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병렬 비엔지 대표이사

“국산목재 사용, 어린이를 향한 비엔지의 고집”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1-04-02

산림자원이 환경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환경자원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제는 산림자원을 '경제성 있는 환경자원'으로 변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우선 산의 토양이 충분히 개량되어서 경제림 조성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점과, 둘째로는 목재의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사실이 그 이유다.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

 

"해외의 목재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내 산림자원을 시설물에 활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나는 산림자원 활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자라나는 낙엽송으로 시설물을 제작하는 비엔지 이병렬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전쟁으로 민둥산이 된 우리의 국토가 오늘에 이르러서는 무성한 산림으로 채워져 있다."며 최단 기간에 조림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저력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하였다.

 

"산림자원이 단순한 환경자원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70년대 치산녹화를 통해 풍부해진 산림자원을 활용함으로써 목재 자급률을 점증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오로지 대한민국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목재로만 놀이시설을 제작한다는 이병렬 대표는 비싼 외화가 해외로 나가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병렬 대표의 국산목재 사랑이 대내외로 소문이 나, 최근에는 '친환경 주택건설 기술 및 신자재 개발 대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라펜트는 비엔지의 대표이사인 이병렬 대표이사를 만나 국산 목재사용과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그의 소신을 들어보았다.

 

 

최근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였는데

우리 비엔지가 '친환경 주택건설 기술 및 신자재 개발 대상'에서 어린이 야외놀이터 부문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놀이시설 업체로는 유일한 수상이어서 더욱 값진 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 놀이시설물이 사회전반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수상을 통해 느꼈습니다.  또 국무총리표창이란 무거운 상을 받으며 우리에게 지어지는 사회적 책임도 커지리라 생각했습니다. 비엔지는 이러한 책임에 걸맞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조경시설물 개발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수상의 기쁨은 저희 회사가 이 자리까지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조경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유독 국내 목재만 사용하는 이유는?

저희회사는 국내산 낙엽송을 사용하여 조경시설물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실제 낙엽송을 사용해 시설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가공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국내 목재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국내 목재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입니다.

 

비엔지에서 사용하는 낙엽송은 목재를 이용하기 위해 조림된 나무입니다. 낙엽송은 과거 건물의 외벽통로로 이용되는 비계목으로 이용하기 위해 70년대 많은 숫자를 조림하였습니다.

 

그러나 비계목을 대체하는 철제 파이프가 현장에서 쓰이게 되면서 그 수요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조림면적만 64ha에 달하는 낙엽송은 빨리 자라는 나무면서도 곧은 줄기로 인해 다양한 쓰임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20년 정도만 키워도 비계목으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이니까요.

 

지금은 목재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목질부가 가시처럼 일어나는 단점까지 극복하였습니다. 이렇게 단단하고 품질좋은 목재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저는 시설물 제작에 낙엽송을 활용하고자 마음을 먹었지요.

 

국산목재를 사용하는 우리의 시도가 다른 시설물 업체에 적게나마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우리의 낙엽송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비엔지의 휴게놀이시설물은 기둥재인 S-WOOD(금속+합성목재) AL-WOOD(금속+목재)를 개발해 낙엽송 고유의 무늬결을 살리면서 수명이 짧은 목재의 단점을 보완하였습니다. 그래서 여타 놀이시설물이 가지지 못하고 있는 심미성, 내구성, 강도 면에서 탁월한 우수제품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경향하우징페어에서는 아마존 놀이시설을 선보였는데

비엔지는 이번 박람회에서 지구상 마지막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는 아마존 밀림을 모티브로 목재 놀이시설을 선보였습니다. 아마존 놀이시설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접하는 기회를 넓히고자 낙엽송을 소재로 제작을 하게 됐습니다.

아마존의 다양한 동물을 형상화 한 디자인에 더해, 복잡하게 짜여진 그물망과 타잔줄타기 등 밀림을 헤쳐나가듯 통과하는 여러 가지 놀이아이템들은 어린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인체감지센서를 이용한 사자울음소리, 새소리와 같은 밀림의 소리는 어린이들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할 것입니다.

 


 

사회공헌사업에도 앞장서는 줄 안다

비엔지에는 TORY재단이 있습니다. 기업으로서 이윤을 획득하였다면, 그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설립하게된 재단입니다. TORY재단은 주로 어린이단체에 놀이시설을 기증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의 '누리의 집'(2007)을 시작으로, 경기도 광주의 '한사랑장애영아원'(2009)에 무장애놀이터를 조성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와 함께 동남아 최빈국 라오스 '희망놀이터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시킴으로써 조경시설물 업체들의 참여를 촉진시키는데 앞장섰습니다.

 

비엔지가 놀이시설 기증과 사회공헌이라는 형태로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 사업을 진행하며 오히려 우리들이 수혜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뜨거워지고, 말로는 형용키 어려운 벅찬 감동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비엔지가 2009년 경기도 광주시, 어린이재단 산하 한사랑장애영아원에 무장애 놀이터를 조성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이 곳에서 어려운 살림 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성 직전에 그곳 원장님이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시설에는 장애 어린이가 있는데, 일반 어린이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TORY재단에서 우리 영아원에 시설을 기증해 주신다면, 모든 어린이들에게 놀이터 문을 활짝 열어둘 것입니다. 우리 원생들이 일반 어린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이를 함으로써 사회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놀이시설물 하나이지만, 그것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고, 기회만 닿는다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놀이시설 기증활동을 시행해 나갈 방침입니다.

 

비엔지, 향후 계획은?

저희는 평소보다 나은 환경에서 어린이가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념아래 국산목재(낙엽송)를 사용해 환경호르몬이 발생되지 않는 조합놀이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을 최고로 생각하는 비엔지의 경영철학과도 맥을 같이합니다. 또 현재는 태양광을 이용한 어린이 놀이시설물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비전의 실천에 적극 동참하고자 진행중인 우리의 노력인 것이죠.

 

 

마치며

"요즘 어린이 놀이터에 고무 바닥재 설치가 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학교운동장도 인공잔디로 뒤덮여, 우리 어린이들이 흙을 접할 공간이 점차 적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감성의 증대시키는데, 흙과 모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기적인 모래 세척을 하게 된다면, 위생에 대한 불감증 역시 해결되리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매 여름마다 넓게 포설하는 해운대 모래에 들이는 공만큼, 우리 어린이 놀이터 모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는 이병렬 대표의 생각과 진정성을 그의 마지막 말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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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비엔지, 이병렬, 낙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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