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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조경의 도시재생 이슈 1.

Issue

국내조경의 도시재생 이슈 1.

도시재생에 있어서 조경가의 역할

정태열
경북대학교 산림과학·조경학부 조경학전공 교수

조경의 업무영역은 진화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조경은 인간이 정원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된 이후에는 공원으로 확장되었다. 지금은 집 바깥 「문을 나서서 부터의 모든 외부 공간」을 조경의 업무영역이라고 한다. 또한 조경영역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경영역을 탐하고 있다. 그런데 조경가는 어떠한가? 조경가는 태생적으로 자기영역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하려고 하는 폐쇄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다(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먼저 밝히고 싶다). 따라서 조경의 업무영역이 크게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조경이 담당하는 영역은 축소 일변도 진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경관법을 만들 때 조경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조경가의 업무영역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물론 경관계획은 대상지가 가지는 잠재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전문가들 가운데 조경가가 많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
조경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대구시 도시재생 사례에서 살펴본 조경가의 위상

2013년 6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법)의 제정으로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되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선거공약(매년 10조원씩 5년간 50조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도시재생사업에 투자)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의 22조에 비하면 2배가 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사업에 조경가가 적극 참여하여 조경영역을 확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도시재생 사업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대구광역시가 많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대학생 및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학생 및 조경가의 참여정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2017년 상반기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 참가현황을 살펴보면 총 88명 가운데 건축 39명(44%), 조경 25명(28%), 도시 24명(28%)으로 건축전공 학생들이 조금 많게 나타났지만 조경전공 학생들도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입상 내역을 보면 총 6작품 가운데 조경전공 학생들이 3작품(최우수2, 우수1)을 차지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민참여 도시학교 지도교수 인력풀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42명이 참가를 하였는데 그 가운데 건축 22명(52%), 도시 15명(36%), 조경 3명(7.2%), 기타 2명(4.8%)으로 조경가의 참여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물론 대구시 주민참여 도시학교 사례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확대 해석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되나, 앞으로 도시재생 사업에 조경가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지금처럼 방종, 방치하면 도시재생에 있어서 조경가의 위상이 더욱더 추락하면서 설 자리조차 없어지게 될 것이 눈에 선하다.

도시재생에 있어서도 조경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주민, 행정,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두면서 점진적으로 시행해야만 성공 할 수 있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상지가 가지는 특징과 잠재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결하는 수단과 방법 역시 다양하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면 다양하고 정체성 있는 공간들이 재생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이때 중요한 것은 “주민 의견 및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 이라고 생각된다.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주민들이 가장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실행하기 쉬워서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조경적인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필자가 주민들과 함께한 도시재생의 실행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2015년 주민참여 도시학교에서 야시골 주민을 만나다.

2015년 10월 17일 제7회 주민참여 도시학교에서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주민들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 어떻게 하지? 이 팀(야시골)을 8주간 어떻게 끌고 가지? 그래도 2013년, 2014년은 주민들 가운데 젊은 분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주민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러나 예상 외로 성과는 좋았다. 왜냐하면, 도시재생의 기본인 “주민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하자! 하는 순간, 주민들도 흥미를 가지면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것은 주민들이 생각하는 야시골을 모형 만들기부터 시작하였다.
도시학교에서 주민들이 만든 모형

2016년 야시골 주민들과 커뮤니티 가든(야시골 마을정원)을 만들다.

수성구 도시재생 지원센터와 범어2동 수성명품운영위원회를 통해 2016년 5월 17일 약 7개월 만에 야시골 주민들과 재회를 하게 되었다. 야시골 주민들과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커뮤니티 가든을 만들자는 제안” 이였다. 그래서 커뮤니티 가든 조성을 위한 사전 조사 및 주민 아이디어 워크숍을 2차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6월 3일 야시골 주민, 대학생, 도시재생 지원센터 직원 등 약 20여 명이 참여하여 직접 시공하였다. 이때 야시골의 야시(경상도 사투리로 여우를 지칭)의 캐릭터를 활용하여 동화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조시키기 위해 곳곳에 작은 벽화(여우)를 그려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키고자 하였다.
야시골 마을정원 현장시공

야시골 마을정원 조성완료

2017년 야시골 협동조합의 활동을 시작하다.

마을기업의 일환으로 야시골 협동조합을 2016년 12월에 설립한 후 2017년 1월 5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설립당시 조합원 34명 가운데 20명 정도는 주민참여 도시학교 및 커뮤니티가든 만들기에 참여한 주민이였다고 한다. 조합의 주요활동은 로컬 푸드, 공구 도서관(2015년 주민참여 도시학교 때 제안)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주민 스스로가 도시재생의 걸음마”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야시골 협동조합 창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