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명준·최창환 ‘한평정원 페스티벌’ 주역

″한평정원 페스티벌, 정원이 도심으로 침투한다″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4-27
한평정원 페스티벌, 정원이 도심으로 침투한다

지난 17일, 순천시와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MOU를 체결하고 정원의 대중화와 미래지향적인 정원문화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올해 3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은 예년과는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가장 큰 변화에 대해 안명준 총괄감독과 최창환 순천시 정원산업과 팀장은 순천만국가정원내에서만 정원작품을 볼 수 있었던 예년과 다르게 이번엔 도심속으로 들어간다는데 입을 모았다.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는 기사가 노출되고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에 정원을 사랑하는 이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안명준 총괄감독과 최창환 순천시 정원산업과 팀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명준 ‘제3회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총괄감독
안명준 ‘제3회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총괄감독(조경시공연구소 느티 대표)

이번 페스티벌의 총괄감독을 맡게 된 소감은?

부담이 좀 되지만 크게 기대하고 있다. 순천이라는 먼 거리와, 적은 조성비용, 많은 모집 정원 숫자, 도심권 설치 시도 등 세부 내용을 볼수록 할 일도 많다. 무엇보다 새로운 격을 원하는 주최 측의 총괄감독 임명이므로 전반적인 운영과 결과의 향상이 주된 임무여서 이에 대해 정말 밤낮 고민 중이다. 그렇더라도 우후죽순 요란한 각종 소규모 정원 공모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데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참여자격이 완화되었다고 하는데 ‘제3회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지난 대회 때와는 달리 작가부가 꾸준히 유지관리 될 예정이고, 학생부와 일반부가 국가정원 내에 모여서 같은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경연하게 된다. 변화가 많아졌다. 가장 큰 차이라면 작가부가 도심 생활공간에 조성된다는 점과 관련 자격을 대폭 확대한 점이다. 그간 조경가들 참여가 까다로웠다는 얘기를 음으로 양으로 듣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주제부터 전시 위치, 조성비용까지 재검토하였다. 아직 보완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난번과는 확연히 달라졌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중심으로 초점을 이동하였으니 조경계에서 정원문화와 소규모 정원에 대한 도시적 진화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작품 접수 방법을 이원화하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등 응모 방법을 간편하게 바꾸고 있으니 공지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기존 소규모 정원 공모와 가장 큰 차이점, 상징적 의미는?

일반적인 주제가 아니라 보다 정원의 본질을 묻는 경연 주제를 선정하였다. 대주제가 “정원을 감각하게 하라!”이며 “정원, 옛 도심을 꽃 피우는 새 감각”, “제3의 자연; 작은 정원, 큰 감각”, “감각을 담은 정원, 예술이 된 정원”이 3개의 소주제이다. 도시에 무감각해진 현대인의 감성에 초점을 맞춰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이다. 컴피티션은 본래 같은 문제를 함께 고민한다는 뜻인데 하나의 사항을 다양하게 접근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경쟁을 의미한다. 단순히 작은 정원 만들어서 재미를 느끼고 상금을 타내어 보람을 찾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소규모 정원이 동시대에 갖는 의미가 무엇이고 여기에서 찾아진 주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고민하느냐가 이번 공모의 큰 줄기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주최측과 운영측, 참여자측, 심사자측 등 관련자 모두가 같은 주제를 계속 고민하고 논의하는 그야말로 인문학적 잔치 같은 공모라는데 특징이 있다. 그것이 결국 정원문화이고 역사적으로 단절된 한국의 정원문화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정원의 도시 순천에서 그것을 처음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순천시와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4월 17일(일) 순천만국가정원 컨퍼런스홀에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명준 총괄감독(조경시공연구소 느티 대표), 조충훈 순천시장, 한성일 부감독(한그루조경 대표)

국내 정원산업이 민간보다는 정책적 차원의 이슈화가 큰데, 이해 대해 어떻게 보는지?

우리 정원과 정원문화에 대한 근현대사적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우리 생활권에서의 정원은 역사적 단절을 겪은 이후 생활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고 외면 받아왔다. 2000년대 들어 둘레길, 캠핑, 도시농사 등 자연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시작되었고 이것이 서서히 물리적 도시가 아니라 감성적 도시로 바꾸어보자는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성장하였다. 지금의 정원문화는 그것들을 포괄하는 인간이 본래 가진 돌보기(care) 본능 발현 현상의 하나이다. 그러나 정원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다. 정책적으로 우선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첫째 단절된 정원문화의 방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이고, 둘째 생활문화로 자리 잡는데 현대 도시에서는 행정의 역할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현대 도시의 녹색 공간은 어느 누구 한 사람만의 소유물이 되지 않고 이웃을 연결해주는 아주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넷째 새로운 정원문화의 성장이라는 사회적 진화가 배경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더 논의했으면 한다.

