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이브 생 로랑이 사랑한 ‘마조렐 정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09-15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47


모로코와 파리편 - 4

이브 생 로랑이 사랑한 ‘마조렐 정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아프리카 답사는 모로코가 처음입니다. 

모로코의 수도를 비롯한 3곳 도시에 대한 주요 답사 대상지를 조사하였지요.

세 도시 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고 기대된 곳이 Maiorelle 정원이었답니다. 

마조렐 정원은 프랑스의 화가 ‘쟈크 마조렐’(1886-1962)이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을 위해 이곳에 머물다 조성한 정원이랍니다.

마조렐이 1962년 사망하자, 정원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방치되었다지요.

다행스럽게 이 정원을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1936-2008)과 그의 후원자 피에르 베르제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되었답니다. 

관리가 소홀했던 정원은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재정비가 시작되었다네요.















정원은 도심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주변 환경이 아주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네요.

이미 많은 방문객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럽에서 온 외국인들로 보입니다.

다들 표정도 밝고 여유로우며 옷차림도 세련되어 보이네요.

20분 정도 기다린 후 입장을 하였습니다.

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겨가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정원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지요.





















오랜 세월이 흐른 정원은 숲으로 울창하네요.

지중해 특유의 아열대성 식물들도 가득합니다.

짙은 색상의 푸른 도자기와 화분이 눈길을 끕니다.

정원을 조성한 사람의 이름을 딴 ‘마조렐 정원’이지만, 지금은 ‘이브 생 로랑의 정원’으로 더 널리 유명세를 이어갑니다.

부지의 외곽은 담장과 완충녹지로 에워싸고 있어 정원은 위요되어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랍니다.

시각적으로 산만하지 않고 도시 소음도 없어 더욱 정원에 몰입할 수 있답니다.

정원 한 가운데 있는 퍼골라와 푸른 도자기가 예사롭지 않네요.

색상이 주는 효과가 이렇게 중요하네요. 

이브 생 로랑의 탁월한 색감과 예술적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이 정원에 대한 애착이 많아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싶네요.



















마조렐 정원을 상징하는 강한 원색들이 눈길을 끕니다.

선인장을 비롯한 열대식물들이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멋진 정원에서 자유를 만끽하네요.

이 정원에서는 소품으로 배치된 화분들이 큰 역할을 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색상 감성이 빚어낸 명품정원으로 평가되지요.

화가와 패션 디자이너가 공동으로 완성한 정원이라 생각합니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챙기듯, 천재 예술가가 정원을 통해 한 도시를 홍보하고 먹여 살리는 셈이네요.





















이 정원의 우수함이라기보다 특별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비슷한 모습들을 반복하여 소개하게 됩니다.

정원을 구성하는 소품들과 동선 및 공간들을 빠뜨리지 않고 최대한 공유하고 싶답니다. 

















화창한 초여름 날 아프리카에서의 특별한 정원산책입니다.

자연스러운 녹색의 식물들과 코발트 색상이 빚어내는 멋진 대비와 조화를 경험해봅니다.

마조렐 정원은 붉은 도시 마라케시에서 푸른 감성을 전하는 전초기지이지요.

이브 생 로랑은 이 정원을 너무 좋아했고 애착을 갖고 가꾸며 예술적 영감을 얻는다고 했답니다.

곳곳에 그의 땀과 열정이 묻어나지요. 그래서 필자는 더욱 이곳에 집착하며 기록에 몰두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데뷔하여 혁신적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세계 패션 역사에 영원히 남을 인물이랍니다.

그의 탁월한 감각과 기록을 정원이라는 무대에서 펼쳤다는 게 실로 고마울 따름이지요.







정원을 감상하는 코스에서 살짝 벗어나면(정원 구역에 속해 있음) 지역민을 배려한 농산물 직거래장이 있네요.

정원을 찾는 사람들과 지역민이 소통하는 장소랍니다.

참 좋은 곳이네요.







































정원은 방대한 면적도 아니랍니다. 

순로를 따라 산책하면 20-30분이면 둘러볼 수 있지요.

그러나 정원이 끄는 매력에 빠져 몇 바퀴를 돌았습니다.

정원은 꼭 넓고 화려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겠지요.

마음을 안정되고 편안하게 하는 요소가 분명 있답니다.

이곳은 당초 정원전문가에 의해 설계된 곳이 아니라지요.

화가와 예술가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열정에 세월이라는 요소가 투영된 결과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관리 수준도 예사롭지 않네요.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정원의 요소요소에 안내와 경비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원 관리와 안내보다는 통제 기능이 더 지배적 분위기네요.

