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실무형 인재육성, 우리 학과의 장점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3-09

한갑수 학과장(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학과는 1997년 3월 환경녹지공학과로 신설돼, 1999년 환경조경학과로 명칭을 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곧 20년이 되는 중견학과로 볼 수 있네요. 환경조경학과의 입학정원은 36명이며, 현재 전과생과 편입생을 포함해 총 158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습니다. 올 2월 15번째 졸업생을 배출하였으니, 500명이 넘는 조경인이 배출된 셈이지요.
 
학과 전임 교수진은 조경설계, 조경식물, 자연공원, 광역조경계획 등을 전공한 4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조경시공업체, 조경설계사무소, 도시계획업체 등의 임원들로 짜여진 겸임교수진 4명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만의 차별화된 커리큘럼은?

저희 학과의 교과과정은 타 대학 조경학과와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운영에 있어서 실무적인 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보다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졸업 후, 바로 업체에 취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회사에서 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떠한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같은 고민들입니다.
 
그래서 저희 학과는 초기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취업시 신입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배양시키자는 것이 하나의 전략입니다. 학생들은 산더미 같은 과제 속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이 졸업할 때 쯤에는 CAD, 포토샵, 일러스트, GIS, 3D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능력에서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각종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좋은 결실도 거두고 있지요.
 
아울러 실무교육에 조경설계, 식재설계, 도시계획 등 분야의 전문가를 겸임교원으로 활용하여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론뿐만 아니라 현장교육까지 병행하며, 좋은 결과들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과과정 이외에는 3학년들을 대상으로 겨울방학에 실시하는 자격증반과 공무원반 운영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전문 관리인력을 두고, 각종 필요한 환경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조경, 산림, 식물보호 기사 및 산업기사에 19명이 합격하였습니다. 매년 실시하는 해외답사프로그램도 타 대학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졸업한 학생들이 기대할 수 있는 진로는?
 
지금까지는 학과 졸업생 대부분이, 전통적인(?) 설계와 시공분야로 진출해 왔습니다. 그러나 건설경기의 침체에 따른 조경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안정된 직업으로서 공무원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게 되었지요. 그래서 최근 취업률도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실제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면담을 해 보면 설계 및 시공 분야 외에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생각을 많이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어느 분야건 사정이 낙관적이지는 않겠지만, 조경과 관련한 취업분야를 좀 더 다양화하고, 특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조경기사뿐만이 아니라 타 분야의 자격증도 도전하고, 시설물 또는 생태 조사 분야에도 도전하며, 지방에 위치한 중소 조경업체 등으로의 진출도 고려한다면 취업의 길은 좀 더 넓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시설물 업체와 지방업체 등에서는 졸업생 추천요청을 들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공무원의 경우에도 지자체의 조경직을 또는 특정 자격증이 있어야만 응시할 수 있는 산림청의 특채 등을 목표를 세울 수도 있겠지요.



교직에 계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희 학과는 해마다 해외답사를 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것이 1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데, 방문국가도 이집트, 프랑스, 이탈리아, 캄보디아, 일본, 중국, 홍콩 등 다양합니다. 비용은 학과의 사업비 및 발전기금에서 상당부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귀국하려고 그 곳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고 있는데, 여학생 한 명이 쓰러진 거예요. 나름 쓰러진 사정(!)이 있었지만...
 
급히 응급실에 실려 가고, 저는 그 학생과 함께 남았지요. 다른 학생들은 비행기에 모두 탑승한 상태였습니다. 함께 귀국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급히 응급처치가 끝나고, 공항관계자의 도움으로 모든 출국과정을 가장 빠른 속도로 마쳤고,  헐레벌떡 항공기 좌석에 앉자마자 항공기가 움직이더군요. 아슬아슬했지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지금은 재미있는 기억이었지요.
 
작년에는 일본의 호텔에서 학생들이 긴급 모임(!)을 위해 침대을 움직이는 과정에 침대 받침의 일부가 부서지고, 학생의 다리에 상처입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나 그 학생에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었지요.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여정이라 다양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곤 한답니다.  

교육자로서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지난 말에 졸업식과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가는 학생들과 오는 학생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들더군요.
 
저는 신입생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하였습니다. 하나는 대학의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인생의대부분을 보낼 직장을 찾는데 앞으로의 4년 기간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라는 도전 앞에 자신의 배운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졸업 전 까지 일반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자기 비전과 목표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조경, 설계'가 아닌 자신의 적성에 맞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 전문분야를 확정시키기 바랍니다.
 
또 하나는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라는 것입니다. 대학 4년이 학생들에게는 인생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지요. 조경학과 학생들은 다른 학과 학생들에 비해 매우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곳에서도 동아리와 취미활동,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기까지 참으로 해야 할 것이 많은 시기이지요. 이 시기를 놓치고 사회에 나가면 후회를 남기게 됩니다. 

앞으로의 학과 사업방향은?

저희 과에서 앞으로 몇몇 추진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먼저, 학과 교수를 충원해 교육과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고, 학과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외부강사가 담당하는 전공과목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희 학과는 지난 대학특성화 사업에 탈락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는 대학의 예비특성화사업단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2년간 사업을 진행하고 다시 대학특성화 사업에 지원하기 위함인데, 차기 특성화사업단에 선정되어 학생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졸업생의 취업률의 향상과 비전달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졸업생 및 전문가들과 학생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통해 취업활로를 찾도록 하는 것도 학과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조경인들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몇 년 전 학과의 교육과정을 작성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업계에서 대학에 요구하는 인재상과 학교에서 추구해야 하는 인재상 사이에서의 차이가 늘 존재하거든요.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산학간의 긴밀한 협조가 계속 이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에도 늘 관심가져 주시고, 제안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로 인하여, 그동안 한국사회에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 창출에 기여해 왔던 조경인들의 어깨가 많이 쳐져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조경인과의 대화와 졸업생 취업을 경험하며, 더욱 어려워지는 환경이라는 점을 느낍니다. 예비 조경인들을 교육하는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이럴 때 일수록 힘을 모아 지혜롭게 지금의 시기를 잘 헤쳐 나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조경인, 힘내세요. 화이팅!!!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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