드립니다.

게이트준은 8년차 조경설계사무소입니다. 조경디자인과 설계를 하는 점은 대부분의 조경설계사무소와 같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설계를 하는 프로젝트의 일부는 직접 시공을 한다는 점이고, 직접 디자인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시공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규모가 큰 조경공사 같은 경우, 설계사무소에서 설계를 하고 시공사에서 도면에 의하여 시공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모든 조경분야는 디자인한 사람이 직접 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공정에서 건축이나 인테리어분야처럼 규격화된 공산품재료를 사용한다면 설계와 시공이 분리되어도 설계자의 의도에 높게 부합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지만, 조경분야는 식물재료라고 하는 완전히 규격화되기 어려운 재료를 사용하기에 설계자의 3차원적 공간 의도는 도면에 의해서 시공자에게 확실히 전달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정원’과 같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분야만이라도 저희가 생각한 디자인을 직접 시공하여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요원하겠지만 우리 사무소의 목표는 우리가 하는 모든 디자인을 모두 직접 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날을 위해 설계실과 현장에 높은 디테일실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미사강변푸르지오 내 작가정원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소감은?

디자인과 시공이 결정되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입주를 얼마 앞 둔 현장은 한창 조경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성공적인 개발로 평가 받는 미사강변도시, 그리고 본 아파트단지는 언뜻 보아도 외부 공간 조성에 꽤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어쨌거나 작가의 이름을 걸고 조성되는 두 군데의 정원에서 기존의 조경공간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 주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고 그 결과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고군분투 해준 환기, 재수, 원석, 영원, 소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대우건설 최형욱 차장, 박철호 기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가정원 관련 공모전에 당선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현황에 대해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작가정원은 지명현상공모로 진행됩니다. 주최 측에서 주거단지안의 디자인적 특화를 위해 3~4명의 작가를 섭외하여 현상참가를 의뢰하고, 당선자가 선정되면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턴키로 계약을 하게 됩니다.

작가정원은 디자인, 설계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공까지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부 설계공모전과 같이 그림은 멋지게 그렸지만 완공된 공간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상공모 당시, 현장보고에서 설계서에 있는 스케치처럼 만들 수 있겠냐고 질문하던 심사위원들에게 ‘스케치보다 좋은 결과물로 완성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시공기간 내내 신경 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옥상정원 ‘정;원(井園)’ 조감도 ⓒ게이트준

유아텃밭 ‘버블팜(Bubble farm)’ 조감도 ⓒ게이트준


옥상정원과 유아텃밭 두 군데를 조성하셨는데, 각각 정원에 대한 콘셉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옥상정원은 우물이 있는 정원이라는 뜻의 ‘정;원(井園)’입니다. 우물 속에 투영된 달의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정원은 단지 내 단층짜리 커뮤니티센터 옥상에 조성하였는데, 이 공간은 아파트단지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모든 세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센터에는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센터, 주민공동시설 등이 있고 노인정도 있어서 아파트주민에게 사랑방과 같은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곳 옥상은 옛 시골마을에서 주민들이 모여 휴식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는 정자목 주변부와 같은 공간으로 생각하고 설계하였습니다. 시니어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이용자를 위한 공간계획에 중점을 두고, 감수성을 자극 할 수 있는 우물, 락가든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나무그늘공간과 아름다운 잔디정원, 그리고 공동텃밭 등을 조형적으로 조성하였습니다.



옥상정원 ‘정;원(井園)’ ⓒ게이트준

유아텃밭은 ‘버블팜(Bubble farm)’이라는 이름으로 유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팜(farm)으로 감각 체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디자인 모티브는 ‘내가 보살핀 생명의 열매들이 방울방울 맺혔다’는 콘셉트 하에 트루쳇 타일(truchet tiles)에서 착안, 구(circle)를 통해 만들어지는 공간의 무한한 생성과 유기적인 선형의 패턴 디자인을 표현했습니다.

버블팜은 어린이집의 앞마당과도 같은 공간에 만들어졌습니다. 어린이집에는 놀이터가 있게 마련인데, 놀이터 옆 공간에 유아들이 텃밭식물들을 직접 만져보며 여러 식물들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목적으로 합니다. 아이들은 식물 기르기 활동을 하며 자연 속에서 생명에 대한 놀라움, 신비로움, 아름다움 등 풍성한 정서적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유아텃밭 ‘버블팜(Bubble farm)’ ⓒ게이트준

작품완공에 있어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구분이 모호할 수도 있지만,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조경은 전체적으로 보면 공적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주거단지이므로 공적 공간으로 조성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으나, 도심공간의 공개공지나 근린공원과 같은 일반적인 공공공간으로 조성하기에는 주거단지라는 공간특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주택은 공공공간이지만, 주택이라는 사적분위기를 완전히 없애고 조성한다면 앞서 말한 일반적인 공공공간이 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단지 전체의 공적 조경공간 안에 조금은 사적인 공간으로 느껴 질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만들었습니다. 보다 더 위요되고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졌고, 그래서 인지 ‘정원’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버블팜으로 명칭한 유아텃밭은 유아들의 눈높이를 생각하여 디자인했습니다. 유아 혹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텃밭인 만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텃밭정원처럼 만들었다가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디자인과정 내내 따라 다녔습니다. 유아들이 호기심과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정원 전체의 레이아웃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눗방울을 모티브로 디자인했고, 색채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버블팜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공간의 모양과 색채 그리고 그 안의 채소와 꽃들을 보고 마냥 즐겁게 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보호자로 동행한 선생님과 부모님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작업을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규모가 큰 조경공사 현장 안에서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다 보니까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인 기존 업체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도움을 받기 위하여 유연한 관계유지에 신경을 쓴 기억이 납니다. 세상사가 다 마찬 가지겠으나 공손한 말 한마디나 자그마한 음료수 한 병을 건넬 때의 값어치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또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최근 ‘K-Garden’이라는 용어가 관심 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K-Garden’도 이제는 ‘전통성, 한국성’에서 벗어나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앞으로 한국정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말씀드리면, 한류 열풍을 이끄는 K-pop이 꼭 우리나라 전통 국악이나 민요 등을 계승하여 만들어지지는 않았듯이 한국정원도 그 어떤 것에서도 얽매이지 않고 창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정원이니까 조선시대 전통정원의 일면이 보여야 한다던가, 우리나라 전통문양이 모티브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없애고 현재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모티브를 디자인 동기로 삼아 완전히 자유롭게 창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통조경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며 연구되고 발전되어야 하며, 외부에 우리나라의 정원을 알릴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창작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면 급변하는 글로벌시대의 전장에서 주목받는 K-Garden이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큰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사무실 구성원 모두가 일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일을 즐겁게 하려면 저희가 목표로 하는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저희 손을 거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이 힘듭니다. 특히나 저희처럼 조그만 아틀리에같은 경우, 규모가 큰 설계를 하게 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를 시공으로 연결시킬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우리가 끝까지 완공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원’이었습니다.

정원조성을 해오면서 큰 공사현장 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정원일수록 디테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이 닿은 정원이 완공 후 좋은 결과를 얻는 다면 그 기쁨 또한 매우 큽니다. 이러한 기쁨을 우리 사무실 식구들과 많이 맛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일본 가드닝월드컵 현장 ⓒ게이트준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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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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