이러한 정원문화의 성장과 배경을 이해하면 근래의 정원산업에 대한 측면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생활문화의 측면에서 정원, 특히 소규모 정원이 사회문화적으로 먼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간 조경업계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부터라도 도시재생, 녹색복지, 미적 도시 등 보다 손쉽고 생활과 가까운 정원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잘 생각해 보면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은 다른 것이 아니고 하나의 현상에 대한 다른 접근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 이 점을 잘 살펴보아 이번 공모를 통해 보다 풍부한 녹색 공간들의 도시를 만드는데 함께 고민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대표 정원축제이자, 세계 4대 축제로의 발전을 예고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이번 제3회 공모를 통해서는 소규모 정원에 대한 정원문화화 이슈 발굴과 이를 전시하는 주최 측의 합리적 체계, 과정 재정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조성될 정원의 유지관리와 보다 확장된 순천의 정원산업 분야 특화 등 한정된 역할이지만 포괄적인 접근으로 전반적인 검토와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결과를 보여드릴 단계가 아니니 조경계의 도움이 개인적으로든 공식적으로든 필요하다. 조경계의 조언 부탁드린다.

조경인에게 한 마디.

올해 초 우리 정원문화의 방향에 대해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이 있다. 특히 그것이 소쇄원 제월당에서 밤새 토론하면서였다는 점은 기록해두고 싶다. 그 생각의 연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으로 본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정원문화는 생활문화로서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메트로폴리탄이라는 문명사적 첫경험의 도시를 지나고 있다. 소규모 정원은 본래의 정원이 지금 우리에게 보여주는 삶터 가꾸기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한평정원은 그 본질이 여기에 있다고 보며, 이를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과 제작으로 보여줄 때라고 본다. 그 과정에 지금 제가 서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조경계의 많은 응원 바란다.

부감독으로 흔쾌히 어려운 일 도와주시기로 한 한성일 때표께는 특별히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소쇄공의 후손 효산 양재혁 원장, 첼시의 여황 황지해 작가께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이외에도 도움을 주시고 있지만 다음 기회에 순차적으로 인사드리겠다. 물론 우리 최자호 박사께도 고마움은 늘 가득하다.


최창환 순천시 정원산업과 팀장
최창환 순천시 정원산업과 팀장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소개 부탁드린다.

올해 개최되는 한평정원 페스티벌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이전까지 포함해 우리나라 지방도시에서 7번째 개최되는 행사이다. 특히 올해는 ‘2016 순천만국가정원 산업디자인전’ 행사와 동시 개최되는 행사로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는 참여자 모집을 위해 공고 중에 있다. 작가별 모집작품은 작가부 7팀, 학생부 25팀, 일반부 28팀 등 총 60작품이며, 접수는 오는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이다.

정원도시인 만큼 순천시내 각 부서에서 정원에 관한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한평정원 페스티벌이 정원문화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순천시의 슬로건이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순천!”인 것처럼 순천시는 전 지역이 정원이다. 이와 아울러 개인정원 활성화를 위해 기관단체 개인들로 하여금 신청을 받아 관리하고 있으며, 상하반기로 나누어 오픈가든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들이 직접 가꾼 정성들인 개인정원들을 일반에 공개해 서로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평정원 페스티벌’을 개최함으로 인해 전 시민들이 정원을 관람할 수 있고, 정원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는 이러한 시민들에게 정원을 만들고 손수 가꾸고 방법에 대한 교육 및 체험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순천시의 전 시민은 정원을 가꾸는 시민정원사들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올해 가장 주목할 점은 개최 장소를 이원화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모든 작품들이 전시 후 철거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이번에는 개최장소를 나누어 진행한다.

학생부와 일반부는 순천만국가정원내에 53개 작품을 전시경연하고, 작가부 7개작품은 철거 없이 보존하기위해 도시재생구역내에 설치한다. 시는 참여 작가들로 하여금 3년 동안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정원 작가들은 개인의 명예를 걸고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 한평정원 페스티벌에 대한 계획은?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더 나아가 세계 4대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외 작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의 문을 확대 추진하려고 한다.

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정원은 개인들의 정성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말하지 못하는 식물들도 정원을 가꾸는 정원주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사랑을 쏟느냐에 따라 다르다. 정원은 가꾸고 관람해야 한다. 조성한 후에도 자자손손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한평정원 작품들


작가부 대상작_숲사귐(박아람 작가)


일반부 대상작_아지트 정원(김영동 작가)

학생부 대상작_가야할 길(박창숙 학생)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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