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그라츠를 지켜온 요새, 슐로스베르크Schlosberg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12-30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13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44

그라츠를 지켜온 요새, 슐로스베르크Schlosberg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도시를 지켜온 성이 서울의 남산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시가지에 접한 이곳에서는 도시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같네요.

10C부터 이 지역을 지켜온 성은 한 번도 적에게 함락되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1809년 나폴레옹이 합스부르크 왕가를 굴복시킨 후 요새를 철거시켰다네요.

성벽은 대부분 철거되었지만 그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고성의 흔적을 따라 요새지역의 산으로 올라갑니다.

역사적 의미가 큰 장소이지만 지금은 시민들의 산책코스나 여가 쉼터로 활용되지요.

곳곳이 공원처럼 꽃밭과 휴게시설들로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1544년 당시에는 견고한 성벽의 길이가 400m에 이르고, 6m 높이라 난공불락의 요새로 명성을 날렸다고 하네요.

성벽의 실체가 드러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성벽을 관찰하며 급경사를 숨차게 오릅니다.

좁고 경사진 험한 산책로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린 흔적이 역력하네요.

유럽의 많은 관광지와 비슷한 처지랍니다.

선조들이 목숨 걸고 싸우며 지켰던 아픈 역사의 현장들이 후손들은 관광자원으로 이용하며 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요새의 터전을 살피며 오르다 보니 숨차고 힘든 것도 모두 잊었네요. 

속살을 드러낸 성벽을 보니, 어느 장사도 세월한테는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가 떠오릅니다.

고도가 차츰 높아지니 드디어 시가지가 들어오네요. 

중간 중간 맵시 있게 단장한 포켓쉼터도 쉬어가라 유혹합니다.

모처럼 땀도 흘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어 보네요.

답사와 트레킹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궁합이 맞습니다.

이런 분위기의 즐거운 답사를 평생토록 이어가고 싶네요.

뜻이 있으면 반드시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1820년 축조된 석조문의 명칭은 The Egyption Gate라네요.



‘Lion King’은 1809년 프랑스 군대를 상대하여 성공적으로 방어한 기념비랍니다.









땀 흘리며 묵묵히 답사의 본질에 충실하였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오아시스를 만나게 되었네요.

맥주의 맛과 향은 흘린 땀에 비례한다지요.

맑고 향기로운 시원한 바람과 생맥주의 환상적 인연을 얻었습니다.

산 위의 그늘이 있는 맥주쉼터가 전망대이기도 합니다.

가장 장소에 부합되는 기능을 부여했네요.





동양적 분위기의 석물이네요. 아마 중국과 관련되었나 봅니다. 

이곳 어딘가에서 Chinese Pavilion도 있었답니다.





중국원산의 영춘화도 필자가 중국인으로 보였는지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네요.

객지에서 기죽지 않고 무성하게 자라길 격려해줍니다.



허물어져 가는 성벽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듯한 양지바른 석축 사이에는 다육식물(Sedum)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구시가지.







급경사지는 260개 계단으로 이어집니다.

구시가지의 중세풍광이 매력적입니다.

이곳이 모두 세계문화유산이랍니다. 













도심을 지나는 Mur강입니다.

강변의 숲이 잘 보존되어 있네요.

이 도시는 초행이라 모든 공간과 시설들이 새로운 모습이랍니다.

















요새가 공원으로 활용되다보니 미로같은 오솔길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붉은 색상의 중세풍 지붕이 구시가지 구역입니다.

전망이 수려한 정상부에는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카페가 여러 곳이네요.

흘린 땀 이상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배가 부르니 풍광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고풍스런 중세의 모습을 여러 장소에서 기록하였습니다. 

중국풍의 정자도 반갑게 만났지요.

하산 코스는 초행이 아니라 어렵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성채를 오르내리며 시가지를 조망하는 재미가 좋습니다.

특히 구시가지 지붕의 색상과 건축물의 배열이 아름답네요.

경사지에 식재된 식물들(영춘화, 서양담쟁이, 등나무)은 관상적 가치와 함께 표토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역할도 중요하겠네요.











이곳 요새의 상징인 시계탑(Uhrturm)입니다.

1560년생이랍니다. 

당시 시계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특이한 것은 시침이 분침보다 길고 큽니다.

이곳의 명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하네요.







중국원산의 영춘화.







성채를 통하는 접근로는 여러 갈래로 나뉜답니다. 

자연성을 간직한 성채지구의 산은 공원과도 연결되어 생태적으로 더욱 유리하겠네요.

오스트리아는 예로부터 터널기술이 발달하였답니다.

최신 NATM(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공법이 말해주지요. 기술과 장비가 세계적이고 독점 수준이랍니다.

이곳에도 오래된 여러 개의 터널공간이 있다고 하네요.















공원쪽으로 내려왔습니다.

공원은 여유롭고 한적하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살기 좋은 도시 같습니다.

차량으로 붐비지 않으니 도시 소음도 적고, 공기도 맑아 걷거나 자전거 타기에도 좋겠네요.

이곳 답사를 계기로 그라츠를 알게 되었답니다.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인데도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곳이지요.

이번 답사를 계기로 그라츠는 앞으로 친숙한 도시로 자리매김 될 것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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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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