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성·야노 티, ″정원이야기 나누실래요?″

정원예술가와 함께하는 토크쇼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10-07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저녁, 평화의 공원에서는 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원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

 

지난 10월 4일 ‘정원예술가와 함께하는 토크쇼 – 얘기꽃을 피웁시다’가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주관으로 서울정원박람회장 중앙무대에서 열렸다.

 

홍광표 동국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안지성 작가, 야노 티 작가가 각자의 정원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었다.

 

안지성 작가는 올해 프랑스 쇼몽 가든페스티벌에 ‘대단원을 위한 정원’을 출품했고, 일본의 야노 티 작가는 2004년과 2016년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메달을 수상했다.

 


안지성 작가와 야노 티 작가

 

홍광표 교수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해외 가든쇼 참가 조건'에 대한 질문으로 토크쇼의 문을 열었다.

 

야노 티 작가는 첼시플라워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폰서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럽인이 아니라면 경비부터 자재수급까지 2배, 3배의 비용이 드는 것이다. 스폰서를 잘 찾기 위해서는 "평소 주변사람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첼시플라워쇼의 작품설치기간은 스몰가든의 경우 10일, 쇼가든은 한 달의 기간이 주어진다. 야노 티 작가는 정원 조성에 3주가 걸렸다고 한다.

 

"첼시플라워쇼는 먼 곳에서 출품하는 작가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첼시가 먼 나라의 이야기라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쇼몽가든페스티벌 또한 유럽에서 매년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이다. 매년 10월, 다음해의 테마가 공개되고, 작가는 테마에 맞춰서 도면과 식재계획, 자재선정, 예산계획 등 문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후 면접을 거치는데 면접에서는 실현가능성에 대해 묻는다고 한다.

 

작품설치기간은 두 달 정도 주어지며, 팀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정원조성에 참여해도 괜찮다. 안지성 작가는 쇼몽자체예산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후원을 받을수록 좋다고 한다. "쇼몽은 정원 부지만 내어줄 뿐, 나머지는 팀의 역량에 맡긴다"고.

 

"쇼몽 또한 모두가 참여할 수 있으며 어렵지 않습니다.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유럽과 한국의 정원조성에 차이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에 초정작가로 참여해 정원을 조성한 야노 티 작가는 "한국은 생각보다 식물의 종류가 적고, 식물생육이 일본에 비해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흙인데, 흙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어려운 여건이라면 좋은 스텝들을 만나야 정원을 조성할 수 있는데 다행히 스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통했던 점은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안지성 작가는 정원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럽의 경우는 정원 재료가 세련되고 종류가 다양하다. 안 작가는 "한국 정원에 사용되는 소재들은 획일화되어 이으며 정원과 덜 어우러지는 느낌도 있었다"며 소재개발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원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조경뿐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정원을 가꾼다. 다양한 분야와 정원과의 융복합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았다.

 

안지성 작가는 "쇼몽가든페스티벌에 가보면 조경뿐만 아니라 건축, 예술,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한다. 정원을 보면 정원을 조성한 사람이 어느분야에 있는지 느낌이 온다고. 예를 들면 조경가는 정원 전체를 포괄적으로 보고 작업하는데 반해 원예사는 식물의 디데일이 강하고, 건축가는 구조물에 강하다. 안지성 작가는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하며, "분야간 협업이 된다면 더 좋은 정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야노 티 작가의 경우 일본의 교육관련 일을 해오다 나이 쉰을 넘기고 정원디자인을 시작해 스스로 융복합을 해내고 있다. 야노 티 작가는 "한 분야만이 아닌 여러 분야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홍광표 교수는 "정원은 누가 만드느냐보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라며 여러 분야에서 정원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마지막으로 그들의 정원에 대한 철학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야노 티 작가는 교토의 한 스님에게 정원을 배웠다고 한다. "스님은 '정원을 만드는 것은 본인의 내면세계를 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고. 정원을 디자인할 때마다 생활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의 정원에는 일본문화가 드러난다. 앞으로 그의 정원에서는 그의 생활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안지성 작가는 "그동안 일을 하면서 컴퓨터 앞에서 가짜 정원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정원을 만들고보니 이제야 식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도시에서 나고 자랐기에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부족한데, 쇼몽 참가를 통해 대자연을 이해하고나서야 비로소 식물을 이해하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녀는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예술적 정원, 랜드아트적인 정원에 관심이 많기에 스스로 단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크쇼를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축하공연인 '플라워바디쇼'가 있었다. 박미옥 나사렛대학교 교수의 설명으로 진행된 행사는 소품을 꽃으로 디자인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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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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