무성한 모습의 대나무숲이 그늘 쉼터가 되어줍니다.

이곳에서 강렬한 햇살을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고, 약속 장소로 활용됩니다.

정원은 전체적으로 커다란 숲으로 인식되겠지만, 숲속에는 온갖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밀도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햇볕을 좋아하는 선인장 등 양지식물들과 그늘에서 잘 자라는 음지성 식물들이 제대로 구분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원에는 잡초 한 포기 없이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네요.

























실내에는 이브 생 로랑의 디자인 작품들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가나 정원에 관련된 다양한 서적과 기념품들도 판매되고 있네요. 

아르데코 양식의 파란색 건물은 1931년 프랑스 건축가가 설계하였답니다.

프랑스풍의 디자인과 모로코 전통 문양의 원색 타일이 조화롭지요.

건물과 소품 화분의 컬러에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대단합니다.

Bleu Majorelle로 불리는 강렬한 파랑과 밝은 노랑의 보색 대비는 실로 환상적이지요.

식물을 전공한 필자이지만, 이곳에서는 색상에 더 많은 시선을 빼앗긴답니다.

식물이 주가 되는 정원에서 컬러의 역할과 영향력을 제대로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정원이나 공원에서 조각품이나 환경조형물의 필요성을 늘 강조하곤 했지요.













정원 산책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공간입니다.

이슬람 옥외정원 구조의 특색인 Patio(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 양식이지요.

건물과 담장으로 포위되어 외부와 시선도 차단되고 소음도 없이 아늑한 공간이지요. 

심리적으로 편안한 분위기랍니다.

텅 빈 공간의 가운데는 작은 분수에서 가느다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파티오 공간을 만들어주는 담장 아래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작은 뜰을 감상할 수 있지요.

휴먼스케일의 편안함을 체험해봅니다.

정원 산책의 마지막 코스인 이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기다가, 이 공간이 매력에 빠져 30분 이상을 머물게 되었답니다.

오전 11시경에 입장하였는데 이미 오후 2시가 지났습니다. 

오후의 빛이 주는 또 다른 매력에 끌려 다시 정원으로 들어갑니다.

지금부터는 똑같은 동선을 따라 이동하며 정원을 기록한 모습입니다.

빛이 바뀜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변화되는 미묘한 차이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일종의 부록으록 첨부합니다.





































































































부록으로 표현한 사진 묶음은 오후에 기록된 것입니다.

빛의 변화에 따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으로 소개하였답니다.

제가 기록한 질보다 낮게 보정되어 소개되므로 미세한 변화가 얼마나 전달될지 궁금합니다.







입구와 출구는 인접해 있지만 다른 통로입니다.

오후 4시 반이 지났습니다.

이 작은 규모의 정원에서 무려 5시간 이상을 머물며 공간을 느껴봤네요.

지금 저는 발칸 반도를 답사하고 있습니다.

여행사에서 마련한 13일 일정의 패키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하루에 한 나라를 소화하게 된답니다. 

하루 5-8시간을 이동하며, 짬짬이 명소를 잠시 경유하는 일정이지요. 

그래서 필자는 최대한 자유여행을 고집하게 된답니다.













하루 일정의 대부분 시간을 이 정원에서 보냈습니다.

비록 하루 일정이지만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햇살이 강렬하였지만 숲속의 그늘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음은 큰 행운입니다.

마조렐 정원이 있는 이 지역은 서구의 전원도시 같은 조용하고 녹색의 아름다운 곳이네요.

정원 가까운 거리에 멋진 카페가 유혹하네요.

마조렐 정원을 닮은 모습입니다.

이브 생 로랑 박물관도 마조렐 정원으로 통하는 거리 입구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Majorelle’과 ‘이브 생 로랑’ 두 분에 의해 이렇게 매력 넘치는 명품정원이 탄생하였답니다.

정원이나 조경을 전공하였어도 쉽게 이루지 못할 결과물을 예술가의 감각과 열정으로 이루었음에 실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원 조성과 유지관리에는 전문적 기술이나 이론도 중요하지만, 깊은 애정과 지속적인 정성이 더욱 절실하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정원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가히 폭발적이지요.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답니다. 

오랜 세월 다듬어지고 정성으로 가꾸어진 숙성된 정원의 향기가 그립습니다.









오늘도 숙소에서 8시에 출발하여 한 나라를 둘러보는 일정입니다.

필자가 추구하는 답사의 효율은 떨어지지만, 방문 지역에 따른 역사와 문화에 관한 해박하고 알찬 설명이 너무 좋답니다.

유럽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의 수준이 기대 이상이지요. 

많은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한답니다.

발칸 투어 중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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