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1,500년 동안 지켜온 ″금산 인삼농업″

백승석 논설위원(한국농어촌공사 과장)
라펜트l백승석 박사l기사입력2017-04-13
1,500년 동안 지켜온 “금산 인삼농업”



글_백승석 과장(한국농어촌공사)


건강을 생각하며! 나는 매일 아침 인삼엑기스를 마신다. 인삼보다 정관장이란 용어가 더 친숙하다. 인삼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먹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인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솔직히 인삼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금산 인삼농업”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5호로 지정하였다. 인삼을 약효가 아닌 인삼재배, 농민, 주변 환경 등을 포괄하는 농업적 측면에 관점을 두었기 때문에 지정할 수 있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금산 인삼농업 지역은 금산군 금성면 양전리 등 14개리에 분포되어 있다. 충청남도 남동쪽에 위치한 금산군은 해발고도 400~700m 산지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산간분지로 인삼재배에 양호한 자연환경을 갖추어, 1,500년 전 부터 인삼을 재배하였다.

농업유산으로써 금산 인삼농업은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금산 인삼농업의 농업유산적 가치는 생계수단, 생물다양성, 전통농법, 농업문화, 경관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인삼농업은 금산 지역 주민 생계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산군 인삼 생산량은 전국 약 15% 비중을 차지하며, 소득은 총 355억 원으로 지역경제를 지탱한다. 높은 인지도와 긴 역사성 때문에 인삼재배뿐 아니라 전국 인삼이 금산에서 거래된다. 전국 인삼류 제조업체 약 75%가 금산에서 운영된다. 인삼약초시장은 전국 인삼 생산량 약 70%가 유통되는 집산지이다. 인삼재배, 유통, 제조가 금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지역주민 생계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둘째, 전통 인삼농업은 생물다양성, 생태계 기능을 높이고 보전한다. 인삼재배를 위해 친환경거름 사용, 인삼밭 예정지 관리를 통해 토양내 이로운 미생물,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인삼밭과 주변 산, 들에 삵, 말똥가리 등 희귀종 동식물이 서식 가능한 건강한 생태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통 인삼농업을 전수·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인삼 재배 및 관리에 관한 전통농법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인삼 재배공간은 산지, 임야에서 밭으로 이동하였다. 밭은 연작피해가 심해 10~15년 주기로 재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작피해 해소를 위해 인삼 재배공간을 밭에서 논으로 이동하여 논삼재배를 시작하였다. 논삼 재배방법은 휴경 기간을 5~6년으로 단축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인삼 전통재배 방식은 ①인삼재배를 위한 예정지 선정, ②인삼밭 거름, ③밭갈이, ④삼장통치기(두둑짓기), ⑤삼씨놓기(삼심기), ⑥가개꾸미기, ⑦삼장관리하기, ⑧삼딸집기, ⑨인삼캐기 순으로 현재까지 계승되고 있다. 

넷째, 인삼과 관련된 농업문화가 전수되고 있다. 금산이 인삼 시배지 임을 증명하는 개삼터와 설화가 전해진다. 강처사라는 선비가 산삼을 채취하여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 산삼의 씨를 심어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하여 ‘개삼터’라는 비석과 개삼각을 세웠다. 이곳에서 매년 인삼 풍년과 인삼축제를 알리는 ‘개삼제’를 올리며, 인삼 농업문화를 지키고 있다.

다섯째, 금산 인삼농업은 논과 밭을 가리지 않고 경작하는 독특한 토지이용을 갖고 있다. 구릉지와 평야지에 인삼이 재배되는 경관. 논삼의 경우 약 5년간마다 인삼 재배지에 벼를 재배하기 때문에 인삼농업 경관은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처럼 인삼재배지 경관이 이동하는 동적 경관을 만드는 독특함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인삼농업이 지니고 있는 농업유산적 가치를 보전하고 유지하기 위해 1923년 금산삼업조합이 만들어졌고 오늘날 금산인삼협동조합으로 변화되어 지역발전과 지역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금산군은 인삼축제를 작년까지 제36회를 개최하였고, 올해는 대한민국 인삼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개최(2017.09.22.~10.23)할 예정으로 농민, 정부 모두 인삼농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방문하여 인삼농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인삼농업을 보전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가족과 연인과 함께 금산을 찾아보기를 제안한다.


금산군 제원면 천내들 인삼밭 전경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15)

_ 백승석 박사  ·  한국농어촌공사 지역개발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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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seok14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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