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실크로드에서 남미까지..

글_신현돈 알앤디 디자인(주) 대표
라펜트l신현돈 대표l기사입력2015-09-25
실크로드에서 남미까지.. 


_신현돈 알앤디 디자인(주) 대표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근대화 및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외국과 교류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우호협력도시 등의 협력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외국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들은 단지 명목상의 협력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여 단발성의 행사보다는 해당 도시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사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 중의 하나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한국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공원을 외국도시에 조성하는 것이다. 외국에 조성하는 공원은 하나의 단순한 조경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외국에 조성된 우리의 조경공간을 통하여 우리나라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일은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일이다.

최근 조경설계 분야에서 외국프로젝트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그만큼 한국문화의 가치가 중요성이 중시되고 있으며 한(韓)스타일이 유행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미 일본과 중국은 1870년대 이후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각국에 300여 개소 넘게 그들의 공원을 만들어서 관리·운영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해외공원이 고작 10여 개소에 불과하며 우리의 해외 조경사업 추진은 정부차원의 기획, 예산, 주무부처 부재 등으로 매우 부진하며 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락사 한국정원 기념식수 ⓒ알앤디 디자인(주)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해 운석과 희토류에 대한 흥미가 많아지고, 나이오븀(Niobum)이 강원도에서도 발견되어 국내에서도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금속인 나이오븀은 정보기술, 융합제품, 의료용구 등의 신소재, 촉매성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브라질 아락사(Araxa)에 세계 최대 희토류 나이오븀 생산지주변에 한국정원이 조성된다. 아락사는 해발 970여 미터 고원지대에 위치, 연평균 기온 21도의 온화한 기후를 가진 관광도시이다.

1800년대 이곳은 도망친 노예사회인 킬롬보(Quilombo)의 피난처였으며 이는 상파울루에서 미나스 제라이스주(Minas Gerais State)로 번져 1888년 노예폐지가 되어 소멸되기 전까지 식민지 백인사회의 가장 큰 위협이었다. 그들이 다른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요새가 아락사의 기원이 되었다. 그 이후 노예들을 위한 피난처가 아닌 산과 물을 즐기려는 지역사회의 상류층들을 위한 휴양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산과 물이 풍부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관광, 서비스, 채굴, 농경사업을 경제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적한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브라질 한국정원은 기존 자원의 활용 및 한국의 감성과 디자인을 담은 서정적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정원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며 우리의 정서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풍류와 감동을 남미지역에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닝샤후이 워터프런트 ⓒ알앤디 디자인(주)

실크로드에 위치한 닝샤(Ningxia)의 인촨(Yínchuān)은 황하강 상류 평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슬람문명과 미지의 왕국이었던 서하제국(西夏諸國)의 독특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72여개의 우에하이(閱海)호 주변은 사막과 초원의 경관적 특질을 가지고 있으며 동쪽으로 황하가 있고 서쪽으로 하란산(賀兰山)이 위요하는 해발고도 1,100M의 회족(回族) 자치구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워터프런트를 구현하기 위하여 설계기법으로 경관자수(Quilting the Landscape)와 경계극복(Ephemeral Edges)을 계획하였다. 설계 전략은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경관 체험을 짜는데서 시작한다. 호수, 초원과 계절의 따른 경관의 변화, 다양한 레벨의 위치에서 연출 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둔덕과 함께 원시 경관과 겨울철 결빙한 호수가 대비되어 비 일상의 경관체험을 유도한다. 호수 경계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일상 모습은 단조롭지만 친수공간에 또 다른 요소가 되는 가능성과 긴 시간, 혹은 짧은 시간 동안 사라졌다 나타나는 방문객들의 모습은 땅의 시간과 기억으로 워터프런트에 일부가 되는 것이다.


키바부르 서울공원 카레이스키 축제 ⓒ알앤디 디자인(주)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서울공원은 수도 타슈켄트(Tashkent) 국제공항에서 시내 외교단지 방향 약 4㎞에 조성되었다. 주변에는 니자미사범대학의 대학로가 있고, 북측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결혼신고 센터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 외교단지와 인접해 한국의 문화를 홍보하기에 유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망명이나 기근에 의한 농업이민으로 연해주에 거주하던 우리의 고려인은 스탈린의 이른바 대숙청 당시 유대인·체첸(Chechen)인 등 소수민족들과 함께 가혹한 분리·차별정책에 휘말려 1937년 9월 9일부터 10월 말까지 동토의 땅 류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었다. 17만 카레이스키들의 삶에 애환과 슬픔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하는 장소로 타슈켄트 서울공원은 의미가 있다. 사상과 가치관은 달라도 이방인들이 한국의 공원을 찾는 이유는 대륙적인 스케일에서 오는 감동이 아닌 우리 문화와 절제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류아시아에 지리적, 문화적, 기후적 차이를 극복함에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서울공원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미는 “세계로 통通하는 디자인”이라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공원 ⓒ알앤디 디자인(주)

세계적 흐름과 맥락, 지구촌의 기호와 수요에 대응하고 해외에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조경설계의 발전을 기대하며 해외프로젝트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지문화에 대한 소통, 현지 프레젠테이션, 계약리스크관리를 뛰어 넘는다면 조경설계 분야가 또 다른 한류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조경설계의 잠재력은 지난 35여 년 간 쌓아온 디자인축적과 순발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감성과 설계철학을 구현한다면 해외 조경설계분야의 많은 시장이 개척 될 것으로 판단된다. 


브라질 한국정원 MOU협정, 한국정원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나이오븀 채토장 ⓒ알앤디 디자인(주)


키바부르 서울공원 카레이스키 축제 ⓒ알앤디 디자인(주)
_ 신현돈 대표  ·  알앤디 디자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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