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캐나다 총독의 관저, Rideau Hall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1-12-17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62


캐나다 동부편 - 22

캐나다 총독의 관저, Rideau Hall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리도홀은 리도 운하를 건설하는데 지대한 역할은 했던 Thomas Mackay가 스코틀랜드 양식으로 건립하였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이곳을 빌려 총리공관으로 이용해 오다 정부가 매입하여 지금껏 총리 관저로 활용하고 있다네요. 이곳에서 연방총리 취임식이나 훈포장 수여 등 국가 차원의 중요 행사가 열린답니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하고 아름다운 호수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부지 면적이 36ha인데 건축면적은 1ha(9,500㎡) 미만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울창한 숲과 잔디광장으로 이루어진 정원이지요.













바깥에서는 건물이 보이지 않고 온통 울창한 숲으로 보입니다.

공관으로 들어오면 요소요소에 조형물도 있고 분수가 있는 소담스런 쉼터광장도 있네요. 주변이 아주 정성스럽게 다듬어지고 관리된 모습입니다. 꾸준하게 방문객들이 찾고 있지만 숲속으로 흩어져 한적하고 조용합니다. 꼭 국립공원이나 자연공원에 들어온 느낌이네요.











정원이라기보다 ‘도시숲’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울창한 숲의 지표면도 너무 푸르고 곱게 피복되었네요. 우리도 지피식물의 개발과 활용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분수는 시각적 효과도 역동적이고 좋지만, 오래들어도 실증나지 않은 자연스런 소리 효과도 매력적이랍니다. 숲속에서의 분수는 더욱 오감을 자극하지요.

























이곳 정원에 식재된 많은 수목들(숲을 이루고 있는)은 캐나다를 방문한 각국의 수상이나 대통령 등 VIP들이 방문 기념으로 식수한 것들입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하여 구소련 고르바초프의 식수기념 표석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여러분이 다녀가셨네요.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지요. 그 많은 나무들을 확인하며 자국의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나무를 찾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조경수목을 전공한 저 역시 예외가 아니었지요. 모든 대통령이 정겹고 자랑스럽게 다가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루브라 참나무(Quercus rubra), 김영삼 대통령은 사탕단풍(Acer sacharum), 김대중 대통령은 구상나무(Abis koreana), 박근혜 대통령은 피칸 호두나무(Carya cordiformis)를 각각 심으셨네요. 모두 무럭무럭 성장하여 숲의 일원이 되길 기원합니다.

기념 표찰에 수종명(학명, 라틴어)을 명기하였음이 매우 바람직하게 보이고 특이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수종명이 생략되지요(오직 식수하는 사람과 직함을 부각시킴). 여기에 수목의 연령을 추가하면 더욱 좋겠지요. 독자 여러분께서도 앞으로 기념식수를 하거나 준비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수종명과 수령을 표기하시기 바랍니다.











10만 평이 넘는 광활한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들이 대부분 기념식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종이 사탕단풍이라네요. 봄이면 고로쇠 단풍처럼 물을 받기도 한답니다. 

숲이 이곳 정원의 특징이자 자랑이고 총독 공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정문에서 공관으로 통하는 주 진입로입니다. 양측으로 숲이 도열하여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여름에는 리도홀의 명물로 통하는 붉은 제복의 위병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영국 버킹엄궁의 위병 교대식을 닮은 소규모 행사가 펼쳐집니다. 무엇보다 숲속을 통하는 길이  매력적이지요. 중간 간이 휴게소에서 실내 방문자 접수를 받아, 일정 시간마다 단체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공관에서는 연중 정부차원의 각종 행사가 진행된답니다. 행사시에는 실내는 물론, 옥외공간(정원)의 출입도 통제가 된다고 하네요. 저는 다행스럽게 안팎을 모두 관람하게 되어 행운이었습니다. 공관 내부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기능도 있고 생활공간도 일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정원으로 나왔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숲속을 헤집고 걷습니다. 공기도 맑고 너무 상쾌한 분위기네요. 각국의 대표들의 방문기록을 나무와 함께 살펴봅니다.

싱가포르 국립식물원내에 있는 난초정원(Orchid Garden)을 생각하게 됩니다. 난초 품종이 새로이 탄생하면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한 외국 VIP의 이름으로 명명하여 오래토록 좋은 이미지를 간직할 수 있도록 착안한 프로그램이지요. 이곳에 갈 때마다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의 난초를 찾게 된답니다.















식물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수종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조림한 것처럼 줄지어 식재하지 않아 숲이 아주 자연스럽네요.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종들의 다양한 특징들을 살피며 10만평 부지를 매목조사 하듯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아직 여름인데 마로니에 열매가 영글어가네요. 이곳은 여름이 의외로 짧지요.



어린이 놀이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생울타리(수벽)는 시선을 차단시키거나 공간을 분할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평지에 조성된 숲은 매우 비옥하고 윤택한 토양같이 보이는데, 스프링클러 등 관수시설이 숲속에 까지 잘 연결되어 있네요.









이곳에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의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오타와의 명소로 통합니다. 연간 20~30만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고 하네요. 옥외공간의 숲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숲속에서의 학습캠프도 인기네요. 선진국답습니다. 숲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다가 또 재미있는 책도 접할 수 있는 즉, 놀이와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라 생각됩니다.















정문에서 건축물이 있는 주변은 온통 숲으로 빼곡하지만, 숲을 조금 벗어나면 아주 광활한 잔디광장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정원이라기보다 오히려 도시공원에 가까운 분위기랍니다. 

숲과 잔디밭은 들락거리며 수목도 관찰하고 운동도 할 수 있어 더욱 활기차네요. 이곳 캐나다는 여름 햇살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상쾌합니다.

5일 동안 수도 오타와에 머물며 하루 3만보 내외를 걷는 강행군이었습니다. 힘들거나 지치지 않고 답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여유롭고 풍성한 녹색환경과 다양한 볼거리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카메라를 메고 온 종일 걷고 또 걸으며 땀에 젖어 즐거운 기분으로 활동할 수 있음은 더 없는 행복입니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지요. 참 군인은 전장에서의 죽음을 영광이고 행복으로 삼는다지요.

저는 힘이 닿는 데까지 답사 현장을 누비다 생을 마감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건강이 허락해야 되고 경제력과 하고 싶은 열정과 의욕을 잃지 않아야겠지요.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어떻든 녹색환경과 문화 그리고 경관을 사냥하는 저의 테마기행이 앞으로 꾸준하게 지속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은 변함이 없길 기대합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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