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조경″, 창조적 진화가 필요할 때

주명돈 논설위원((주)한국종합기술 상무)
라펜트l주명돈 상무이사l기사입력2016-04-05
"조경", 창조적 진화가 필요할 때



글_주명돈 상무이사((주)한국종합기술)

작년 중순경 업계 내 몇몇 조경가를 모시고 조경디자인 관련 강연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조경영역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었다. 조경을 뛰어 넘어 유사분야들(건축, 도시, 환경, 수자원) 및 관련기업들(엔지니어링, 기술사사무소, 시설물, 시공업체)간의 협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씨토프스의 최신현 대표는 “조경건축가”라는 타이틀로 조경과 건축의 융복합을 이야기했었고, 신화의 최원만 대표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란 용어로 동종 또는 이종 간의 전략적 제휴를 이야기했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요즘의 세태를 봤을 때 과거보다는 좀 더 긴박한 현실적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한번 이야기해 보려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들이 조경영역을 더 넓히고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겠지만 이러한 변화가 상호간 경쟁을 심화시켜 건축, 조경, 도시계획 등 여타분야를 하나의 시장 속에 묶어 업종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는 건설시장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20여 년 전, 손학식이란 재미건축가와 아파트설계를 한 적이 있었다. 건축가였던 그는 직접 그린 건축도면과 함께 조경도면을 미국에서 가지고 왔었다. 그리고 얼마 전 서울역고가 현상설계에 참여한 비니마스(Winy Maas, MVRDV the Netherlands)는 본인을 건축·조경가라고 소개했다. 벌써 오래전부터 상호영역의 벽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은 IoT(사물인터넷), 스페이스VR(가상현실), 스페이스AR(증강현실), BIM설계(다차원설계), 3D프린트 등 다양한 신기술로 무장한 여러 경쟁자들이 조경, 건축, 경관디자이너가 아닌 “융복합디자이너”로서 미래 건설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미래 건설시장에서 이러한 경쟁자들과 무한경쟁 할 최소한의 준비라도 되어 있는가!”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베르그숑(Bergson, France, 1859-1941)은 인류의 발달을 “창조적 진화(Elan Vital/생명의 약동)”로 정의한 바 있다. 인류의 발달이 진화론처럼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 이루어져 온 것이 아니라 “혁신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러한 내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창조적 진화”의 준비와 노력, 그리고 실천이 아닌가 싶다.

우리 스스로가 성우(聖牛, Sacred Cow)로 여겨온 우리들만의 영역을 뛰어 넘어 정해진 톱니바퀴처럼 짜인 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 더 넓은 가슴과 머리로 새로운 경쟁시대의 주역으로 우리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_ 주명돈 상무이사  ·  (주)한국종합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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